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이 보는 한국 기독교/교회의 문제
냥
|2011.09.30 21:02
조회 472 |추천 5
저는 모태 신앙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꽤나 어린 나이에부터 독실하신 할머니를 따라 교회를 집처럼 드나들던 20대 여자입니다.
긴 글이지만 시간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0년 동안 지켜보면서 이렇게 기독교가 욕을 먹은 적도 없는 거 같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기독교인들의, 성직자들의 범죄와 대형 교회의 비리, 그리고 개인적인 기분 좋지 않은 경험들까지요. 솔직한 마음으로서는 저는 굳이 교회를 다닌다고 알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시선이 매우 적대적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저도 이런 사회적 문제에 무심한 크리스찬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3년을 지내며 기독교에 대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예수님을 믿지만 저는 한국 교회는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라면 말이죠. 어떻게보면 무교, 다른 종교분들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욕을 들을만한 입장인지도 모르겠네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 고등학교는 작은 크리스찬 사립 학교였습니다. 대형 재단 (기독교 재단들도 많지요) 사립학교를 세우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일반 교회에 딸린 사립학교도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 학교는 적어도 부모중 한명이 크리스찬이여야 들어 올 수 있는 학교였고 한국 유학생들은 그 조건에서는 예외였습니다. 미국 학생들 중에도 자기 본인은 크리스찬이 아닌 사람이 꽤 되었고 한국 유학생들은 대부분 다른 종교이거나 무교 였습니다. 호스트 가족과 함께 다닌 교회는 한국 개신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로교 교회였습니다.
1. 전도의 방법
어느 종교나 자신의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독교도 그렇지요. 그런데 왜 한국 기독교는 유독 전도의 방법에 대해 욕을 먹을까요?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땅끝까지 전하라는 것이 크리스찬들의 의무라고 되어있습니다. 미국 학교, 교회에서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하는 이야기가 "하나님을 믿는게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 라는 것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믿음을 가짐으로서 제 자신이 너무나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좋은 화장품을 알게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듯 하나님을 알게 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가 '안 믿으면 지옥간다' 라는 이유보다 훨씬 크지요.
한국은 어떻습니까?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이라는 것이 한국 기독교 전도의 캐치 프레이즈가 되어버렸습니다.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또는 집까지 찾아가서 무턱대고 예수를 믿으라고 합니다. 어떤 분이 다단계냐고 비판하셨듯이, 전도를 많이 해 오는 사람은 상을 줍니다.
기독교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는 "불신 지옥" 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는 하나님, 예수님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 사명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나열한 한국 기독교의 전도방법들이 이웃들에게 "사랑"이란 것을 얼마나 보여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랑으로 전도하시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션-정헤영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기부, 직접 몸을 던져서 하는 봉사,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과 무한해 보이는 행복까지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부부지요. 그 분들이 크리스찬이란 것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한번도 "불신 지옥이니까 교회 가야해요" 라고 전도를 한적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가르쳐주시고 말씀하신 사랑을 직접 실천하며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그 사랑이 밖으로 드러나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과연 그들을 무엇이 저렇게 아름답게 하는 가 궁금하게 됩니다. 저는 그것이 진정한 전도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저렇게 좋구나" 라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할 수 있도록요.
제가 미국 학교는, 기독교 학교지만 크리스찬이 아닌 학생들에게 믿으라고 반 강요를 하진 않았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침마다 학생들 개개인을 위해 모여 기도하시고 개인적으로 기도 카드를 써서 아침 조회 시간에 그 학생에게 직접 주고는 했습니다. '나는 오늘 널 위해 기도했단다' 라고 말입니다. 미국 선생님과 친구들도 무교였던 한국 친구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때로는 많은 토론을 하였습니다. 한국 친구들이 때로는 적대적으로, 아님 궁금해서 묻는 질문들을 크리스찬으로서 성실하게 답해주었습니다. "니가 잘못됬어, 기독교가 짱이야" 앞뒤 없는 말이 아닌, 대화를 통해 서로 끊임 없이 이해해려고 노력하고 말입니다.
제가 다녔던 미국 교회에서도 전도를 실적을 쌓는 듯이 하지 않았습니다. "전도"가 바로 사람들을 하나님을 믿도록 하는 것을 고백하게 만드는 것이라기 보다는 제일 먼저 교회에 와서 사람들과 만나고 얼마나 좋은지 '초대'라는 형식이었습니다. 영어로 자주 하는 말이 "share the gospel" 입니다. 좋은소식을 나누란 말인데요. "불신 지옥"이 좋은 소식일까요? 아니면 "하나님을 믿음으로서 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소식인가요?
