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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 성공적이었던 탕자의 귀환

대모달 |2011.08.18 16:14
조회 83 |추천 0

[골닷컴 2011-08-18]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수페르코파 2차전에서 3-2 펠레 스코어로 승리하며 올 시즌 첫 우승을 기록했다. 한편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바르사 입단 3일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여올리며 한층 감격을 더했다.

2003년 여름, 더 많은 1군 출전 기회를 위해 16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향팀 바르사를 떠나 아스널로 이적을 감행한 세스크는 입성 첫 해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경험했고, 2004년엔 커뮤니티 실드를 들어올렸으며 04/05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아스널 역대 최연소 출전 선수(16세 177일, 이는 후에 잭 윌셔에 의해 깨졌다)는 물론 아스널 역대 최연소 득점 선수(16세 224일)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밟아오던 세스크에겐 밝은 미래만이 함께 할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2008년 11월, 그는 21세의 어린 나이로 아스널 역대 최연소 주장직에 올랐다.

하지만 04/05 시즌 FA컵 우승 이후 아스널은 6년 무관에 시달렸고, 황금의 무패 우승 멤버들을 뿔뿔히 흩어졌으며, 세스크의 주위엔 기댈만한 고참도 거의 없었다. 매년 시즌 초반엔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다가도 후반기엔 어김없이 무너졌다. 결국 세스크는 올 여름 연봉 삭감과 이적시 자신이 수령하게 될 500만 유로라는 거액의 보너스를 포기하면서까지 바르사로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바르사 팬들의 열렬한 환대와 함께 고향팀에 돌아온 그가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에 든 시간은 단 10분이면 충분했다. 83분경 페드로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세스크는 유스팀 당시 절친이었던 87년생 동갑내기 리오넬 메시의 결승골을 간접적으로 도우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제 그는 바르사에 입성한 지 단 3일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프리 시즌 내내 제대로 된 팀 훈련조차 치를 수 없었고, 당연히 바르사에서도 새로운 팀 동료들과 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10년 이상을 바르사에서 뛴 선수인 것마냥 단 10분 남짓한 출전 시간 속에서도 수려한 패스워크를 구사했다.

교체 투입되자마자 1분만에 감각적인 볼 터치에 이은 로빙 패스를 연결해준 시도한 그는 우측면에서 메시에게 패스를 공급하며 결승골의 시발점이 되었다. 세스크가 연결해준 패스를 메시가 곧바로 아드리아누에게 찔러주었고, 아드리아누가 곧바로 올린 낮게 깔린 크로스를 메시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2분 뒤에 세스크는 또 다시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메시에게 연결해주며 메시의 해트트릭을 만들어주는 듯 보였으나 아쉽게도 메시의 슈팅은 레알 마드리드의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의 발에 맞고 골문을 빗겨나갔다.

이번 수페르코파 2차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바로 메시와 세스크, 헤라르드 피케, 그리고 페드로로 구성된 바르사 황금 유스 87세대의 활약상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메시는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팀의 2번째 골과 3번째 골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2골 1도움과 함께 홀로 3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바르사 수비의 핵 피케는 감각적인 힐 패스로 메시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세스크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결승골의 시발점이 되었다.

사실 바르사 축구는 시계 태엽과도 같은 정교한 조직력과 '티키타카'로 불리는 원터치 패스 플레이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영입파 선수들이 바르사식 축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펩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바르사는 마르틴 카세레스와 알렉산더 흘렙, 엔리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드미트로 치그린스키, 그리고 케이리송 등을 영입하는 데 무려 1억 4800만 유로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퍼부었으나 이들은 모두 실패를 경험하며 방출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모두 바르사식 축구에 적응하지 못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세스크가 바르사식 축구에 곧바로 녹아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세스크가 바르사 유스 출신으로 바르사 축구의 토대인 크루이프니즘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1997년 바르사 유스팀에 입단한 이후 세스크는 6년간 메시-피케 등과 동거동락하면서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게다가 스페인 대표팀에선 유스팀 선배이기도 한 사비-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과 함께 발을 맞췄다. 당연히 바르사식 축구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바르사 현지 팬들이 그 누구보다도 올 여름에 세스크의 복귀를 바랐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세스크의 영입은 민족주의가 강한 카탈루냐인들에게 있어 성공을 찾아 집을 떠났던 탕자의 귀환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실제 이번 수페르코파에서 바르사는 경기 막판 세스크와 사비, 그리고 이니에스타가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또한 프리 시즌 내내 세르히 부스케츠는 중앙 수비수 포지션을 자주 소화했다. 어쩌면 세스크의 입단은 단순한 사비의 후계자(내년 1월이면 사비는 32세가 된다)를 넘어 바르사의 축구를 본질적인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영입일지도 모르겠다.

〔골닷컴코리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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