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을 쓰기 전에 음슴체로 쓸 것임을 밝혀두는 바임.
본인은 예비군 3년차이며, 현역 군인들과 2박3일동안 먹고 자고 훈련하고 등등을 하는 걸 2번 했음.
이 이야기는 그 이야기들을 토대로 작성한 것임.
2009년. 하아.... 영장 나왔다. 동원훈련.
장소는 경기도의 모 부대임. 본인은 집이 경기도라 그다지 멀지 않아서 얼씨구나 좋구나 자진방아를 돌려라~ 라는 심정으로 입대함.
하아. 일단은 심심함.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음. 젠장!
들어오기 전부터 핸드폰을 달라며 내 몸을 더듬기 시작함. ㅡㅡ 귀중품도 맡기셔야 한다며 지갑까지 뺏으려 함. ㅠㅠ 그러지 말자고~ 지갑은 결국 맡기지 않음.
그리고 시작된 훈련. 예비군 훈련이라길래 별 것도 아니겠지 하면서 (들어온 바도 있고) 껄렁껄렁 거리며 여기저기를 어슬렁어슬렁거렸음.
왜, 예비군들 거의 그렇지 않음? 밖에서는 말도 참 바르게 하고, 나름 착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그놈의 군복만 입고, 부대 안에만 들어오면 왠지 모르게 일어나는 반항심과 더불어, 왠지 껄렁하게 굴어야 할 것 같은 못된 생각을 말이지. 그리고 부대 안에만 들어오면 현역과 비슷해지는 기분. 그러니까.. 예를 들면 시간이 안 간다던지, 틈만나면 자고싶다던지, 아래 후임을 보면 괜히 괴롭히고 싶다던지...(아닌가? 아니면 패스 ㅠ)
그러다가 개인병과교육이라는 걸 받았음. 본인은 병과가 참 편한 병과였음. 그래서 다른 예비군들 주유소를 만드네, 텐트를 치네, 운전을 하네.. 이러는데 본인은 다른 곳에서 (그것도 혼자) 교육을 따로 받고 나중엔 시간이 남아서 책을 읽었음.
그렇게 일과가 끝나고...............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음.
다들 지쳐서 재빨리 샤워를 하고 침상바닥에 모든 예비군들이 널브러져 버렸음.
그런데, 어떤 상병과 일병의 대화가 들리는 것이 아님?
상병(이하 상) : 야, 이거 이거 다 했어?
일병(이하 일) : 예, 그렇습니다.
상 : 그럼, 다른 자잘한 것들까지 마무리 짓고 쉬어.
이런 말이 나오면 대부분의 일병은 어찌 하는가?
모든 예비군들은 "예, 알겠습니다." 라고 할 것이라 예상하며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예비군 오빠들(아저씨 아님! ㅋㅋㅋㅋ) 의 예상을 깬 일병의 한마디....
"XXX 상병님이 해주시면 안됩니까? 저 담배 한대 피우고 싶습니다."
라는 것이었다!!!!!!!!!
모든 예비군들 전부 널브러져 있던 상태에서 모두 일어나 그 일병의 얼굴과 상병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음.
더헉?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그 현역들의 계급장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음.
그 상병... 착한 아이여서였는지, 아니면 예비군들이 있으니 화를 낼 수 없었던 건지는 모름.
허나, 그 상병이 가만히 그 일을 대신 해 주고, 일병은 담배를 피우러 가는지 밖으로 슬리퍼를 질질 끌며 나갔음. (예비군님들, 상상이 가심? 일병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님.)
물론 본인은 병과가 편한 병과였기 때문에 내무생활이 매우 자잘한 것까지 제재했던 것이 사실임.
하지만, 이번 시추에이션을 제외한 많은 일이 있었지만(오래전 일이라 다 생각나지 않음) 본인은 이 때 엄청난 컬쳐쇼크에 시달렸음.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 라고 생각하시는 일부 분들이(안 계시리라 믿음) 계실 수도 있지만, 본인은 악플은 바라지 않으니까 ㅠㅠ (무서움 ㅠㅠ)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람.
어쨌든, 그런 식으로 하루를 넘기고 다음날.. 부슬비가 내리는데 사격을 했음. (예비군이 비오는데 사격을 ㅠㅠ)
사격을 할 때면 아마 우리 군대를 다녀오셨거나 현역이신 분들은 아실 거임. 왠지 모르게 약간은 긴장됨. 왜냐? 실탄이니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 예비군님들이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들었다 이거임. 이때부터 예비군은 물론이고 현역들에 간부들까지 초긴장 상태로 있을거라 생각함.
물론 "나는 아니었는데?" 라는 분도 계실 거임. 하지만, 그래도 안전과 직결된 부분에 있어서는 조심해야 하고, 또 안전수칙을 지키는 게 훈련의 기본이라는 것 쯤은 아실 거라고 생각함.
사격을 하는 중이었음. 분명 우리는 10발을 쏘는 게 예정이었음.
그런데..................................
