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업을 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일을 내셨지. 1999년 10월 아버지께선 모 은행 지점장을 하셨는데 검은 세력이 아버지에게 접근했어. 가짜 기업에게 불법 대출을 해 주고 대출금을 빼돌린 다음 그 기업을 일부러 부도내자는 계획이었지. 20억 대출해서 아버지 주머니에 한 5억정도 챙기셨나...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보니 일 벌린지 얼마 안되어 대출 후 부도계획이 실행되기도 전에 모든 사실이 들통나고 아버지는 돈세탁 하기도 전에 모든 돈을 몰수 당해 버렸지. 게다가 그 검은 세력놈들은 돈을 대부분 세탁을 해 버려서 찾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거야. 그놈들은 그냥 몸으로 때우겠단 심산이고... 결국 아버지는 5억 외에도 더 많은 돈을 추징 당했고 우리집 전 재산이 추징이 되어 버렸던 거야. 그리고 아버지는 불법대출과 횡령등의 혐의로 구속 되시고 몇년간 콩밥을 참 맛있게도 드셨지.
참 뭣같았어. 멀쩡히 살던 집에서 쫒겨나고 어머니는 전업주부라 할줄 아는것도 없고 형은 수능이 3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기왕 준비한거 시험은 쳐야 하니 뭔가를 할 수도 없고. 결국 당장 제대로 돈 벌 인간은 나밖에 없는거야. 어차피 학교 가도 재미도 없고 다니기 싫은 학교 이 기회를 빌어 그냥 안나갔어. 고등학교 1년도 채 못다니고 영원히 고등학교와는 작별했지.
그렇게 새벽엔 신문배달, 오후엔 중국집, 저녁엔 주유소에서 일하는데 이따위로 일해서 언제 돈이 모이고 우리집 다시 일으킬건데? 애비라는 작자는 기왕 범죄를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아무튼 정말 재수없는 인간이지.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고 한심한 작자야.
그러다 주유소 알바 같이 하는 형하고 PC방을 갔어. 그닥 게임을 안 좋아해서 살작 걱정이 되는 차였는데 웬걸? 채팅을 하네. 음 여자하나 꼬셔서 어떻게 해 볼 요량인가 보네. 그런데 왜 캐릭터가 여자야? 상대는 남자고...
"형, 뭐에요? 무슨 변태도 아니고 캐릭터가 왜 여자에요?"
"새끼. 뭐하긴 형 알바 중이시다. 잘 봐라."
그때의 충격이란. 뭐였냐 하면 성매매 사기. 방제한번 쩐다. '용동필요한 고딩이에요.^^'
'안냐세염^^'
'방가방가~~~'
'몇살이세염?'
'음 그냥 40대 중반'
'아 넹^^'
'부담스러운가?'
'아녀^^ 뭐 어때여. 그냥 돈 벌려고 하는건뎅.^^'
'그럼 넌 몇살?'
'17이염.'
'와~~~ 귀여울 때네.'
'몸매도 좋아염. 165에 45킬로.'
'오늘 대박날이네. ㅋㅋㅋ 근데 어디야?'
'노은동'
'음 그래? 그럼 노은동 할리베리 카페라고 알아?'
'네^^'
'거기서 볼래?'
'근데여, 저 지금 돈 필요해서 선불이거든요.'
'얼마나 필요한데?'
'십마넌요.'
'그래? 그럼 계좌 불러봐'
'세계은행 515-22-6678954'
'있다 돈 넣고 다시 방으로 들어올게'
'알았어염^^'
"새끼 눈치깠네."
"에이, 요즘 이런거에 걸리는 바보가 어딨어요?"
"야, 아무리 영악한 세상이 되었다 해도 바보들이 널리고 널린게 이놈 세상이야. 이거 4시간만 하잖아. 입금하는 놈 분명 나온다."
에이고 이 형도 참.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몰라도 저런거에 속는 바보가 어딨다고.
'근데여 저 지금 돈이 필요한데'
'얼마나?'
'십마넌요.'
'그래 지금 송금해 줄게.'
'세계은행 515-22-6678954'
'잠깐만 돈 입금할때까지 기다려봐.'
3분뒤
'돈 입금했어. 핸드폰 번호 불러볼래?'
'헤라꼴리님께서 풍운님을 강퇴하였습니다.'
"와. 이런데 속는 놈이 있긴 있네요."
"거봐 뭐랬니? 일단 폰뱅킹으로 확인해 보고."
흠 세상엔 바보들이 있긴 있구나.
"돈 입금했네. 바보. 그렇게 영계랑 놀고 싶었어요? 아무튼 남자놈들은 나이 퍼 먹어도 똑같아. 하하하."
"근데 저것들 신고 안해요?"
"야. 니같은 신고하것냐? 저거 원조교제 미수아냐? 경찰서 가서 '나 원조교제 하려다 돈 떼였어요' 이런말 잘도 나오겠다. 그리고 10만원 찾으려고 저런 미친짓 하는 놈이 있겠냐?
"듣고보니 그렇네요. 하하하. 그런데 형 아무리 그래도 형 아이디로 해도 괜찮아요?"
"그거? 전에 공중전화에 지갑 하나 떨어진거 있더라고. 거기 어느 여대생 주민번호 도용했어."
"와 형 대박이다. 나도 해보고 싶다."
"새끼. 너도 나중에 함 시도해봐. 일단 이 돈으로 고기나 먹으러 가자."
그때 난 신세계를 봤지. 저딴식으로 쉽게 돈을 벌 수가 있구나. 젠장 지금 시급 삼천원 조금 넘는 돈으로 하루종일 일해봐야 얼마 번다고. 역시 이놈의 세상은 도덕적으로 사는 놈에겐 보상을 주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