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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그녀

이정닮은흔남 |2011.08.26 00:04
조회 1,040 |추천 0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나 됐는지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야근에 야근을 거듭하는 바쁜 회사 생활

오늘도 2호선 어귀에서 고된 외근을 하고 친구이자 회사 후임인 녀석과 함께 회사로 돌아가던

1호선 하행 전철 안 퇴근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사람들로 북적북적.

 

노약자석 근처에선 우리 앞에 세명의 여자가 있었어요.

스무살? 스물한살? 정도 되어 보였어요.

 

두명은 우리를 등지고 앞의 친구를 보고 있었고

앞의 친구는 노약자석 기둥에 기대 약간 비스듬히 우리 왼쪽의 친구를 보고 있었구요.

 

얼굴이 하얗고 갈색색으로 염색 단발 머리, 하늘색 매니큐어, 노란 민소매 남방(?)

그 여자 매력이 있었어요.

 

계속 쳐다보면 이상해 보일까봐 열심히 친구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간간히 눈을 마주치는 건 어쩔수 없었어요.

 

노약자석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소란을 피웠거든요.

하나님이 어쩌니, 김정일이 어쩌니 다른 분과 시비가 붙었고

그 후였을까, 비스듬히 서 있던 그 여자는 몸을 돌려 아예 우리 쪽을 보았고

난 더 시선을 돌리기에 급급했어요.

 

시간이 지나 조금 찬 공기 때문이었는지 그 여자는 군청색 가디건을 꺼내입었고

시끄러웠던 할아버지는 관악역에서 내렸는데 내려서 전철이 출발하기 전까지 계속

소리를 고래고래.

 

번호라도 물어볼만한 기회조차 없이

우리는 명학역에서 내려야 했고

그렇게 그 여자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어버렸네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눈만 몇번 마주친 것 뿐인데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일텐데

다시 한 번 우연히라도 마주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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