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재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비롯해서 수입맥주 전문점, 셀프 맥주바 등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수입맥주는 100여 종이 훨씬 넘는다.
그중에서 '유럽맥주 Top 10'을 꼽아 보았다.
아래 10개의 맥주는 1위부터 10위까지 순서대로 순위를 매긴 것이 아니며,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만큼 모두 훌륭한 맥주들이다.
참고로 나의 평가 외에 'BA 평점'이라 하여 해외 유명 맥주 평가 웹사이트인 'Beer Advocate'의 평점을 적어두었다.
이들의 평점은 5.0 만점인데, 3.0이 넘을 경우 꽤 괜찮은 A급 맥주라 볼 수 있고, 3.5가 넘을 경우 매우 뛰어난 A+급 맥주라고 평할 수 있다.
국내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 중에서 내가 꼽은 '유럽맥주 Top 10'은 다음과 같다.
국가 -독일
이름 -슈나이더 바이세 TAP7 운저 오리지널
(Schneider Weisse TAP7 Unser Original)
종류 -헤페 바이젠 (밀맥주)
평가 - ◎ (A+) / BA 평점 3.99 (A+급)
독일 남부 바이에른 지방의 켈하임(Kelheim)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한 'G. Schneider & Sohn'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맥주다.
1872년 게오르그 슈나이더라는 사람이 왕실 소유의 밀맥주 양조장을 사들여, 현재까지 6대에 걸쳐서 운영하고 있다.
양조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슈나이더와 그 아들들', 즉 슈나이더 가문이 대대로 가계 경영으로 맥주를 만들고 있다.
'TAP7 운저 오리지널'은 말 그대로 이 가문에서 만드는 모든 맥주의 원조격인 제품인데, 게오르그 슈나이더 1세때부터 내려오는 전통 레시피로 만들어낸 맥주다.
그 후손들이 레시피를 추가하여 'TAP 1', 'TAP 2'.... 를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TAP 1 마인 블론즈' 맥주를 마셔보았더니, 내 입에는 오리지널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 맛이었다.
'슈나이더 바이세 TAP7 운저 오리지널' 이 맥주는 신맛, 단맛, 쓴맛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며, 진한 호박색의 빛깔답게 깊고도 진한 맛이 일품이다.
마시는 순간 눈,코,입이 매료되고, 마시는 동안 그 황홀한 맛에 취하고, 마시고 나서는 긴 여운에 사로잡혀서, 마셔도 마셔도 질리지 않는 최고의 맥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밀맥주를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이 맥주를 통해서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자존심인 '헤페 바이젠'의 진수를 맛볼 수 있으며,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독일
이름 -크롬바허(Krombacher Pils)
종류 -독일식 필스너
평가 - ◎ (A+) / BA 평점 3.29 (A급)
깊고 진한 맛.
독일식 필스너 치고는 홉의 쓴맛이 약해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맥주의 맛을 구성하는 중요한 세 가지 맛이 쓴맛, 단맛, 신맛인데, 이 맥주는 맛있게 쓰고 맛있게 달다. 즉, 쌉싸래하면서 고소한 맛이 딱 알맞고도 조화롭게 드러난다.
라거 계열 - 독일식 필스너 맥주 중에서 딱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없이 '크롬바허(Krombacher Pils)' 이 맥주를 권한다.
국가 -독일
이름 -웨팅어 헤페 바이스(Oettinger Hefe Weissbier)
종류 -헤페 바이젠 (밀맥주)
평가 - ◎ (A+) / BA 평점 3.49 (A급)
깊고 진한 맛.
거품이 풍부하고, 바나나향이 잘 느껴진다.
피니시에서 드러나는 밀맥주 특유의 안 좋은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격이 저렴하여 조금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비싼 밀맥주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괴테가 즐겨 마신 맥주라 하여 '괴테가 사랑한 맥주'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웨팅어 헤페 바이스(Oettinger Hefe Weissbier)' 이 맥주는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밀맥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해 준 맥주다.
국가 -독일
이름 -투허(Tucher Helles Hefe Weizen)
종류 -헤페 바이젠 (밀맥주)
평가 - ◎ (A+) / BA 평점 3.87 (A+급)
바나나향 + 바닐라 느낌.
바디감이 좋고 부드러운 맛을 지녔으며, 어느 하나 거슬리는 맛이 드러나지 않는다.
맥주는 당연히 양조장에서 갓 나온 비여과, 비열처리의 생맥주가 가장 맛있고, 그 다음이 여과 처리 후 스테인리스통에 담은 케그 맥주가 맛있고(양조장이 아닌 일반 호프집에서 마시는 생맥주),
그 다음이 여과 및 열처리로 효모와 기타 잡균을 모두 제거하여 유통기한을 늘린 맥주가 병맥주와 캔맥주다.
병맥주와 캔맥주 중에서는 개인적인 경험상 언제나 병맥주가 더 맛있다.
그런데 '투허(Tucher Helles Hefe Weizen)' 이 맥주는 국내에 캔맥주밖에 들어오지 않아서 병맥주 맛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
캔에 들어있는 맥주가 이 정도로 맛있는데 병맥주는 얼마나 더 맛있고, 심지어 생맥주는 얼마나 환상적인 맛일지 기대된다.
국가 -독일
이름 -벡스(Beck's)
종류 -독일식 필스너
평가 - ◎ (A+) / BA 평점 2.92 (B급)
맛있게 쓰고 은은한 향이 나는 전형적인 독일식 필스너의 맛으로,
언제 마셔도 안정적인 맥주다.
