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눈과 입이 되어 주어야한다.
그냥 사라질 수 있는, 세상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
흐림없는 눈으로 이야기 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 만든 영화 <도가니>
영화를 보는 순간부터 끝날때까지
누구하나 뭐라할 것 없이 저절로 반사적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영화에 대한 것이 아니다.
실화속 가해자들과 비리로 썩어 문들어진 이 사회에 대해
차마 입밖으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자연스레 튀어나왔다는 뜻이다.
이 영화는 영화로서의 관점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무수히 많은 불편한 진실들의
극히 일부분들을 뒤늦게 알아간다는 관점!
약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부조리한 현 우리 사회구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해준다는 관점에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러는 영화가 너무 사실감있게 묘사해서
보기 껄끄러웠다는 이도 있지만
실제 현실은 우리가 보기 싫어하는 것보다
몇곱절은 더 질퍽하고 더럽다는 거..
영화적인 제약이 있어 다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아쉬웠다.
그리고
좀더 그 분노에 불을 지필 수 있게
스토리를 구성하고 전개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영화 <도가니>
실화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부분들이 영화적인 요소로 담기에는
다소 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이 영화는 충분히 그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때문인지
정말이지 영화보는 내내 육두문자가 절로 튀어나왔다.
종교와 교직의 천직을 가진 이들이 벌인
인간 이하의 행동과
전관예우니 뭐니 썩을대로 썩은 사회의 거미사슬은
정말이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난 다음날이지만
아직까지 그들에 대한 분이 가시질 않고
오히려 더 끓어 넘치고만 있다..
<도가니>
이 영화는 실화라는 점을 재구성하면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있는 사실을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설정 역시
답답하게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공유라는 배우의 성숙된 연기가 매력적이었지만
그것은 영화속 이야기에 묻혀 버릴 정도로
<도가니>는 지옥의 불구덩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화가
욱 하고 치밀어 오를 정도로...ㅠ..ㅠ
엔딩에서는 영화적 요소를 약간 가미 했지만
그것은 작가나 감독이 우리를 대신해서
하고자 했던 행동과 생각들을 대신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게 넣었다고나 할까..
무언가 많은 말을 하고 싶었다.
<도가니>를 보고나와서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만 같은..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꼭 봐야한다!
세상이 나를 바꾸지 못하도록
세상을 우리가 바꾸기 위해서
모두들 이 불편한 진실을 봤으면 한다.
정말이지 영화를 보는 내내
내 입에서 동물농장 몇 개는 만들어 낸 거 같다는..ㅠ..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나역시
그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낀다.
**
참고로 자애학원은 조만간 이름을 바꿔 운영을 한단다.
현재 그때 가해자들도 복직을 했다고한다.
그리고 지체장애아까지 확대해서 운영을 하겠다고 한다.
시에서는 매년 수백억이 넘는 돈을 그 시설에 주고 있는 걸로 안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도 책임지는 이는 없고
가엾고 어린 피해자들만 소리없이 침묵하고 있다.
영화에서 자애학원 교장은 종교와 하나님을 운운하며
그같이 인간이하의 만행을 저질렀다.
이 부분이 사실이라면 다시한번 더
종교인들의 이기심이 인간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사탄을 위한 종교는 아닐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진다는..
그들이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이들에게 사탄이라고 칭하듯이
위와 같은 표현을 한 것이니 다른 오해는 마시길..
인간에게 종교는 신을 위한,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그저 하나의 수단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