본인 앞사람이 분명 9발만 쏜 것 같은데 부사수 현역 녀석이 사격 완료라고 크게 외치는 것임...!!!!!!!
본인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며 아무 생각 없이 있었음.
그런데, 약실검사(총알이 남았나 검사하는 거라 생각하기면 편함) 를 하는데, 이 부사수녀석이 "이상 무!" 라는 말을 하지 않고 "어?" 라고 한마디를 하더니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버린 것임.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채셨는지, 그때 재빨리 우리 예비군 사수님이 직접 검사하시고서는, " 저 아직 한발 남았어요" 라고 하는 바람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음. 그 분이 참 좋게 넘어가 주셔서 훈련이 편하게 끝났음.
우리 부사수님, 얼마나 긴장해서 그랬을까마는. 계급장을 보니 일병. 예비군 사수님이 만약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신다던지, 해서 사격 완료 사인 후 발포했을 때 총알이 나갔더라면..... (물론 안전을 위해 장전을 여러 번 해서 총탄의 오발을 막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발탄의 무서움은 생명과 직결되니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임. 본인이 쓰는 이야기는 거짓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힘.) 참 여러 모로 피곤한 훈련이 되었을 것임.
자, 본인이 이 때 생각했던 것 두가지. 긴장을 많이 하니 평소에 하던 행동도 익숙치 못할 수도 있겠지, 하나와 얼마나 군기문란이면 이런 사소한 것도 실수할지 라는 둘의 생각이었음.
이런 에피소드를 두고 2009년 동원훈련을 마무리지었음.
그리고 2011년!! 또다시 동원훈련 쥘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본인은 오늘 동원훈련을 마치고 돌아왔음.. 쥘쥘.. ㅠㅠ 삼일 내내 햇빛이 얼마나 뜨겁던지.. 거 참....
이번에는 입소식부터 아주 가관이었음.
해당 부대의 장이 나오셔서 이런저런 훈시와 더불이 예비군과 현역들이 땡볕에 서서 속으로 시바시바를 외치고 있던 순간이었음.
그런데.. 현역 한 녀석이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이 아니겠음?
다행히 왼쪽에 대기하던 한명이 그 현역병을 부축해서 그늘로 데려가긴 했음.
아마도 긴장을 엄청 한 탓에 햇빛도 작열하니 몸상태가 무지무지 안 좋았던 모양임. (자세한 것은 모름.)
허나.... 우리 예비군의 생각은 어땠을지 예상이 가시지 않음?
대부분의 남자분들은 "얼마나 군기가 문란하면 예비군들 멀쩡히 자세잡고 - 예비군들 제식 FM으로 하고있었음.. ㅠㅠ - 있는데 쓰러질까?" 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음.
본인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 뭐..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름.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음. 그러면서 생활관(내무실의 신식 이름) 안에서 다른 예비군님들(역시 처음 뵙는 분들이었음!!) 과 함께 현역병들을 관찰하고 있었음.
다들 서먹하고 현역들도 바빠보여 낮엔 이렇다 할 일이 없었음.
문제는 이틀째 밤에 일어났음!!
이틀째 밤, 점호(인원수 점검 및 상태점검, 건의사항 수리 등을 하는 일.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함.) 직후에 모두 앉아 있었음. 그 때.... 다른 생활관에서 어떤 상병이 들어오더니 우리 생활관의 일병에서 한마디 했음.
상 : "너 22시 근무 아니야? 왜 여기 있어?"
일 : "저 24시 근무입니다. 지금 근무 아닙니다."
상 : 무슨 소리야? 게시판에 네 이름 있던데?
이 때, 예비군님들의 예상은 이거였음.
"그럼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거였음.
뭐 역시나 우리의 예상을 깨는 반응을 보였음.
"XX 상배임이 다시 한 번 보입쇼. 저 근무 아님다."
흐응? 뭐라고? 예비군들 모두 그 말 한마디에 "와하하하하하~~" 웃으며 뒤로 넘어감.
저 발음을 그대로 따라 하면 아마 넘어 가실거임. (예비군, 또는 근무중인 군인만)
이게 웃겨서였던 것도 있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 또한 하고 있었음.
어떠심?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시지 않음?
그럴 줄 알고 본인이 또 다른 걸 준비했음.
본인의 생활관에는 이등병 생활을 얼마 못 하고 다리를 다친 한 이등병이 있었음. 거기에 볼기에 (엉덩이 ㅠ) 종기..;;;; 까지 났다고 함. 그래서 수도통합병원(줄여서 수통 이라고 하겠음) 으로 이송할 예정이라 짐을 싸야 한다고 하며 내무실 내부에서 우리와 함께 뭉개고 있었음. 당시 모 예비군은 그 아이에게 육포까지 사다주며 관심을 보였으나, 그 아이는 의무실로 "입실" 해버림. ㅋㅋ 그 예비군님 기분이 참 아행행 했을거임.
