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난주 금요일에 겪은 황당한 일을 말씀드리려고 글을 남깁니다.
7/9 금요일 오후 6시에 퇴근후 남친를 만나기 위해 상암동으로 갔습니다.
도착 후, 근처에서 볼일을 보고 남친을 기다리는데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고 굉장히 다급해보이는 웬 남성분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시간은 7시 20분정도 였습니다)
첫 마디부터 '말씀을 다 안 들어도 된다고.. 다들 안 듣고 그냥 갔다~'라는 말을 번복하길래 '도'에 관련된 사람인줄 알고 살짝 경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자기가 이 근처 사옥을 이전한 엘지유플러스로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사는 곳은 부산 해운대라면서 공항 버스인지 공항인지 아무튼 지갑이랑 핸드폰을 다 통째로 다 분실했고, 분실신고는 다 해놓은 상태인데 집에 갈 차비가 없어서 5시넘어서 밥도 못 먹고이러고 있다고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인터넷뱅킹을 못 하고, 운전하고 오시더라도 동생 결혼식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출수가 없다고 했으며, 택시는 기사님들이 미터기 찍고 가자고 하는데 그렇게 가면 백만원이 넘게 나온다며 울상을 짓더군요....
그러면서 돈을 빌려주면 자기 주소도 적어주고 도착하는대로 사례금도 같이 인터넷뱅킹으로 바로 부쳐주겠다고 사정사정했습니다...
그래서 죄송한데 지금 현금이 없다고 하니까 카드로 뽑아서라도 주시면 안 되겠냐고 그러더군요ㅡㅡ;;;
무궁화호는 얼마, 새마을호, 케이티엑스는 얼마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너무 급해서 무궁화호 입석이라도 타고 가야 된다고 했습니다..
의심이 갔지만.... 그 마음보다는 정말 상황이 안 된 사람일수도 있기 때문에 믿어보자 생각하고 10만원을 인출해서 주기로 하고 인출기를 찾아 갔습니다..
가는 도중 남친에게 전화가 왔는데 이 남자가 옆에서 계속 '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말라'며 사정했습니다.
순간 이것도 이상했지만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인출해주고... 미리 볼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명세서 끝을 잘라서 이름과 계좌번호와 연락처를 적어달라고해서 적어줬습니다.
남친하고 만나는게 다급해서 부산 잘 내려가시라고 인사하고, 부산에 엄마가 살기 때문에 믿고 주는거라고 했습니다.
급하게 발길을 돌리면서 그 사람에게 이름을 물으니 김준수인지, 김진수인지 암튼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차비'라고 써서 계좌에 입금해주겠다고요.... 그렇게 헤어진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날 밤...
누워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ㅜㅜ
믿고 줬는데 입금을 안 하면 어쩌지? 사기를 당한 건가? 좀더 신중하게 신원확인을 하고 줬었어야 하는데... 사진이라도 찍던가 가족하고 통화라도 해서 했어야 하는데 등 등.....
그 인간이 했던 말들도 다 의심이 되고요....
더군다나 그 날이 딱 월급날이여서 현금이 통장에 있었는데 그 사기꾼한테 첫 개시를 했네요...ㅜㅜ
아무튼 제가 이 글을 쓴 목적은 혹시 저같이 당하실 분이 생길지 몰라서 글을 올렸습니다..
상암동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그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름은 김진수 혹은 김준수... 남자이고요....
키 165-170cm 정도의 작은 키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끼고 있던 거 같습니다.
피부색은 하얗지도 그렇게 까맣지도 않은 보통 색에 체격은 평범했습니다.
말씨는......그러고보니 말씨도 서울말씨 였네요...... 부산 사투리는 전혀 없었습니다..
옷차림은 반팔남방에 정장바지...그리고 검은색 서류가방같은 것을 어깨에 메고 있었고.. 두툼한 은색 손목시계를(바탕이 까만)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팔에 털이 많았습니다.....
그 외에는 그닥 생각나는 게 없네요.... ㅜㅜ
이제 이 인간 때문에 앞으로 저는 진짜 그런 상황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네요..ㅜㅜ
물론 제 실수도 있지만....ㅠㅠ
이제는 무조건 먼저 의심부터 할 테고... 철저하게 신원확인이 되면 몰라도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일을 반복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씁쓸하네요..
돈 10만원 버리고 깨달은건 그거 하나인 듯 합니다 ㅠㅠ
여러분 모두 조심하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