안녕하세요
연애경험이 그다지 풍부(?!) 하지 않은 20대 여성입니다
제게는 2살 어린 남자사람친구가 있습니다
첫만남이었을 때, 전 걔를 정말 엄청 싫어했었습니다
근데 우연히 술자리를 한 후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급격히 친해지기 시작했고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고 만나면 장난도 치는 그런 사이가 되었어요
그렇게 잘 지내던 어느 날
전 그날도 아무생각 없이 '너 어디냐? 누나 별다방에 있는데 와서 카페라떼좀 사줘'
이렇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도대체 나한테 뭘 원해?' 라는 뜬금없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뭔소리야?' 하니까
급격히 다운된 목소리로 제게 전화를 하더니
자기 혼자 알 수 없는 말만 하곤 전화를 끊었습니다
얼핏 듣기에, "더이상 내 여자친구인 것처럼 행동 하지마" 라고 했던 것 같아요
"얘 오늘 왜이래? ㅡㅡ 뭐 잘못먹었나?" 했습니다
가끔씩 '야 누나라고 불러 짜샤 이런 꼬꼬마주제에' 하면
'니가 왜 내 누나야? 나보다 키도 작은게' 하며
절대 저를 누나라곤 생각하지 않았고
언제 한번은 '어떤 스타일의 남자가 좋아?' 라고 묻길래,
'너랑 정 반대인 섹시한 남자가 좋아~ 너 운동좀 해! 너 너무 말랐어 진짜ㅋㅋㅋㅋ'
라고 했더니 'ㅆㅂ' 하면서 자기 혼자 욕하면서 걸어가더군요..
사실, 이쯤 되니까 어느정도 눈치는 왔습니다
처음엔 정말 몰랐는데
주변에서 "야, 걔가 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라는 말을 점점 많이 듣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야 걘 그냥 동생이지 무슨 ㅡㅡ 그만좀 해라 니네" 하던 저도
어느새
"그...런가?"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은 진지하게 혼자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전 그애에게 남동생 그 이상으로 느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얼마전 고백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장난일거라며 제 스스로가 부정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가 너무 진지하게 애원하듯 말하길래
일단 그럼 시간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제발 그만하라고, 난 이런식으로 널 잃고싶진 않다고 했더니
누나가 거절을 해도 우린 변함없을거라고 했습니다
대충 얼버무려 돌려 보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를 대하는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내가 봐도 내 표정이 딱딱한 것 같고 자꾸 피하는 것 같고
그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피하게 되고
더이상 그에게 단 한통의 문자도 단 한통의 전화도 못하겠더라구요
어젯밤, 메신저 쪽지가 왔습니다.
별 시덥지 않은 말이어서 그냥 씹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너 왜 자꾸 나 피하냐' 라더군요
그러더니 '15분 후에 밑으로 나와' 라는 말만 하곤 나가더니
진짜 보니까 와 있더군요;;
정말 이젠 결판을 내야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 많이 생각해봤는데, 나도 아직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여전히 니가 남동생같기도 하고 어쩌면 정말 내 애인이 될 수도 있겠지
정말 내가 너의 여자친구가 되면 좋겠어? 니가 원하는게 그거야?'
라고 물어보니까 갑자기
'나, 다음학기에 유학가...'
라더군요 ㅡㅡ;
결과적으로 날 좋아하는건 맞지만
본인이 곧 유학을 가기 때문에
어영부영하는 내 태도에
계속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지 확신이 없다더군요
또 제가 억지로 대답해서 사귀게 된다 하더라도
자기는 사랑을 깊이 믿지 않기 때문에
나도 못믿겠고 자기 자신도 못믿겠대요
하여튼 자기 혼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더니
갑자기 입술에.. 목덜미에 그의 키스를 받았어요
처음엔 이게 뭐냐면서 막 미친듯이 때렸는데
(차마 뺨을 때릴 수가 없어서 ㅠㅠ 그 고운 피부에..)
그에게서 키스를 받고 나니까
아 어쩌면 나도 그를 은연중에 좋아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그 애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제가 이제 그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그냥 속편하게 친구로 지냈으면 하다가도
그를 놓쳐서 후회하게 되진 않을까
차라리 예전에 내가 진짜 걜 싫어했던 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복잡하고 마음아프고 괴롭진 않을텐데... 하다가도
그래도....
일단 만나게 된다면 방긋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______^ 안녕?
하려고 거울보며 표정연습 하려는데
입꼬리가 나도 모르게 굳어서 전혀 자연스럽지가 못하네요 ㅡㅡ;;
......에휴..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혼자 날밤 샜네요;;;
여자분들이 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20년을 넘게 살아도 남녀관계는 참 알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