독일 북부의 항구도시 브레멘(Bremen)에서 생산되는 맥주로, 벡스 회사의 맥주는 독일에서 수출량이 가장 많은 맥주이기도 하다.
국가 -체코
이름 -부데요비츠키 부드바(Budejovicky Budvar)
종류 -체코식 필스너
평가 - ◎ (A+) / BA 평점 3.68 (A+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국의 라거 맥주인 버드와이저(Budweiser)의 원조격인 맥주다.
말이 원조지, 이름만 그렇다는 것일 뿐, 두 맥주는 전혀 다른 맥주다.
'부데요비츠키 부드바(Budejovicky Budvar)' 이 맥주는 체코 남부 보헤미아 지방의 체스케 부데요비체(Ċeske Budějovice)라는 작은 도시에서 생산되는 맥주로,
몰트와 홉의 맛이 조화롭고, 맛있게 쓰다.
체코식 필스너답게 홉의 쓴맛이 꽤 드러나지만, 체코를 대표하는 또 다른 필스너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만큼 부담스럽게 강하지는 않다.
원래 이름은 부드바이저 부드바(Budweiser Budvar)이지만, 미국 맥주 버드와이저(Budweiser)와의 오랜 상표권 분쟁 때문에,
유럽 밖으로 수출될 때에는 '부데요비츠키 부드바(Budejovicky Budvar)'라는 이름이 붙는다.
체코 남부의 아름다운 중세도시 체스키 크룸로프(Český Krumlov)를 여행하고 나서 그 근처의 체스케 부데요비체(Ċeske Budějovice)에 들러,
'부데요비츠키 부드바(Budejovicky Budvar)' 이 맥주를 양조장에서 갓 나온 생맥주로 꼭 마셔 보고 싶다.
국가 -독일
이름 -헤닝거 라거 비어(Henninger Lager Bier)
종류 -유럽식 페일 라거
평가 - ◎ (A+)
가볍고 시원한 페일 라거 타입의 맥주다.
국내에 수입된 독일 맥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페일 라거 맥주이기도 하다.
필스너 맥주보다 홉의 쓴맛이 덜하고 라이트한 바디감을 가진 페일 라거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게 되는 필스너와 달리
상대적으로 가볍게 '벌컥벌컥' 마실 수 있어서, 등산을 갈 때 나에게는 꼭 필요한 맥주다.
유럽식 페일 라거는 같은 페일 라거라고 해도, 물 탄 맛이 나는 밍밍한 미국식 페일 라거와는 분명히 다르다.
'헤닝거 라거 비어(Henninger Lager Bier)' 이 맥주는 시원하고 상쾌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깊은 맛을 지닌 매력적인 맥주다.
국가 -벨기에
이름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종류 -유럽식 페일 라거
평가 - ○ (A) / BA 평점 3.08 (A급)
호가든(Hoegaarden)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벨기에 맥주 가운데 하나다.
페일 라거 타입인 데다가 옥수수가 함유되어 홉의 쓴맛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상쾌한 청량감이 기분 좋다.
코리앤더, 오렌지 껍질 등의 부가물이 첨가되어 시큼한 맛을 강하게 내는 밀맥주인 호가든(Hoegaarden)은 나로서는 정말 좋아하기 힘든 맥주이지만,
유럽식 페일 라거의 진수를 보여주는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이 맥주는 지금까지 마셔본 벨기에 맥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음에 쏙 든다.
국가 -독일
이름 -쾨스트리처(Kostritzer Schwarzbier)
종류 -슈바르츠 비어 (흑맥주)
평가 - ○ (A) / BA 평점 3.87 (A+급)
커피 + 다크초콜릿의 맛과 향이 드러난다.
볶은 몰트를 사용하여 만드는 흑맥주는 기본적으로 커피,초콜릿,캐러멜 등의 맛이 느껴지는데, 잘못하면 맥주가 맛없게 달 수 있다.
맛없게 달지 않고 맛있게 달려면, 강하고 자극적인 단맛이나 밍밍한 설탕물 맛이 나면 안되고,
달짝지근하거나 고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쌉쌀한 쓴맛이 잘 받쳐주어야 한다.
'쾨스트리처(Kostritzer Schwarzbier)' 이 맥주는 이러한 맛을 제대로 구현하여, 맛있게 달고 맛있게 쓰다.
입안 가득 고소하면서도 쌉쌀한 맛과 향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흑맥주 중에서 딱 하나를 마셔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쾨스트리처(Kostritzer Schwarzbier)' 이 맥주를 고를 것이다.
국가 -터키
이름 -에페스(EFES)
종류 -독일식 필스너
평가 - ○ (A) / BA 평점 3.04 (A급)
쌉싸래하면서도 부드럽고 깊은 맛과 드라이한 피니시가 인상적인 맥주다.
최상급의 맛은 아니지만, 유럽의 변방 터키라는 나라에서 이런 맛의 맥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객관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맛을 가졌지만, 터키 여행 내내 함께했던 추억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맥주다.
바닷바람이 귓가를 스쳐가는 보스포러스해협 유람선 갑판 위에서, 붉게 물들어 가는 신비로운 이스탄불의 노을 풍경 속에서,
카파도키아 지방의 작열하는 태양 밑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맑고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진 쪽빛 바다의 먼 수평선과 맞닿아 있는 에게해 해변에서......
다시 한번 '에페스(EFES)' 이 맥주를 꼭 마셔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