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취 경력 12개월째로 막 들어서고 있는 남자 사람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첫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캠퍼스라는 공간보다 내 방, 내 자취방,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에
몹시 흥분을 하면서 저의 20대는 그렇게 시작되었죠.
혼자 살면서 아무리 외로울지라도
저런 변태 같은 짓은 하지 말자라고 다짐을 했죠.
자취를 한다고 친구들한테 말하니 다들 하는 소리가
자취를 하면 자취방이 쓰레기장이 되고 폐인으로 변한다는 것이었죠.
이렇게.
그래서 섬세한 나님은 절대 그런 일은 없도록 하자!!
라고 다짐했죠.
그래서 항상 깔끔함을 유지하며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쌀밥을 꼭 챙겨 먹자는 신조로
12개월 가까이 아주 잘 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IT세대 리더답게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나름 자취의 달인이라고 자부하면 나님을
충격에 빠뜨린 사진을 한 장 보고 말았죠.
이름하여, ‘자취왕’이라는 사진.
화려한 자취 내공을 자랑하던 사진에 감탄하고 있을 때쯤,
아래 사진에서 빵 터졌죠.
밥, 짜파게티, 김치, 붕어빵.
그래서 저도 이에 질세라
자취의 달인답게 새로운 식단으로 구성해보았습니다.
날이 날인지라 요즘 붕어빵을 구할 수가 없어서
냉큼 슈퍼로 달려가 참붕어빵을 샀드랬죠.
거기다 저 식단을 이기기 위해 초코송이와 고래밥까지 추가했습니다.
초코송이는 버섯반찬입니다.
초코가 큼지막하게 달린 게 아주 고급스러운 반찬이죠.
이건 마른 오징어채를 빙의한
고래밥 반찬입니다.
고래, 불가사리, 거북이 등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최상급 식단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자취왕 식단의 메인 디쉬.
피쉬 스테이크를 가장한 참붕어빵 스테이크입니다.
오랜만에 칼질 좀 했습니다.
씨알이 굵은 게 속이 꽉 차 있습니다.
위에서 본 그냥 붕어빵 식단보단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식단이죠.
전 깔끔하고 섬세한 남자니까요.
오늘도 최후의 만찬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렵니다.
마지막으로 자취생들의 로망을 보여드리고
깔끔하고 섬세한 자취의 달인은 물러가겠습니다.
대 to the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