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제목 그대로...의대생 남자친구를 둔 평범한 20대 여자예요.
사귄지는 한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한창 좋아야 할 이 시기에 큰 문제가 하나 생겨서, 말씀좀 듣고 싶어서요.
아무래도 친구들은 제 입장을 두둔할 것 같고...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싶습니다.
(조금 길어서...죄송해요ㅠ 나눈 이야기들과 그에 대한 제 생각을 빼놓지않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그 문제란 바로...'연락'에서 시작됐어요.
(어찌보면 연인사이에 뻔한 싸움거리?일지도 모르지만요)
저희는 이 일로 헤어짐까지 고려할 정도로ㅠ 심각한 상황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지난주까지 남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과를 맡아 실습했지만(그래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이번주엔 시험, 발표, 토의 등이 겹쳐 매우 바쁩니다.
어제(월요일) 학교병원이 아닌 외부에 있는 개인병원에 실습을 갔는데
선생님과 내내 붙어있어 계속 연락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섭섭한 부분은, 그 바로 전날 일요일에도 남자는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았었어요.
원래 기숙사에 있는데 오랜만에 집에 간거라 저도 연락하지 않았고 이해하려 했는데
저녁에 전화하니 계속 전화는 받지 않고...
예상대로 자느라 그런거였지만요. 그주 내내 잠을 못자 피곤해했었거든요.
남자는 미안하다고 했고, 저는 제가 서운한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그러니 화가 나더군요.
전화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남자는 내내 정신없이 바빴다, 선생님과 계속 같이 있기 때문에 틈도 없었다,
그래서 저는, 화장실도 안갔냐고, 점심 안먹었냐고, 그 사이에 문자 하나 하는게 어렵냐고 물었고
그 사람은 계속 자기 상황만 이야기하고...
제가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바쁜 거 충분히 이해하지만
같이 내내 붙어있자는 것도 아니고 매일 만나달라는 것도 아니고
계속 전화하고 문자하자는 것도 아니고, 뭐하고 있는지 시간맞춰 제때제때 통보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 잘하고 있어? 지금 잠깐 쉬는중. 보고싶다' 라던지,
이런 20초만 내주면 되는 문자 한 통도 없는건 저로선 이해가 안됩니다.
그저 바쁜 '상황'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요?
절 좋아한다면, 사랑한다면, 잠깐이나마 생각이 날거고...
만나지 못하는 시간동안 서로 보여주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전화나 문자인데...
그 길이 막혀버리면 어떻게 마음을 알 수 있나요?
자기는 제 생각 많이 한다고 하더라구요.
병원일, 너, 이거 두가지밖에 못하겠다고. 못하고 있다고.
그리고 자기가 사귀기 전에 이 얘기 하지 않았냐고...(병원일 바쁜 것에 대한)
그래서 저는,
너는 그냥 그런 사람이니까 이해할 수 밖에 없는거냐고, 무슨 경고도 아니고 그게 뭐냐고 따졌죠.
그리고 니가 보여주지 않으면 표현해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아냐고, 상상하면서 연애하냐고.
내가 너무 욕심부리는 거냐며, 과욕이냐고 물으니
그 남자는...이게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이라고요.
덧붙여, 앞으론 더 힘들어질거라고 말했습니다.
잠깐...멍해졌습니다. 뭐라고 말해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짬내서 얼굴보고 다시 얘기했는데,
저는 전화상으로는 이해하겠다고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나 절대 이해 못한다고 말했죠.
이해하는 척은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내 마음이 썩어들어갈 것 같다고.
그냥 난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너도 모르겠다고.
그저 나에게 무한한 이해를 바라는 거냐고, 했더니
자기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잠도 많이 못자면서 너 만나고, 주말에도 너 만나려고 어제도 밤샜고
없는 시간 많이 할애했기 때문에 이번주에 이렇게 바쁜거다.
