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라해야하나?
호러는 사실 아니에요..
저에겐 정말이지 너무나 마음아프고 소중했던 소소한 일입니다.
17살 판 즐겨보는 여자입니다^^
항상 눈팅만하다가 음..
오랜만에 생각나는 소중한 일이 있어서 꺼내보려고 해요
때는 2년전쯤이에요.
제게는 큰아버지가 한분계셨습니다.
큰아버지와 저희 아빠 나이 터울이 좀 나는지라 큰아버지 자식들은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있었어요.
사촌언니하고 사촌오빠 모두 결혼을 생각하고 만나는 사람이 있었으니깐, 꽤 성인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렸을때부터 큰집에선 꽤나 귀여움받고 지냈어요.
정말로 큰아버지는 어린 저를 진심으로 귀여워하셨고
수염으로 제 볼을 부비부비하시고, 발바닥 간지럽히시고
어린저를 무릎앞에 앉혀놓고 영어동요도 가르쳐주시고, 한자도 가르쳐주시고
언제나 인자하게 웃으시면서 제가 신경질 내는거, 어리광피우는거 다 받아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큰집가는걸 무척이나 좋아했었어요.
큰아빠랑 슈퍼마켓 가는 게 정말 즐거웠었거든요 ㅎㅎ
근데 저희 집안이 좀 간이 안좋으신 분들이 많이 계셔요.
간으로 돌아가신 분도 몇분 계시구요.
그래서 전 어릴때부터 간에 항체 생길때까지 병원에 엄마따라 검사받으러 되게 많이 다녔었어요.
무튼, 큰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셔서 간 수술도 많이 받으셨고,
갑자기 쓰러지신 적도 많았다고 하더라구요.(후에 들은것)
건강이 그닥 좋은 편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항상 수술하면 다시 건강해지시고, 위엄있으시고 이러셔서 어린나이때는 수술이 그렇게 큰 걸로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몇년을 피워오시던 담배 끊으셨어요)
사교성도 워낙 좋으신지라 무슨 동호회, 어디 동창회, 무슨 모임 이런 것도 자주자주 나가시는 그런 건강하고 활발한, 유쾌한 분이셨습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때는 2년전쯤입니다.
제가 이제 막 중2에서 중3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겨울방학이였습니다.
중2때 가을때 갑작스런 소식
큰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입원하셨대요.
그렇게 쉽게 볼수 있는 병으로 입원하신게 아니에요.
중환자실 중에서도 조금 심각한 상태로 입원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저 솔직히
간암이 그렇게 위험한 건지도 몰랐고
[이번에도 수술받으시면 괜찮아지시겠지]
이딴 어린 생각만 품고 멍청하게도 큰아버지 걱정은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어요.
근데 이상하게도 점점 심각해지더라구요
저하고 동생 학교 보내놓고
엄마가 차타고 30분거리에 있는 병원가셔서 저녁늦게 들어오시고,
제가 어디갔었냐고 물어보면
"아 큰아버지 병문안갔다왔어"
라고 말하시는데
점점 그 횟수가 잦아지더니 이젠 매일매일이더라구요.
동생도 몇번 같이 따라가곤 했었는데
중2병 철부지였던 저는 친구들이랑 놀러가는게 더 좋았고, 큰아버지와 즐거웠던 추억을 한물가고, 뭍혀버려 걱정스런 마음은 들었지만 쉽사리 병원엔 가지질 않더라구요.
또다시 예전처럼 쉽게 나아질줄알았죠.
그리고 몇번의 엄마의 설득끝에 병문안을 가게 되었어요.
병실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당당하고 유쾌하시던 모습은 어디가시고 조그마한 침대에 머리를 빡빡 미신채로 왜소하게 침대에 앉아계신 큰아버지의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놀랬어요.
정말 놀랬지만, 저 진짜 놀랜 티 내면 예의가 아닐것같아서 여느때처럼 큰아버지한테 말도 걸고하려고 했어요.
근데 이놈의 말은 왜 입밖으로 잘 안나오는지..
예전에는 큰아버지 쫄랑쫄랑 따라다니던 제가 왜 그때 큰아버지 침대에 다가가 뭐라 말을 못했는지..
머쓱하게 인사만하고 병실구석에있는 소파에 덩그러니 앉았습니다.
큰아버지는 말도 제대로 못하셨어요. 가래빼는 호스? 이런거 차고 계셨거든요.
큰아버지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셨을거에요.
오랜만에 보는 조카 요새 어떻게 지내냐 묻고 싶기도 하셨을꺼고, 지금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으셨을지도 몰라요. 털하나 없는 머리에 팔과 목구멍에 여러가지 선같은걸 연결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싶으셨겠어요.
하지만 말을하면 차오르는 가래때문에, 너무 아픈 몸때문에 말도 많이 못하시고 고개만 끄덕이시고..
괜히 매일찾아와주는 친척들에게 미안함 느끼실게 분명한데도
뭐라 고맙다는 표현도 자주 못해주시고..
들어보니 계속 영양주사같은것만 맞고, 음식물도 못먹으신데요.
그래서 큰아버지 앞에서 친척들 모두 아무것도 잘 먹지 안았어요
큰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해서.
큰어머니가 큰아버지 남들은 다 먹을수 있는거, 못드시는게 제일 서럽다면서.. 막 그러셨어요.
또 큰아버지 사교성 좋다고 했잖아요?
병문안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더라구요.
