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자부심으로 인해 한국 뿐 아니라 일본차 역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는 유럽전략형 모델인 'i' 시리즈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i40를
투입한 데 이어 지난 13일 열린 '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식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신형 i30를
소개하며 유럽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가 2007년 준중형 i30를 첫 출시한 이후 i10(경형)과 i20(소형), i40(중형)을 연이어 내놓은 뒤
다시 신형 i30를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에서 'i' 시리즈는 '혁신'(innovation)과 '기술'(intelligence)이라는
의미 그대로 진화해 왔다.

◇'i 시리즈', 유럽서 성공가도 진입=구형 i30에서 2011년 신형 i30까지 'i'시리즈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번 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i30을 꼼꼼히 살펴 보면 그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녹아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년 첫 출시된 구형 i30는 해치백 스타일의 준중형 모델이었다. 유럽 소비자들이 원하는 도심 주행 능력과
넉넉한 적재 공간, 스타일 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고 현대차는 이후 나온 i10, i20 역시 모두
해치백으로 밀어 붙였다.
여기에 현대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패밀리룩을 더했다. 2007년 당시 현대차가 고안한 'i'시리즈의
패밀리룩은 가로 바(bar) 형태의 전면 그릴이었다. 패밀리룩의 채용 역시 브랜드 디자인의 일관성을 원하는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춘 선택이었다.
엔진에도 유럽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됐다. 구형 i30에는 1600cc 가솔린 엔진에 더해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가솔린 모델(13.8km/ℓ)보다 디젤 모델(16.5km/ℓ)의 연비가 2.7km/ℓ 높았고 이는 이른바 '클린디젤'
수요가 많은 유럽시장을 겨냥한 엔진 라인업이었다. i10과 i20도 같은 이유에서 디젤 모델을 추가했다.
'i' 시리즈의 유럽공략은 일단 성공적이었다. 수년간 1.5% 안팎에서 움직인 현대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i'시리즈 출범 후 높아졌고 지난 5월에는 3%를 넘어 서기도 했다. 상반기 유럽 판매는 20만대를 기록했고
평균 점유율은 2.8%로 올라섰다.
◇'패밀리룩' 개선과 '다운사이징' 적용=
신형 i30는 기존의 i30 시리즈에서 몇 가지를 개선했다. 기존의 해치백 스타일을 유지한 대신 가로 바 형태의
패밀리룩을 '헥사고날'(8각형) 형태의 전면 그릴로 교체했다. 최근 국내와 미국시장에서 가파른 판매증가세를
보여 온 아반떼MD에 적용된 것과 같은 패밀리룩이다.
가로 바 패밀리룩으로 유럽시장에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존 패밀리룩이 다소 밋밋하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엔진에도 변화를 줬다. 신형 i30은 1400cc U2 디젤엔진과 1400cc급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구형 i30보다 배기량이
200cc 줄어 들었다. 보다 가볍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소형엔진을 단 것이다.
이른바 엔진 크기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것. 이 역시 최근 다운사이징 바람이
불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판매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변화다.

i시리즈의 진화는 신형 i30보다 앞서 출시된 i40에서도 나타난다.
중형 i40는 경형~준중형에 머물러 있던 'i'시리즈의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려 프리미엄 이미지를 주고자 했다.
동급 최초로 무릎 에어백이 포함된 7에어백을 탑재했으며 최첨단 시스템인 전자파킹브레이크와
차량 자동정차유지 기능인 '오토홀드(AVH: Automatic Vehicle Hold)'를 기본으로 달았다.
차량 실내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770mm로 넓어져 그동안 출시된 'i'시리즈 가운데 가장 크다.
물론 신형 i30를 통해 정립된 'i'시리즈의 정체성은 그대로 계승했다. 헥사고날 패밀리룩과 해치백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고 1700cc급 디젤 엔진을 얹었다.
이렇게 'i'시리즈는 진화해 왔고 현재까지 성공가도를 달려 왔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이 만만치 않다.
상반기 최대 점유율을 보인 폭스바겐이 12.2%에 불과할 정도로 주요 메이커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얼마만큼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정준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