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모 기업 생산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20살 여자입니다.
제목대로 저는 가족에게 인연 끊자. 하고 말을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지금은 회사 기숙사이구요...
입사하고 쭉 여기 있었으니 집을 나왔다. 라는 표현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부모님, 오빠, 저 이렇게 네 가족이었습니다.
오빠는 골프를 했는데요 그래서 돈이 좀 많이 들었습니다
집이 그렇게 잘 사는게 아니라 저는 용돈 한푼 받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준비물도 안챙겨주셔서 초등학생때 많이 혼이 났었구요
중학생때부턴 수행평가를 하지 못해 점수를 많이 깎인적도 있었구요
여기까지만 쓰면 용돈 못 받았다고 가족이랑 연을 끊냐. 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텐데요...
용돈을 안 주시니까 저는 제가 쓸 돈을 벌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때와 중학생때 전단지를 매일 돌렸어요
그 돈 매일 받아봤자 얼마나 되겠습니까. 어리다고 돈도 덜 쳐주는데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가 전단지 돌리는거 아시고는 그 돈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오빠 맛있는 것좀 사주자. 구요
그래서 전단지로 번 돈 중에 오백원 빼고는 다 부모님 드렸습니다.
(다 가져가시고 오백원 주시면서 맛있는거 사 먹으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그 오백원도 너무 좋더라구요.
중3이 되었을 때 진로를 정하는데 저는 인문계를 가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편이 아니었고 제 꿈이 공학도 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실업계로 원서를 써서 내셨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말리셨지만 엄마가 학교까지 오셔서 여상원서를 써주시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여상 왔구요
여상에서는 계속 1등을 했습니다. 요즘 실업계는 대학 진학이 목표인 학생들 중에
실업계 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들을 따로 모으는데
저도 그 반에 있었습니다 (방과후에 남아서 수능 공부 하는 반입니다;)
그러면서 모의고사도 크게 좋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2등급 유지했습니다.
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제가 용돈이나 준비물 값을 안 받는걸 아시니까
삼년동안 저한테 문제집 사주셨습니다.
(지금도 가끔 통화하는데 힘들지는 않냐, 조금만 더 고생하고 대학가서 하고싶은 공부하자. 라고
제게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도 주말에는 빵집 아르바이트하면서 돈을 벌었는데요
그 돈들도 전부 부모님께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참 어리석었지만.. 그때는 제가 있을 수 있는 곳이 집 뿐이라서
그냥 드릴 수 밖에 없었네요..
아무튼 알바하면서 주위 도움으로 수시로 실업계 전형을 넣으면 최저등급까지 맞춰
가고싶던 공대는 아니지만 괜찮은 대학교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부모님은 제가 바로 취직하기를 바라셨습니다.
2학기 시작하면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공고가 내려왔고
저희 학교는 무슨 종이만 나가면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부모님도 그걸 아셔서 원서를 쓰라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부모님한테 악을 쓰면서 싫다고 했지만 등이랑 뺨이랑 몇대를 맞고 나니
그냥 원서를 쓰게 되더라구요....
면접때 객기부려서 떨어져볼까도 생각했는데 더 혼날까봐 그냥 면접도 제대로 봤고
합격해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해서 번 돈 또한 부모님한테 갔고 저는 정말 최소한은 용돈을 받으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오빠는 제가 보너스를 받은 다음 달이면 외국으로 수업 받으러 갔었구요
그 소식 들을때마다 저는 너무 억울해서 울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오빠가 잘되면 좋은거지. 하고 참았는데
이번 휴가때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흘정도 휴가가 나와서 집으로 갔는데 오빠만 있더라구요
오빠는 저 보자마자 밥을 좀 차려라 그래서 저는 가방만 내려놓고 상을 차렸습니다.
그냥 집에있는 반찬 꺼내다가 차려줬는데 화를 내더라구요
집에 오는데 어떻게 고기가 없냐며 그냥 라면 끓이라고...라고 말하고 방에 들어가는데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전단지를 돌린 돈으로 고기를 먹었을 거고
빵 팔면서 받은 돈으로 옷을 사 입었을 거고
회사에서 주말 반납하고 일해서 받은 돈으로 외국을 갔을 오빠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래서 라면물 올리던거 불 끄고 다시 가방을 맸어요
오빠 방 문 열고 나 간다. 다시는 나한테 연락하지마. 하고 그냥 그대로 집을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은행이 있었는데 평일이라 열려있더라구요
그래서 통장 하나 만들고 나왔습니다.
회사가서 통장 잃어버렸다고 하고 월급 통장 바꿀 생각이었어요
휴가 끝나고 월급통장 지금 제 손에 있는 이 통장으로 바꾸었구요
제가 그렇게 기숙사로 돌아오고 집에서 전화가 왔는데
오빠한테 밥도 안차리고 부모한테는 얼굴도 안비치고 그냥 갈 수 있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통장 바꾼거 말씀드리고 앞으로 안봤으면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때부터 욕을 하시더라구요.
욕을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이 집에 뭐였냐 그냥 돈 벌어다주는 기계였냐.
하고 싶은 공부 포기하면서 돈 벌어다 줬는데. 거기다 나는 식모살이까지 해야하냐.
그럴바에야 연 끊고 나 혼자 살거다.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배터리도 뺐구요
몇 일 지난 지금 후회도 조금 되지만. 앞으로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선생님 말대로 조금만 더 고생하다가 대학도 갈 생각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 돈 아주아주 많이 벌어서
그때 집에 다시 찾아가고싶습니다.
끝을 어떻게 맺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친구에게도 말 할 수없었던 저의 이야기를 익명으로나마 쓰고나니
속이 좀 후련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