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일치기로 청도 운문사 계곡에 가족들과 놀러 갔다가 정말 황당해서 글을 남기게 됐네요.
청도 운문사 계곡하면 경상도에 사시는 분들은 많이 들어봤을 곳일 거예요. 시원한 계곡에 발만 담궈도 땀
이 식어버리는 유명한 곳이죠. 운문사 안에 있는 계곡은 사람들이 들어가기 못하게 막아놨고요, 제가 다녀
온 곳은 삼계리를 지나는 계곡 능선입니다. 어릴 적에 가족, 친척들과 여름 휴가 때 청도 운문사 계곡으로
몇 번 갔었어요. 텐트 치고 사촌들과 즐겁게 물놀이 한 기억이 남아있었죠. 그런데 이제는 가장 가기 싫은,
여름 휴가철에 계곡이란 곳에 가기 조차 무섭게 되어 버렸어요.
제가 서울에서 일하다가 며칠 전 고향인 부산에 여름 휴가로 내려왔어요. 너무나 오랜만에 가족들과 오늘
청도 운문사 계곡으로 갔지요. 여름 휴가철에 가족들과 그곳을 간 게 십년이 더 지난 것 같습니다. 오랜 시
간이 지나 청도 운문사 사정을 몰랐던 걸까요? 여름 휴가철이면 계곡에는 식당 업주들이 자리 좋은 곳에
평상을 만들어 놓고 비싼 돈을 받는다는 기사는 자주 봤습니다. 식당에서나 그러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
요.
아버지께서 차 주차할만한 곳을 찾으시다가
'주정차는 한쪽 방향으로 해 주십시오 - 청도군청, 청도경찰서- 라는 플랑카드를 보시고, 흰 선 바깥으로
주차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주차되어 있는 다른 차 뒤로 차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팔뚝에 견장을 찬
젊은 남성이 오더니 "여기 주차하시려면 평상 대여비 3만원 내셔야합니다."라고 말씀하더군요. 어찌
어찌해서 평상 대여비를 내야 한다는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저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내려
서 왜 평상비를 왜 내야 하냐고 하니까 그 남성분은 "왜 시비거십니까?" 그러시대요 -_- 세상에.... 확 열
이 받으신 아버진 잠깐 화를 누그러뜨시더라고요, 시비를 거는게 아니고 어디에서 나오신 분인데 왜 우리
에게 평상비를 내야한다고 대뜸 말씀하시냐고, 정해진 주차비가 아니라 왜 평상대여비 냐고 물어보고니
까 ,
청도군 청년회에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계곡 질서를 위해서 청년회 사람들이 모여서 주차 정리를 하는
거라고... 제가 봤을 때 믿을만한 대답은 아니었어요. 운문사 계곡 도로에 쭉 '청도군 청년회'라고 적힌 견
장을 찬 20대 중후반~30대 초반의 남성들이 꽤 많이 관리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우리나라 시골 청년회
평균 연령이 저렇게 낮아졌던가 싶더군요. 텔레비전에서는 50, 60대가 청년에 속한다고 하던데.. 청도군에
는 젊은 남성들이 청년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가봐요.
그리고 더 열받는 건 또 따로 있네요. 그 주변에 주차하지 않고 그냥 운문사 구경하고 가자는 아버지의 의
견에 따라 운문사 절로 가는 길에 그 구역을 순찰하는 경찰차를 만났어요. 아버지가 차 안에 있는 청도경
찰서 경찰한테 저 위에 올라가면 그런 사람들(청도군 청년회) 있는데 아는지, 경찰서와도 협조가 된 사항
인지 여쭤보는데, 경찰이 아버지를 쓰윽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더군요 !!! 이건
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냄새가 확~~ 풍기더라고요.
물론 피서객들 중에는 평상을 유용하게 쓰시고 있어서 더 좋으신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하지만 오늘 저희
가족처럼 평상이 필요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주차비 명목으로 3만원이란 평상 대여비를 내야 한다는 건 어
이가 없네요. 그곳이 개인 사유지라서 내 구역에 너네가 들어온 거니까 몇 만원 씩 내야 하나는 걸까요?
언제부터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러 내려가려면 몇 만원 주고 평상을 빌려야 했나요, 평상 없이도 잘 놀
고 잘 먹었는데...
이렇게 청도군 청년회에서 평상 대여비로 거둔 돈은 청도군 발전에 보탬이 되나요? 뉴스에 인터뷰하는 내
용을 보면 평상을 설치하고 대여비를 받으시는 분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한철 장사라고 하
시는데, 그렇다고 해서 피서객들은 짜증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암튼 휴가 마지막 날인데, 찝찝한 기분으로 올라가게 됐네요. 이래서 나가면 고생, 집이 최고라고 하나 봅
니다. 피서.. 계곡으로 놀러가는 것보다 집에 에어컨 틀어 놓고 수박 먹는 게 돈도 절약되고, 정신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