근데 큰아버지가 예의 이런거 좀 자기자신에게 엄격하셔서, 피곤하신데도 그 사람들이랑 얘기한다고(큰아버지는 거의 듣는쪽이였지만) 주무시지도 못하시고, 눈을 끔뻑끔뻑하면서도 얘기 들어주시고..
그렇게 사람들 다 가고 나서 노곤하셨던지 주무시시더라구요.
그러게 우리도 이만 집으로 왔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후로 병문안을 잘 가지 않았아요.
엄마는 매일매일 간호해주러 가셨고, (큰어머니 도우러요.)
큰어머니와 엄마의 정성스런 간호에도 불구하고 큰아버지의 병세는 계속 나빠지셨나봐요.
저 그래도 병문안 안가다가 어느날 엄마따라 갔어요.
더 잦아진 기침수, 그리고 표정없는 얼굴, 첫번째 병문안과는 다르게 미소짓지도, 짧은 말 한마디하지도 못하시는 큰아버지를 보고 저 정말 제가 미워지더라구요.
그날, 큰아버지 손을 꼭 잡고 있었어요.
사실 근데, 그때역시도 저는 수술하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어요.
겨울이 되고
그날 역시 간호하고 오신 엄마한테
저는 대뜸 물었어요.
"큰아빠 수술하면 괜찮아지셔?"
엄마는 그저 안타까운 표정을 짓더라구요
(알고보니 암이 몸전체로 다퍼져서 기억력까지 점점 잃어가시고그런 심각한 상태셨어요.)
그후 1달정도
일상생활 대부분은 큰아버지를 잊고 지냈어요.
그날 가족이 다 먼저 잠들고 저는 여러 잡다한거리들 하다가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지금은 다른집이지만 그때 집에서는 저 가족들이랑 다 같이 한방에서 잤었어요.
근데 그날따라 기분이 영 이상하더라구요.
찜찜한게 꼭..
잠에 들었습니다.
아주아주 얕은 잠에 겨우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슨이렇게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그소리가 들리면서 잠에서 깼어요.
웅성웅성거리는 소리와 윙- 이런 소리가 함께 들리더라구요 점점 그소리가 명확해 지면서 어떤 남자가 뭐라뭐라 말하는 소리 같더라구요.
그러더니 공중에 무슨 형체가 휙휙 돌아다니고..
근데 말이죠
이상한게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이상하리만큼..너무 포근하고..
마음아프고
이런 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감정이 최고조로 복받쳐 울음이 나올라할즈음
모든 적막을 깨고 벨소리가 낭랑하게 울렸습니다.
직감했어요.
아 저건 큰아버지소식이구나
라고.
엄마는 새벽에 전화를 받고 저하고 동생은 자는 줄알고 아빠랑 급히 챙겨서 병원으로 갔어요.
그리고 장례식까지...
정말 많은 분 찾아와주셨구요
큰아버지 마지막에 본의아니게 섭섭하게 해드렸던것때문에 장례식장에서 진짜 펑펑울면서 오열을 했어요 콧물이고 뭐고..
끝내 밥한번 제대로 못드시고 가셔서 너무 가슴찢어진다고 오열하던 우리 큰어머니
곧 결혼할텐데 자식 결혼식도 못보고 떠나신게 너무 한스럽다고 울음을 터뜨렸던 사촌언니오빠.
약 반년동안 큰어머니와 사촌언니는 병실에서 번갈아가면서 간이침대에서 자고가면서까지 병간호했습니다.
끝끝내 이렇게 돌아가셨지만 큰아버지가 마지막 돌아가시기 전 밤에 엄마하고 큰어머니 있는데서 힘겹게 말했데요.
엄마를 바라보면서 손을 토닥이며
"형수, 고마워"
그리고
큰어머니 손을 꼭 잡으면서
"사랑해"
라구
그리고 그날 새벽 4시
큰아버지는 그렇게 돌아가셨습니다.
좀더 신기한 사실이라면
고모네도 자주 병간호하러 오셨는데요, 고모딸이 2명인데
그 사촌언니들도 큰아버지의 마지막소식을 전하는 전화가 울리기 몇초전에 갑자기 눈이 떠져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대요.
큰아버지 새삼 깨닫지만 제 곁에 이제 계시지 않은지도 어연 1년 반이 다되었네요..
여전히 그 따뜻함.. 제곁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오늘따라 이글쓰고나니 보고싶어요.
죄송하구요..
분명 좋은 분이셨으니 좋은곳 가셨을거에요.
사실 또 이렇게 제 생활에 지쳐 지내다가 글적어내려가다 보니 많이 그립네요..
마지막까지 못했던말이지만,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그때 마지막에 저 찾아와주신거라고 믿어요.
제가 자주 못가서 결국 큰아버지께서 찾아오셨네요. 못난조카에요;
마지막에 저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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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안해보고 쓴거라 뭐라 횡설수설했을지도 몰라요.
이후에 큰어머니 꿈속에 한번 찾아오시기도 하셨구요,
돌아가시고 얼마지나지 않아 큰어머니가 새벽에 문이 갑자기 달칵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오는 느낌을 받기도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자신을 보다가 나가더래요.
큰어머니는 기뻐하면서 분명 큰아버지일거라고 하시더라구요.
더이상은 그런일 없지만
어딘가에서 저희를 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마무리..?
어케 해야될지 몰라서
그냥 여기가 마무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