니가 나한테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저는, 너 스터디해서 더 바빠질 거라면서 다음주에 친구들이랑 놀러가는 건 뭐냐,
나한테 최소한 물어볼 순 있지 않냐, 내가 못가게 할 것도 아닌데.
그리고 어제 친구랑 놀다가 늦게 들어갔는데 나 걱정되지도 않았냐,
누구랑 어디서 뭐하는지 언제 들어가는지. 니가 날 좋아한다면 그럴 수 있는 거냐고.
그 사람은 계속 외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합니다.
니 감정, 니 생각 니 마음 얘기하라고 하니 다 말했다고...너한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마지막엔, '나 이제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라고 하는데...정말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니까 니 마음대로 해 - 이렇게밖에 들리질 않더라구요.
저는 그 사람 상황 이해하려고 별별 생각으로 합리화를 시켰는데
남자는 제 마음과 감정을 이해해주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고...(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하지만)
그 사람 계속 힘들다고 하는데(일 때문에), 저도 어제오늘 말 못할만큼 힘들었거든요.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일도 그렇고 집안일도...복잡해서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어제 그 상황에서 얘기했는데도 그 사람은 나에 대한 걱정보다 '나 오늘 밤새서 이거 해야돼'라는 말-
어찌 보면 당연한건데 너무 서운하고 속상했습니다.
바쁜 사람인데 굳이 얼굴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시작으로
다시 제 맘을 훌훌 털듯 솔직히 모든 걸 얘기한 이유는 그 사람과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연락의 빈도수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의 문제라고 말했는데...
그는...그저 자긴 할 말 없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제 마음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그 말 뜻이, 그거냐고, 안보자는 거냐고 하자 너 나 이해 못하겠다며, 라고 했고
나는 너랑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내 생각을 다 이야기하고 니 생각 듣고 싶었다고
그러니 자긴 아무 생각 없다고.
같은 말만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돈 어쩌구 시간 어쩌구 이야기 했을 땐 정말 울컥해서
(+ 혹시나 공격하실까봐 무서워서;
그도 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밥 한 번 사면 다음 식사는 제가 삽니다.!)
너 나 그런 여자로 봤냐고, 도대체 나를 뭘로 봤냐고 했더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자긴 정말로 최선을 다했다고.
그래서, '너도 날 잘못 봤고 나도 널 잘못 본 것 같다'고 하고 집에 왔습니다.
계속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기간을 떠나, 전 정말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합니다.
모든 게 잘 맞고 말도 통하고.
오늘 이 일이 있기 전까진요...
아까 다시 전화해서 이렇게 너랑 끝내기엔 내가 널 너무 많이 좋아한다.
너 이해 못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좀더 아니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잘하겠다고...했습니다. 남자는 어제 밤을 새서, 자고 있었다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구요.
전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고 확신했었는데, 이 일 하나로 이렇게 다른 것까지 헷갈리기 시작해요ㅠ
원래 외골수같은 면이 있어서 이해하려고 포용하려고 노력했는데
앞으로도 괜찮을까요? 더 바빠지고 힘들어질텐데,
전에 했던 그의 말에 따르면, 제가 생일인 날도, 아플 때도, 일정이 잡히면 자긴 어쩔 수 없다고.
생명이 오가는 그 상황 속에서...이건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당연히 어쩔 수 없는 거죠 그 부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어린걸까요...?
현재로서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제 마음이 맞는걸까요,
아니면 아까 제 생각대로 , 이건 외적 상황이나 연락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건가요?
아 참고로, 위에 저희가 만나서 이야기할때, 서로 눈이 빨개져서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어요ㅠ
텍스트로 바꾸니 너무 딱딱해 보이네요;
정말정말 많이 좋아하지만, 바라는 게 바라보는 게 달라서 너무 슬펐어요.
혹시 저와 같은 의대생인 이성친구를 두신 분들, 경험있으신 다른 분들도,
조언 부탁드려요. 모든 댓글, 진지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덧붙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