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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야

000000 |2011.09.28 02:52
조회 3,991 |추천 0

친구들은 내가 술을 좋아하고 남자들과 헌팅하는 걸 좋아하는 철 없는 애인 줄 알아.

 

사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 화장도 잘 하지 않아 옷도 구질구질한 것만 입고 다녀

남자건 여자건 낯가림이 심해 모르는 사람이 있는 자리 자체가 쥐약이야

 

그럼에도 주말마다 번화가에 나가는건, 혹시라도 아주 우연찮게 너와 마주칠까봐 여서야

어색한 인사에 3분도 걸리지 않는 대화를 위해

나는 주말 밤마다 어울리지도 않는 짙은 화장에 예쁘고 짧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서.

그런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 게 약 한 달 반이었어

 

내가 너를 좋아하고 있는 것은 너도 알고 있었고,

그걸 즐기려는 건지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도 어느 정도 호응을 해줬으니까

하지만 그걸론 모자랐어 한참 모자라서 참을 수가 없어서

네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생활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너 아니면 답을 내려줄 사람이 없어서 막무가내로 고백했던거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야

단지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 고생을 하며 너를 찾아다닌 게 아니야

 

내가 너에게 고백한 당시엔 무덤덤 했는데..

날이 갈 수록 너에게 왜 그런 말을 한걸까 작게 후회가 되는 것 같아.

반대로 거절당한 내 마음이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임에 안도하기도 했어.

 

가끔 생각해보곤 해 차인 후에도 지금과는 달리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톡을 보내고 전화를 하고 얼굴을 봤다면

나는 과연 어떤 표정으로 어떤 목소리로 어떤 눈빛으로  너를 마주했을까?

 

지금보다 더 힘들었을까?

차였구나..새출발하자! 라며 너와 나는 그저 아는 사이라는 이름표에 만족했을까?

 

목을 들이민 것도 나고 여기가 내 목입니다 내려쳐주세요 라며

칼을 쥐어 준 것도 나인데 왜 이렇게 힘든걸까

답을 내려 준 것 뿐이데 마치 네가 나에게 죄를 짓는 상황을 만든 것 같아 걱정되 

 

저번 주엔가 고백 후 처음으로 마주쳤지,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설레이기도 했고

먼저 시선을 피한 것에 대해서도 만감이 교차해.

내가 먼저 연락하지 말자 라고 내뱉은 이상 책임지려고 해 이 글은 나의 마지노선이 되어야 할 거야

네가 연신 내뱉던 미안하단 말이 걸려 더 이상 나에게 미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친구가 알려준 방법으로 확인해 본 결과 네가 내 번호를 아직은 지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무관심인지 연민인지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위안 삼아 힘내보려고 해

 

j야 남은 한 학기 무사히 마치고, 졸업해 원하는 일자리를 갖아 가족들에게, 직장에서, 주변사람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남자가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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