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톡을 즐겨보는 20대 초반의 여대생입니다.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 아직은 사회 곳곳에서 숨쉬고 있는 따뜻한 인정의 향기를 풍기는 글들을 읽으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유감스럽지만 제가 지금부터 써내려갈 이야기들은 톡커님들이 모두들 꺼리시는 뻔한 연애 상담입니다. 사실 연인 사이의 일들 톡으로 써내려 가시는 분들 조금 이해 안됐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오죽 답답했으면 그렇게 했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 그리고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습니다. 미리 양해 말씀 구합니다.)
저와 그는 제가 대학교 1학년때 새터에서 만난 CC였습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느낌이 왔고 오빠도 저에게 호감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서로 많이 좋아하게 되었지만 당시 군제대 후 치른 재수에서 실패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복학을 한 것이었기 때문에 아직은 여자를 사귈 마음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사귀자고 하더군요. 저는 당시에 오빠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모든걸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기다리마 했지요. 하지만 주위에서 느껴지는 시선들 때문에 많이 다투기도 하고, 친구들은 다 오빠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빠가 제게 보여주는 모습들은 너무나도 저를 아끼고 “네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저를 진지하게 생각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여자 관계가 복잡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항상 저에게 “너는 다르다. 네가 내 첫사랑이다.”고 말하면서 신뢰를 주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둘 다 성격이 강한 편이라서 자주 다투는 일이 잦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싸워도 하루를 못넘기고 풀곤 했습니다.
그렇게 연인 사이로 지내온 지 6개월이 지나서야 과 사람들에게 교제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렇게 한 6개월은 공식적인 연인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요. 하지만 그 사람이 학과회장을 하고 제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아르바이트를 계속해 나가면서 점점 서로에게 불만이 쌓여갔습니다. 그 사람 일을 중시하는 사람이어서 저랑 만나다가도 술자리가 있거나 학교 일이 있으면 바로 가곤 했었거든요. 그 사람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가 다른 여자친구들처럼 이것저것 챙겨주지 못하는 제게 내심 섭섭했나 보더군요.
그러다 2007년 화이트데이.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아니 저는 그냥 밥이라도 같이 먹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한테 같이 밥을 먹자는 이야기도 안했구요. 그런데 그 사람 행사 장소를 알아보러 가야 된다면서 함께 듣는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과방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아픈 엄마 때문에 항상 일찍 귀가했던 저는 자연히 과생활에서 멀어졌고 저는 좀체 과방 출입을 잘 하지 않았거든요. 너무 속상하고 서운하더라구요. 함께 다니던 친구들도 그날따라 다 점심 약속이 있더군요. 어떻게든 같이 밥을 먹을 사람이 필요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과방으로 향했습니다. 그 사람이 있더군요. 저는 보더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어요. 저보고 점심 먹었냐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금방 수업 마치고 왔는데 안먹었죠. 정말 저렇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일을 물어보곤 하는 거 제가 정말 마음에 안들어하던 거였어요. 저는 친구랑 먹을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한테 서운한 내색 같은거 잘 안했었거든요. 원래 직선적인 성격인데도 그 사람 앞에서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그러고선 자기 친구들끼리 먹을 음식만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월급 받았나?”라길래 “어”라고 했죠. 그러니까 이 사람 하는 말이 “월급 받았는데 내 선물 하나 해 줄 생각 안들더나?” 이러더라구요. 그 당시 집이 너무너무 어려운 상태라서 저는 집에서 돈을 하나도 못받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종종 차비가 없어서 방을 동동 구를 때도 있었구요. 자존심이 상해서 말을 다 못했지만 그 사람 대충 다 알고 있었습니다. 제 사정이 어떤지.. 근데 사람들 있는 앞에서 저한테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자기는 여자친구 밥 하나도 챙겨주지 않으면서... 또 전년에 생일 선물로 없는 돈에 무리해서 20만원짜리 외투를 사준 것도 한 번 입고는 입지도 않더라구요.. 그랬던 사람이 저한테 선물 타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곧 음식이 도착했고 더 이상은 그곳에 못있겠더라구요. 민망해서.. 그 사람 저 신경도 안쓰는 거 같았습니다. 정말 한번씩 무섭도록 무관심하거든요. 그 길로 저는 친구 만나서 오빠욕을 하고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게 사치라고 느껴졌고, 오빠의 배려 없는 모습에 지쳤거든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헤어졌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화가 나서 그런 것이었고 아직도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며칠만에 다시 사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체면 중시하는 그 사람 자신이 회장이고 한데 붙었네 말았네 소문 나는 거 좀 그렇지 않냐면서 1학기만 좀 참으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또 비밀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아도 같이 통학할 수 없고, 사람들 눈 피해서 만나고.. 힘들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작년 여름쯤 제가 두 번이나 저에 대한 오빠의 믿음을 흔들리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친구들이랑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남자들이랑 잠깐 어울렸던 거고 하나는친구들이랑 난생 처음으로 나이트를 갔었는데 그걸 말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남자친구는 세상 여자 다 그래도 너는 안그럴 줄 알았다며 길길이 뛰더라구요.. 바닷가에서는 정말 게임만 하고(조금이라도 강한 스킨쉽 있는 건 제가 나서서 막았습니다.) 아무일도 없었구요. 나이트도 9시에 가서 12시에 나왔습니다. 부킹도 다 거절 했구요.