저와 크리스찬 친구들은 락밴드를 만들어 자선콘서트를 개최해서 수익을 전부 기부 한적이 있습니다. 또 어린 7학년 아이들과 멘토링 그룹 시간을 바쁜 스케줄 사이에도 가졌습니다. 학교 클럽에서도 모은 예산을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기부한다던지 실질적인 봉사를 많이 했습니다.모두 하나님의 도움 안에서 할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제가 미국 학교에서 배운 것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나' 였습니다. '얼마나 하나님이 무서우신 분' 이 아니구요.
2. 한국 기독교의 권위주의
제가 장로교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이부분은 장로교를 중심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많이 보셨다 시피, 특히 '도가니'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한국 장로님들의 이미지는 '사회에서 성공하신 분이고 항상 말쑥한 정장을 입고 다니며, 헌금도 많이 하시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장로님들이 장로라는 직책 때문에만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것입니다. 장로직은 선출 직입니다. 장로교는 성경에 기초한 일종의 '헌법'에 따르는 어쩌면 민주적인 커뮤니티 입니다. 보통 교회 봉사등으로 추천이 되시고 시험, 교인들의 투표를 거쳐서 선출되는 것으로 알 고 있습니다.
어쩌면 위계 질서가 확실한 한국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 한국 교회 사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목사님, 장로님들... 교회에서 '높으신 분'들이면 그 직책 때문에 믿음의 깊이가 존경 받게 되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저의 호스트 아빠께서는 미국 명문 리버럴 아츠 대학을 졸업하고도 신학 대학에 까지 가서 공부하신 분입니다. 그 분께서 제가 다니던 교회의 장로인 줄은 한 참 뒤에 알았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장로님의' 깔끔하고 부자같아 보이는 이미지와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교회를 올때면 조금 후줄근하게, 목티에 청바지, 샌들등으로 옷을 입고 오시고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교회 밴드에서 봉사 하셨습니다. 옷을 그렇게 입고 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빠가 신학대학에서 공부할 때 였던가, 어떤 거지에게 왜 교회를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 거지가 교회는 좋은 옷을 입어야 갈 수 있는게 아니냐고 자기는 좋은 옷이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호스트 아빠는 그 후 특별한 행사가 아니고는 '좋은 옷'을 입고 교회에 간적이 없다고 합니다. 보기에는 그냥 40대 아저씨 같아보이지만, 헌금도 눈에 띄게 많이 하시는 분도 아니지만, 호스트 아빠는 분명 교인들에게 존경 받으셨습니다. 교회를 마치고도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걸어왔고 호스트 아빠는 깊고 긴 신앙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저에게도 진심어린 신앙적 멘토가 되어주셨구요. 요즘 교회 고위 성직자들의 비리 뉴스를 보면 진정한 크리스찬 리더십이 뭔지 생각하게 됩니다.
3. 헌금?돈?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시는 부분이 헌금이란 부분입니다. 크리스찬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 생각하며 그것을 돌려드리는 것이 헌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십일조를 내 본적은 없지만 한국 교회에서 십일조는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십일조, 감사헌금, 특별헌금을 하시는 분들의 이름이 매주 주보에 오른다는 것입니다. 진실한 믿음으로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데 그 것 만으로도 하나님께 칭찬 받을 일이 아닌가, 굳이 주보에 이름을 올릴 필요가 있나..싶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주보는 항상 헌금 총액과 교회 남은 예산을 표기했지만 개인적인 이름은 올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한국 교회는 비지니스화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미국의 한인 교회에 한번 갔을 때도 헌금을 많이 내라는 눈치를 누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헌금은 교회가 운영되는데 필수 조건이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쓰여져야 합니다. 그럼 이론적으로 좋은 곳에만 쓰여져야 하는데 왜 한국 교회들은 특히 헌금과 관련된 비리와 횡령등으로 자주 입에 오르내릴까요.
제가 무턱대고 한국 기독교를 폄하하고 미국 기독교가 최고란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미국 기독교중 정말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았고 미국 크리스찬들도 미국 기독교의 문제점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제가 미국에서 살면서 느끼고 체험한 기독교는, 욕을 먹고 손가락질 받을 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기독교 문제점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한국 기독교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닌 '교회를 믿는 것' 처럼 되어버렸다는 것 입니다. 간디가 말했지요, '나는 예수를 좋아하지만 기독교 인들은 싫어한다'구요. 과연 한국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진정하게 따른다면 욕을 먹을까요?
한국에서도 정말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이 깊으신, 진심이신 기독교인들이 있습니다. 미국에도 크리스찬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오점을 덮으려고 하는 가짜 기독교 인들도 있습니다.
더이상 소수의 문제, 진짜 믿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단이다 라는 말로 정당화 시키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을 보여줄 있는지 한번더 생각하고 기도해 볼일입니다.
두서가 참 없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