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마음 표현하고 싶은데
너무 답답해서 그래서 써내려가요.
처음 만난건, 아는 지인과 겜방에 갔다가 일을 하는 그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질 사나운 지인과 웃으면서 편히 대하는 그녀를 보면서
어? 어려보이는데 누나랑 친군가 이런 생각하며 그냥 지나치게 되었는데
갈 때 마다 항상 웃으면서 씩씩하게 일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지인에게 물어봤어요? 알바생이랑 친하냐고.
완전 친한 친구 동생이라더라구요.
그래서, 조금은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찾아가서 인사하고 그렇게 어색하고
어색한 사이로 지내다가, 그런 제 속앓이를 알았는지 지인이 밥 약속을 잡더라구요.
꼭 그날 오라고, 같이 밥 먹자면서요.
그래요 좋다고 달려 나갔습니다. 고기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겉으로는 누구보다도 활발한 제가 어색의 기류에 휩쓸려 뭘 하든 미존개오 전의 정형돈 씨가 되버렸어요
그래도 조금은 친해져서 알바하는 중에 종종 말도 하게 되고, 그러던 중 우연찮게 아이디를 로그인 하는걸
봤는데 뒤에 숫자가 0214. 근데 그때는 2월 초였죠. 느낌이 강렬하게 혹은 세차게 제 머리를 후려쳤고
'아 저건 분명 생일일꺼야'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인을 졸라, 같이 밥을 먹을 자리를 한번 더 마련했죠
지인의 도움으로 갖고 싶던 생일 선물을 알게 되었고 (귀여운 귀마개 였습니다.)
전 직장으로 인해 생일날은 출근을 해야되서 전날 약속을 잡았고 생일 선물을 준비해주기로 했던
지인은....게임에 빠져 나몰라라 하며 시간은 가고 있었습니다..
약속 당일, 약속 시간은 다 되어가고, 지인은 새로 나온 업데이트 허우적 거리고 있었고
덕분에 괜히 약속 있는 척하며 시내를 돌아다니며 겨우 찾은 귀마개를 사고, 부담 갖지 않게
작은 미니어쳐 향수도 사서, 포장을 해서 챙겨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약속이 취소 되었다며
다시 같이 밥 먹자고 합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밥 먹으면서 오늘 딱 24시간만 당기자고, 생일 축하한다며 선물을 건냈습니다.
큰 선물도 아니였고, 조그마한 귀마개였지만 생일 선물을 가족 외에는 처음 받아 본다며
좋아하던 그 모습에 더욱 짠해졌습니다.
그리고, 노래방을 가게 되었고, 갤럭시 탭을 구경 한다며 네이트온에 들어가서
제 아이디를 친추해버렸습니다. 미친척하고 싱글 거리며 친추 해서 조금씩 연락하며 친해졌습니다.
그러다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밥 약속을 잡았고, 들뜬 마음으로 처음으로 둘이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려웠던 가정형편, 혼자 지내야 했던 일들, 계모에게 천대 받았던 일들
전 남자친구와 4년을 만났지만 항상 기다림이 전부였다는 이야기.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제는 다 지난일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뭉클해져 버렸습니다.
20~21살에 군대라는 곳에서 시작했던 사회 생활, 힘들다고 투정 부리던 날들, 괜시리 부끄러워 졌습니다.
그리고 미안해졌습니다. 더욱 웃긴건 제가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이라도 된 것 처럼 웃게 해주고 싶었습
니다. 차태현 처럼 전지현의 상처를 치유해줄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도 예매하고 많은 노력들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니더라구요.
그녀에게는 좋은 오빠였던 저는 사귀는 사람이 생겼다는 자랑을 듣게 되었고,
'아, 나는 아니구나, 아니였구나'를 깨달았고, 웃으면서 축하해줬습니다.
제가 치료해주지 못할 거라면 나보다 더 잘생기고, 키크고, 멋있는 그 사람이 치료해줄 수 있을거라
믿었습니다.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락도 덜 하고, 그렇게 좋은 오빠가 될 준비를 해나갔습니다.
남자친구와의 힘든일이 있으면 이해라는 단어를 꺼내며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해 나가야 된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날개 잃은 자원봉사자가 따로 없었지만, 그래도 그거면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오빠 역활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웃었습니다.
저는 마데카솔도 후시딘도 아니어서 새 살이 돋게 해줄 수는 없지만 빨간 소독약처럼 응급처치는
해줄 수 있는 상황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잘해줄거라 믿던 남자친구와 서서히 멀어지며, 그 사람에게 서운함과 아픔을 느끼는
그녀를 보면서, 다시 심장이 쫀득해져 버렸습니다. 안된다. 안된다. 거리면서 잘 풀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도 사람인지라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랑 헤어지게 되면 납치해가 버릴꺼라고, 그러니까 꼭 잘풀라고..
혹은 남자친구랑 잘 사귀면 145년 뒤에 다음 생에서 만나자며..
