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이트 판에 처음으로 글을 써보는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가끔 판에 올라오는 억울한 이야기들,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즐겨 보는 편이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가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요즈음 우리 가족의 생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원유가 인상 협상 문제 때문입니다.
조금 긴 글이 되겠지만... 잠시만 시간 내주셔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으로 기억해요) 시절부터 낙농업에 종사하셨습니다.
보증으로 생긴 빚 때문에 큰 규모로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목장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인부 한명 없이 부모님 두분이서 그 고된 일을 계속 하셨습니다.
도시에 계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목장에서 우유는 하루에 두번 짜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의 경우는 새벽 네시, 오후 네시 이렇게 두번을 착유를 하십니다.
하루라도 소들을 굶길 수 없고, 또한 착유 역시 하루라도 건너뛸 수 없기 때문에 저희 부모님은 일년 365일 단 하루의 휴식 없이 그렇게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이러한 탓에 우리 가족이 모두 모여 휴가를 떠나본 것은 초등학교 1학년 여름 이후로 단 한번도 없습니다.
게다가 부족한 수면 시간과 피로로 인해 어머니의 손가락에는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병이 찾아왔고, 부모님 두분 모두 잇몸이 성치 않으셔서 식사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셨습니다.
그만큼 낙농업이라는 게 고된 일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다른 낙농가들 역시 우리 가족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그렇게 고되게 일을 하시는 분들이고, 시골에 계신 분들이라 큰 욕심 없이 소박하고 인정 많으신 분들이죠.
그러나 요즈음 원유가 인상 협상 과정을 보면서 정말 답답하고 울분이 터지는 마음을 달리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이곳에 글을 적습니다.
1. 이제 원유가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지금 현재 낙농가에서는 리터당 173원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유업체에서는 41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래 주소는 네이버에서 원유 가격 인상에 대한 협상 기사 중 최초로 올라온 기사입니다.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TM=news&SM=0702&idxno=461813
내용을 요약하자면 농가측의 주장은 2008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올 6월까지 사료값이 25.8% 인상했고, 원유 전체 생산비에서 사료값 비중은 59.2%에 달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가격이 173원이라는 주장이죠.
이에 대해 유업체들의 반박은 농가에서 오르지 않은 8월 사료 인상분까지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계산했을 때 41원이라는 수치가 나왔다는 것이죠.
이 기사에 나온 주장들에 대해 잠시 해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원유가격 인상 협상은 2008년 이래로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올해 2011년에 원유가격이 협상되면 다시 협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죠.
그러니 유업체의 주장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낙농가가 아직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8월달(6월과 8월 고작 2개월 동안)의 사료가격까지 포함되어 인상가를 요구했다구요?
이러한 주장에서 유업체에서는 2011년 이후 다음 협상이 있을 때까지 사료가격이 인상되는 폭은 전혀 계산에도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속셈이 드러납니다.
사료의 가격은 국제 곡물가의 인상폭에 좌지우지됩니다.
인상은 있지만 하락은 거의 없는 품목이죠.
이러한 상황이니 다음의 원유가격 인상 협상이 있을 때까지 사료값은 무조건 인상될 것이라는 상황은 누구라도 뻔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업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2. 173원이 그렇게 터무니 없는 가격일까요?
지난 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구제역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소들이 죽었습니다.
또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산유량이 급격히 감소한 실정이구요.
원유의 가격도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책정이 되었다면, 구제역의 공포를 피해간 농가는 정말 어마어마한 돈을 벌겠죠?
우유의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원유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관계 없이 책정됩니다.
우유는 소비자물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품목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러한 현실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채 원유가는 2008년 이후 계속 동결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또한 유업체에서 말하는 사료가격 외에 낙농가에는 더 골치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소들의 의약품 가격이죠.
사람이 질병에 걸리는 것처럼 소들도 병에 걸립니다.
우유를 정상적으로 생산해 내려면 소들에게도 의약품이 필요합니다.
2008년 이후 인상된 것은 사료값, 국제유가, 전기요금 뿐이 아니라 의약품도 포함된 것이죠.
이러한 농가의 실정에서 요구하는 173원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인가요?
그렇게 터무니없기 때문에 유업체에서는 인상가격을 41원으로 책정한 것인가요?
3. 원유가가 인상되면 소비자가격의 인상이 필연적으로 뒤따르겠지요.
그러나 유업체들의 횡포를 보면 원유가 인상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우유의 소비자가를 터무니없이 인상시키는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된 뉴스기사는 2008년 원유가 인상 협상 뒤의 우유 소비자가의 변화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10802/39264874/1
2008년에 타결된 협상에서 원유가는 20.5%, 리터당 120원 정도가 인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 과정에서 우유의 소비자가는 1750원에서 2250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정말로 원유가가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가가 올라간 것일까요?
우유업체는 '포장비와 물류비가 올라 어쩔수 없다'라고 해명하다가 결국 정부의 물가잡기로 10월 15일 215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유업체들,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 울분이 터졌던 2008년이었습니다.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하는 기사가 있어 아래에 링크합니다.
http://www.mdtoday.co.kr/mdtoday/index.html?no=161937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우유, 원유가 704원→납품가 1442원→소비자가 2250원" 이죠.
힘 없고 약한 농민들만 눈물을 삼켜야 하는 실정입니다.
4. 글을 마치며
부모님께서는 당신 자식들이 이러한 일로 걱정하거나 신경쓰는것을 원치 않으셔서 정확한 정보를 이야기해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26일, 전국에 있는 5천여 농가가 여의도에 모여 시위하는 사진의 기사가 네이트에 올라왔을 때 그 댓글들이
'저렇게 퍼붓는 우유가 아깝다', '못배운 사람들이라 시위를 저런식으로밖에 하지 못한다'는 것들을 보며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네, 저는 그분들이 말하는 '못배운' 부모님 밑에서 자라나 부모님의 고생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4년제 국립대학에 입학했고,
그렇게 고생하시고 속으로 앓고 계시는 부모님들을 도울 방법이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농가의 사정을 알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여 이 글을 적습니다.
지금도 많은 농가들이 유대(우유를 납품하고 받는 비용)에서 사료값, 의악품비, 전기요금 등을 제하고 나면 소득이 마이너스가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 저희는 정말 생존의 문제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하루 생산되는 우유를 모두 버리는 것까지 감수하고 계십니다.
너무나 힘없고 약한 낙농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차분한 마음으로 글을 적지 못해서 참 엉망이네요... 죄송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