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전날 먹은 술 때문에 속은 쓰리고
소셜에서 구매한 포장마차 라는 라면은 박스채로 사서 그런지 질려서 손도 대기 싫다.
친구가 집뜰이 선물로 사준 짜파게티 한박스가 있으니 짜파게티요리사가 될까도 했지만
뭔가 얼큰한게 계속 땡긴다.............
김치찌개나 끓이자 싶어 찬장을 뒤져보는데
왜 내 자취집에는 그 흔한 참치캔하나 혹은 스팸쪼가리도 없는걸까...
세상에 나 홀로 남은 기분이다.
하지만 자취남 찬선 30세.
혼자살면서 이것저것 다 갖춰가며 살수 없기에 늘 입버릇처럼
"자취남의 음식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해먹는것!" 이라 외쳐왔다.
마음을 가다듬고 냉장고를 뒤져본다.
예전에 사둔 참치들이 보인다.
냉동실 구석진곳에서 가다랑어도 보인다.
'옳치 오늘은 내놈으로 하자.'
이 가다랑어는 예전에 회떠먹을라고 참치 주문할때 타다끼용으로 구매했던 놈이다.
타다끼...저번에 한번 해봤는데 피비린내가 너무 강해서 간신히 먹었던 기억이 있다.
어찌됐건 그때 타다끼는 망했지만 가다랑어가 원래 우리가 흔히먹는 캔참치로 가공되는
녀석이므로 이번 김치찌개는 망할것 같지는 않다.
일단 가다랑어 와 메까속살 한블럭을 해동한다.
해동할때는 큰 그릇에 소금왕창 넣고 약 10분간 물에 잠기게 해두면 된다.
근데 가다랑어가 너무 커서 한쪽씩 해동하느라 도합 20분을 해동했다.
물론 메까속살은 10분만에 건져서 해동지에 잘 싸서 냉장고 싱싱칸에 보관.
이따가 김치찌개 망하면 이거 간장찍어서 와사비 올려가지고 밥먹어야 되기땜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
가다랑어를 해동하는 동안 냄비에 김치와 김치국물을 넣고 기름에 살짝 볶았다.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는 살짝 볶으면 더 맛나다. 내 입에는...
해동된 가다랑어를 냄비에 넣........넣을수가 없다. 너무 크다.
이거 원래 덩어리는 더 큰데 타다끼 해먹는다고 1/3가량 쓰고 남은게 이정도...
쏙 넣을수 없어서 적당히 구겨서 쑤셔 넣었다.
간이 배일수 있도록 집개를 이용해서 계속 꼬집어주었다.
꼬집을때마다 결대로 갈라지지 참치김치찌개의 모양은 안나온다.
그래서 요리의 이름을 바꿨다. 김치찜으로....
한참을 바글바글 보글보글 끓이는데 뭔가 허전하다.
고민끝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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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넣었다.
이제 좀 마음이 편안해진다.
삼겹살이 다 익고 이제 맛을 본다.
아우 비려-_-.......
너무 비리다.
가다랑어 이자식 강적이다.
소고기든 물고기든 날로먹는걸 더 선호하는 나인데 피비린내가 으으~~~
결국은 비장의 무기를 넣는다.
바로 커민파우더.
양꼬치 먹을때 찍어먹는 쯔란이란 녀석을 가루로 만든거다.
예전에 막창냄새제거 작전에서 큰 공을 세운 영웅이다.
톡톡 3번만 뿌려줬다.
맛을보니 쯔란김치찜이 되었다.
가다랑어도 독한놈인데 얘는 더 독하다.
톡톡 3번 뿌렸다고 음식맛이 확 바뀌냐-_-
어찌됐건 비린내따위는 다 사라졌다.
나는 쯔란향도 좋아하니까 뭐...
혼자먹는 밥상 초라하지 않게 이쁜접시에 셋팅!
우리집에 이 접시밖에 없다는 소문도 있다.
참치회 먹을때도 뭘 볶을때도 항상 이접시..
생각처럼 가다랑어에는 국물이 배이지 않는다.
여러모로 식재료로 사용하기에는 별로다 이녀석....
그래서 가공해서 통조림 만들고
섬나라에서는 말려서 가쯔오부시를 만드나보다.
나도 말려서 가쯔오부시나 만들어볼껄.......그럼 네이트 메인감인데.........
송도유원지 소풍갔다가 남은 즉석밥 챙겨온거 전자렌지에 팅! 해서 셋팅.
햇반이 아니라 '오뚜기 작은밥' 이라서 어색한 '즉석밥'이라는 표현을 쓴다.
김치찌개를 끓이려다 김치찜으로 급선회를 해서 그런가 국물이 조금 짰는데
간이 잘 배이지 않는 가다랑어에는 짠 국물이 오히려 플러스.
워낙 덩어리가 커서 참치보다는 고기 먹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한상 잘 차려먹고 컴퓨터 하면서 간식으로 메까속살 썰어서 와사비 올려 간장에
찍어먹었다.
역시 이게 더 맛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