웃으며 말했지만 미련이란건 제 마음속에서 점점 자라나고 있었나봅니다.
점점 연락이 잦아지고 제 마음은 커져가지만 숨기고 있을 때 저는 국가의 명을 받아
타 지역으로, 바로 제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3~4년간 근무 했던 곳에서 다른 부대로 옮긴다는게
서운하기도 하지만 20년을 자라났던 고향인지라 설레는 맘도 컸습니다.
근데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속상했습니다. 속상한 마음이 자랄 수록 제 마음속에 있는
추악한 욕심도 자라났습니다. 가기전에 말하자. 후회하기 전에 말하자.
항상 웃으면서 농담식으로 말했던 " 내가 너 좋아하잖아"가 아니라 진지하게 이야기하자.
웃으면서 "같이 내려가자, 내가 너 책임질께" 라고 흘려넘기던 말이 아니라 진지하게 이야기해보자
라는 마음이 생겼고, 그런 고민에 휩싸였을 때 즘, 그녀가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오빠 따라서 그 곳으로 가버릴까?" 바다가 있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며
그렇게 말하는 순간 제 심장을 독고진의 안전수치는 물론, 제 안전수치도 넘어가버렸습니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주체 못하며, 저는 지금도 웃으면서 그녀에게 "나랑 가자" 라고 뱉어댑니다.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녀는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 내려오면 나랑 결혼해야해, 그러니까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마"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던졌고
다행하게도, 혹은 불행하게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겠다며 웃어 넘겼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남자친구와의 불화로 헤어졌습니다.
분명 속상해 할 그녀인데, 그거 뻔히 잘 알고 있음에도 불가하고, 나쁘게도 한편으론 기대감이 들어서
제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미안했습니다. 좋은일이 아닌데, 난 왜 좋아하는지
그런 저를 욕하며 많이 미안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제 고향으로 함께 갔으면 하는 맘이 있습니다.
웃음기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집, 일자리, 알아봐주겠다고, 정말 내려갈 생각이 없냐며 물었습니다
제 욕심을 견제하던 남자친구가 없어진 저는 미련하게도 일을 저질러 버렸습니다.
그녀가 내려간다면 저 다 구해줄 용의는 있으나, 혼자 살고 있다해도, 가족과 떨어지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뱉어버린겁니다. 만약 내려온다면 책임질 자신은 있습니다만,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보라 했습니다
이런 저, 미친거겠지요?
야채를 안먹는게 아니라 못 먹어 초등학교 급식시간이 제일 싫었던 사람.
고기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밥 두그릇은 뚝딱 해치우는 사람.
일 할 때면 롯데리아에 매일 가서 야채 없는 데리버거를 하염없이 먹는 사람.
가방에 캐첩을 준비해서 입이 심심할때 마다 먹는 사람.
소주 세잔이 주량이라 술은 안먹어도 술자리는 좋아하는 사람.
힘들어도 힘든티 약한티 잘 안내며 웃는 사람.
자기가 받은 상처는 과거라며 앞으론 잘 살꺼라며 웃는 사람.
아무리 슬퍼도 다른 사람 앞에서는 눈물은 안보인는 강한 사람.
너 정말 열심히 산다 말했을 때 아니라며 실천을 못하고 있다는 사람.
예전엔 놀이공원이 최고 였는데 이제는 아니라며 자기가 변해가고 있다는게 슬프다는 사람.
4년의 연애가 항상 기다림이 전부 였던 사람.
그리고 그 후도 가슴 아팠던 사람.
내가 너무 잘해줘서, 가끔 기대고 싶다고, 잘해주지 말라는 못 들어줄 부탁 하는 사람
자기가 나쁜 여자라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잔인한 사람.
그런 내게 웃음을 주는 바보 같은 사람.
51%를 넘겨 그녀를 얻게다는 나에게 웃어주는 사람.
데이트 비용 내가내면 미안해서 어쩔줄 모르고 이것 저것 다 사려고 먼저 앞으로 나가는 사람.
그런 사람을 전 사랑하고 있습니다.
긴 내용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하게 이야기도 했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저를 따라 내려와주면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나란놈을 따라 내려오지 않는다해도 나는 그녀에게 웃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따라와 주길 바라는게 제 마음입니다만, 저는 아무것도 아닌 그런 오빠입니다.
그녀의 인생을 책임지고 싶지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이런 기대만 품는 사람입니다.
아직 정확한 날짜가 나오지 않아, 언제 내려가야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제 마음이 이런 어설픈 글로는 다 전해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후회 없고 싶어서
이런 글을 남깁니다. 그녀가 톡을 좋아하지만, 이 글이 메인으로 올라가지 않을테니
아마 확인은 하지 못할 것 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털어놓으니 시원해지네요.
그리고, 그녀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가정사라든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꼭 내가 아니더라도, 그녀가 받은 아픔 치료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