그 일 있은 후로 그 사람 조금 변하는 걸 느꼈지만 제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또 그 사람의 진심을 믿었기에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2학기가 한참 지나서도 둘이 다시 사귄다는 말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비밀로 했죠. 그러다 서로의 변해가는 모습에 실망하다 작년 11월부터 두 달간 헤어졌습니다. 그때 정말 저는 많이 힘들었어요. 학교 생활에 강사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립다고 문자를 해도 씹고, 전화도 씹었습니다. 그러다 12월 말쯤 다시 마음을 열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1월 1일에 서울에서 만나서 서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고 하고 다시 사겼습니다. 그때 오빠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제게 말해줬고 나름 성장하면서 집안 문제로 아픔을 겪었던 저는 이 사람을 끝까지 지켜야겠다는 다짐까지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공부하는 그 사람을 보러 저는 두 번이나 올라 갔고 그 사람은 종종 집안일이나 시험 때문에 내려왔지만 그 일만 하고 바로 올라갔습니다. 다시 시작되었지만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공부한답시고 한 달 내내 저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더라구요. 저는 원래 공부할 때 방해받는 것도 싫어하고 방해하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2월 중순쯤 친구를 만나서 오빠와 다시 사귄다고 말하자 친구가 놀라더군요. 한 학번 아래의 여자후배와 잘되간다는 스캔들이 6개월째 떠돌고 있다더라구요. 작년 9월쯤 그런 이야기를 소문 잘 아는 언니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지만 저는 아니라고만 했습니다. 그 사람을 철떡같이 믿었었거든요. 근데 그 스캔들을 지금까지 끌다니..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2008년 새내기 새터에 그 여자아이도 간 걸로 알고 있는데 연락 한 번 없더군요.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는데 아무런 말이 없더군요. 그 길로 연락이 두절되었고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왜 그러냔 말 한마디 없이 매정한 그 사람을 정말 잊자고 생각했고 한 2주를 버텼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수업을 들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동기 언니가 와서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너 그 선배랑 걔랑 사귀는 거 알어? 방학때부터 둘이 그렇고 그렇게 된 거 같던데?”
왜 하필 그 아이인지. 결국 제 믿음은 산산조각났습니다. 그 길로 그 사람에게 온갖 나쁜 말을 다 하면서 따졌죠. 그 사람 저에게 “니가 헤어지라면 헤어지겠지만 너랑은 죽어도 안사귄다.” 라고 하더군요. 제가 “너는 영원히 나한테 기억되겠다. 쓰레기로.”라고 내뱉고 돌아섰습니다. 근데 정말 마음이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그 날 밤부터 연락이 오면서 그 애한테의 마음이랑 저한테 가졌던 마음이랑은 다르다면서 그것만은 알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 날로 둘은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여자아이도 꽤 힘들어 한다고 주위에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 후로 서로 아직 마음 있는 걸 확인했지만 연락이 없는 그가 미워서 소개팅도 나가 보았지만 아무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네요. 그러다 결국 서로 한 번씩 보고싶다 하면 만나는 사이입니다. 지금은.
제가 2년 후 만나서 다시 진지하게 결혼 전제로 만나 보자고 했습니다. 그 사람도 좋다고 하네요. 가끔 제가 너무 힘들어서 우리 지금 다시 시작할까라고 했더니 그 사람 지금은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그 사람이 제가 보고 싶다고 찾으면 만났습니다. 만나서는 거의 연인처럼 스킨쉽도 하구요. 하지만 그 날이 지나면 또다시 서로 선뜻 잘 연락하지 않습니다. 스킨쉽 때문에 만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제가 매몰차게 끊었는데 그땐 또 아니라면서 자꾸 연락하더군요. 그 사람 예전처럼 믿을 수도 없고 모든 게 불안한 상황. 너무 힘든 나날의 연속입니다.
얼마 전에 친구가 싸이 하는걸 같이 구경하다가 오빠의 친구 싸이에서 그 여자 아이와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작년이더군요.. 그 사람 사진 찍는 거 싫어해서 2년 넘게 만나면서도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거든요.. 둘이 사귀기 전에 술 마시면서 찍은 사진 같았는데 너무 화가 났습니다. 같이 보던 친구가 1월 달에 같은 과 언니 생일도 둘이서만 밤 11시에 같이 늦게 나타나서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 분위기도 다 이상해 졌다고 하더라구요. 1월이라니.. 집에까지 내려와놓고 저한테는 연락 한 번 안하더니 그 애를 만났다니요.
정말 일주일째 구역질이 나서 밥도 하루에 한 끼 정도 밖에 못 먹고 있습니다. 계속 눈물만 나고.. 올해 초에 저 사건 터지고 나서부터 불면증도 생겼습니다.. 나름 쿨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 사람에게만은 이렇게 바보 멍청이처럼 굴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소문에 고통 받는 것도 괴롭고 해서 그 여자아이에게 연락해서 보자고 했습니다. 조만간 만나게 될 것 같은데요. 얼마나 고통스러운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애한테 전화한 후로 밥 먹을 때마다 그 둘이 떠올라서 구역질이 나네요.. 상념 거식증 걸린 기분이에요..
그 사람 단기 연수를 간 상태라 한 달은 지나야 돌아오거든요. 저는 그 사람 없는 동안 그 아이에게서 확실한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 돌아오면 이야기 해보면서 완전히 끝을 내든지, 다시 시작하자고 하든지 하려구요. 더 이상은 힘들어서 질질 못끌겠어요.
그 사람 보름 전에도 저를 찾아와서는 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거 같았습니다. 너랑 결혼할 지도 모르지 않냐고.. 저희 둘 정인지 사랑인지 쉽게 못놓고 있습니다.
저랑 비슷한 경험 있으셨던 분들.. 그게 아니더라도 모든 인생의 선배님들. 제가 이 사람을 기다려야 할 지 아니면 독하게 마음 먹고 잘라 내는게 맞는지.. 이야기 좀 해주세요. 저 지금 너무 아프고 힘듭니다. 제 스스로도 많이 바보같은 거 알고 있으니까 처음부터 잘 읽어 보시고..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려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정말 이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