어쨌든, 그 이등병이 짐을 싸고 있었음. 복장은 평상복(흔히 활동복 이라고도 불림) 차림이었음. 시간은 오후 3시 가량. 그러니까.. 일과 중 이었음. 그 때 본인은 사격 전 대기를 하며 침상에 벽을 기대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 때, 다음날 훈련상황이 계획되어 있던 터라 모든 부대원들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던 순간이었음. 현역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런데 매우 태연하게 짐을 싸는 것이 아니겠음?
뭐 그런 건 넘어가고.. 한 분대장 (여러분들 지하철을 타시다 보면 휴가나온 군인을 보실 수 있을거임. 그 병사의 어깨에 초록색으로 뭔가 매어져 표시가 되어 있는 사람임. 그걸 "견장을 찬 사람" 혹은 "분대장" 이라 부름) 이 그 짐을 싸는 이등병에서 뭘 하느냐고 물어봄.
분대장(이하 분) : 야, 너 뭐해?
이등병(이하 이) : 저 짐싸고 있습니다.
분 : 야, 왜 짐을 지금 싸? 훈련 상황은 내일인데?
이 : 저 내일 입실이잖습니까? 그래서 폐끼치지 말고 미리 짐싸서 나가랍니다.
분 : 그래? 알따~
하며 사라짐. 이 정도는 문제 없었음. 하지만 다음 상병 한 명이 와서 물어봄.
상 : 야! 너 내일 훈련인데 혼자 활동복 입고 여기 짱박혀서 뭐해!! 빨리 안 튀어나가!!
이 : 저 짐싸야 합니다.
상 : 뭐? ...................
이 때 우리 예비군님들 모두 쓰러짐. 우리 이등병님 매우 단호히 짐을 싸야 한다고 포스를 내뿜음.
그 상병이 나가고 난 뒤.. 이번엔 일병이 왔음.
일 : 야, 나 이거 짐 무거운데 같이 들게 좀 도와줘!!
이 : 저 짐싸야 합니다.
일 : .....................................
이 때 우리 예비군들은 배를 잡고 뒹굴음. 웃겨서 쓰러졌음. 그러더니 예비군 및 현역의 훈련상황이 되니까 바로 수통으로 후송되는 차에 올라탐.
자, 어떻게 생각하심? 이런 것 말고도 일병이 상병에게, 이병이 일병에게 맞먹는 걸 엄청 많이 보고 돌아온 필자임.
그런 상황에서 먼저 들어온 상병이나 일병들의 마음은 과연 어떨 것이라 생각함?
요즘은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없어져야 한다고 늘상 말은 함. 필자도 구타나 가혹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기는 함.
하지만, 군부대는 특이성이 존재함. 첫째, 그들은 계급이 우선시되는 계급 사회임.
여러분들 회사나, 동아리같은 곳에서 강압적이던, 강압적이지 않던 기수니, 계급이니, 하며 존재하지 않음? 군대는 약간 더 강압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있는 사회라고 생각하시면 됨.
그런 상태에서 기강이 문란해지고 해이해지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함? 계급이 무색해짐.
둘째로, 우리나라 군부대는 "전쟁" 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함. 필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뭐 전쟁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러니까.. 매일같이 잠도 안 자고 경계근무니, 순찰이니 당직근무니 불침번이니 해 가며 근무를 매일매일 돌아가면서 서는 것 아니겠음? 그렇다면 당연히 기본적인 군기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필자임.
하지만, 그런 군기를 조여야 한다, 풀어야 한다.. 이런 논리들의 맹점을 악용하는 현역 병사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게 필자의 생각임.
일단 조여야 한다의 맹점은 뉴스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음. 해병대 사건 하며.. 김일병 사건이라던지.. 군 부대 내에 수많은 자살병들 등등...
그리고 풀어야 한다의 맹점은 본인이 여태껏 설명한 에피소드들임. 물론 필자가 있었던 부대의 병사들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함. 우리 현역병들.. 불쌍하지만 그래도 본인 일에 충실히 임하며 아무리 시바시바 거리면서 달력의 날짜를 세더라도.. 막상 열심히 해야 할 때가 되면 열심히 또 열심히 한다는 것을 필자도 알고 있음.
하지만, 이런 군기의 문란은 제재를 가해서라도 하면 안 될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 필자의 생각임.
최소한 군기가 아니더라도, 짐을 힘겹게 들고 가는 본인의 동료가 있으면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음? 필자는 그런 광경을 보며 참 기분이 아행행했음.
본인도 참 군기가 빠지고 문란했을 거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거라고 생각함. 맞음. 본인도 그다지 군기가 바짝 들어서 날아다니듯 행동하는 그런 군인은 아니었음.
허나, 최소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예의범절이라던지, 인지상정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열심히 도와주려고 노력했음.
끝으로.. 지금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본인의 여친생각이나 부모님생각이나 친구생각 혹은 다른 생각을 하는 현역 병사들의 무사 제대를 기원하고 또 기도함. 어느 한 군데 다치지 않고 몸 성히 나와서 다른 예비군들처럼 과장도 할 수 있고, 뻥도 칠 수는 있지만, 사실을 이야기할 때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남을 생각하는 예비군이 되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