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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병 걸린 한예슬, 총대를 메다 (조금 늦은..그러나 다른 문화비평-54회)-이혁준

이혁준 |2011.08.19 02:29
조회 180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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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병에 걸린 <한 예슬>, 총대를 메다

 

우리의 <나 상실, 한 예슬> 결국 일을 터뜨리고 말았다.

촬영 거부와 돌연미국 행을 선택하며,

안 그래도 위태로워 보였던 <스파이 명월>이

결방이라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맞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황 인혁>PD와의 불화설, 결혼설,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 등등,

다양한 방향으로 저마다의 추측을 하며

<한 예슬>편과 <드라마 제작진>편으로 나뉘어,

대립하게 되었다.

이에, <KBS>는 주연 여배우 교체 설까지 들고 나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초 강수를 두었다.

천재지변이나,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주연 여배우가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판이었다.

다행히도 <한 예슬>은 급거 귀국했고,

물의를 일으킨 사과와 드라마 복귀 약속으로

일단락 합의를 본 모양이다.

 

정말 <한 예슬> 촬영장 이탈 사건은

그저 오해가 부른 해프닝으로 묻힐 것인가?

아직도 사전제작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드라마의 현장은

언제나 살인적인 숨가쁨으로 돌아간다.

쪽 대본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분량이 많은 주연 배우는

하루에 한 두 시간 쪽잠으로 버티며,

3D도 나오는 디지털 시대에

거의 생방송 드라마에 가까운 스케줄로,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극기 훈련을 하는 모양새다.

너무나 오랜 시간, 당연시 되어온 편견이

정통적일 방법으로 바뀌는 위험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번 <스파이 명월> 사건만 보더라도,

겨우 이틀 촬영을 못했을 뿐인데,

당장 그 주에 나갈 방영 분도 비축되지 못했다는 것이,

드라마 제작의 열악한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1회분도 스톡(미리 제작해 놓은 방영분)이 안되어 있다는 것은

납득도 이해도 되지 않고, 씁쓸하기만 하다.

 

사실, 정말 <스파이 명월>이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는지는

정확한 잣대가 없기에 뭐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돌연 촬영 거부와 미국 행을 선택한 <한 예슬>의 행동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인간적으로는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항하는

 멋진 쟌다르크처럼,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가 <시청자>를 잊어버렸다는 것은

배우로서의 직무유기이기 때문이다.

스태프나 스케줄에 문제가 있으면,

적당한 어필로, 조금씩 바꾸려는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

드라마라는 특성상 공동책임이 요구되는 제작시스템이라,

개별 행동은 자제가 필요할 뿐더러,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드라마를 제작해주고, 사랑해주고,

스타를 만들어 주고, 돈을 벌어주고 하는 주체가

바로 시청자인 <대중>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스타다.

하지만, 주인인 <대중>을 잊어버리고 무시한다면,

무시무시한 연예병에 걸려,

오만과 자만으로 판단력을 잃어버린다.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한다는 착각이나,

모든 사람이 날 싫어한다는 오해,

그리고, 자신이 한꺼번에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직권남용,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잘 나간다는 나르시즘적 확신,

이런 것들이 뒤엉켜,

괜찮은 연예인을 병들게 하고 파멸시킨다.

 

<한 예슬>이 고질적인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환경에

총대를 멨다는 명분은

 관철시키려는 방법론이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완성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청자인 <대중>과의 약속은

어떠한 순간에도 져버리지 말았어야 했다.

제대 후 복귀작인 <에릭>의 꿈도 배려해줬어야 했다.

아무튼 다시 <스파이 명월>을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지만,

드라마를 시청하면서도

헝클어진 제작진과 배우의 호흡이 더 잘 보일 것 만 같다.

 

앞으로 제 2의 <스파이 명월> 사건을 재발시키지 않으려면,

연예인은 연예인 병을 치유하고,

제작자는 사전제작이라는 약 처방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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