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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먹먹한 맘에 쓰는 몇자락

24/女 |2011.10.06 13:46
조회 307 |추천 3

 

 

 

 

걍 밑도끝도 없이 음슴체로 시작함

 

두달 전 클럽을 갔었음.

클럽이란데가 좀 그렇듯 사람 부대끼고 뒤에서 누가 터치한데도 괜히 오바해가며 피할필요는 없지 않음? 걍 그러련히 잘 놀다 조심히 집에 가면 끝이지 나이트처럼 통성명할 것도 없고 여기서 내 인연을 만나겠쒀! 라는 각오로 오면 나만 손해인 ..

근데 난 손해를 본 것가은 기분에 이글을 씀.

 

아 여기서 클럽얘기전에 나란 사람을 말하자면

연애를 시작하면 오롯이 그 사람밖에 모르는 순진하기 짝이없는 그니까 여우보다 곰에 가까운 사람임.

엄마보다 남자친구가 더 무서워서 친구들을 만나서 좀 늦어지면 또 싸우겠지? 싶은 생각에 집까지 불이나케 달려가 통금시간에 집전화로 남자친구 핸드폰에 번호가 찍히도록 전화를 했어야만 했음.

그래서 내 아름답던 스무살부터 3년동안 클럽이란데는 먼나라 이웃나라 였음.

헤어지고 나서 죽을만큼 무너질것같았으나 어찌됐든 살게 되고, 주위 친구들이 그동안 연애때문에 못해봤던 일들 해보라며 (그니까 혼자라서 편한 일들) 클럽이든 나이트든 소개팅이든 실컷함.

그런데도 누굴 만나고 나면 더 옛사람이 그리워지던 나였음.

 

그런 찰나에 지금 말하려는 그남자는 클럽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맘이 끌림.

결코 키가 크거나 잘생겼거나 뭐 진짜 그런게 아님

나한테 번호를 물어봤고 난 그때 좀 건방지게 이렇게 번호 가져가서도 어차피 연락 안하지 않을꺼냐면서 으름장을 피워댔었음. (그래놓고 번호 냅따 줬으면서)

근데 그사람은 정말 시시콜콜 연락을 아주 잘해줬음

친구들과 여행가서도 회사에 있는 나를 위해 풍경 사진들을 찍어 보내줘가며 오늘 하루도 힘내라고 다정한 문자를 마쿠마쿠 보내줌.

난 참고로 밀당같은거 절대 못함. 성격도 성격인지라 싫으면 싫은거 티나는게 어쩔수 없는데 좋은건 어떻게 감춤? 고로 나한테 일일이 연락해주고 떠들어 주는 사람이 좋지 과묵하게 여자 안달나게 하는 사람은 질색임.

 

점점 연락하는 횟수가 늘고  몇번 만나보니 이사람 참 열심히 잘 사는 사람이라는걸 알 수 있었음.

(난 '귀찮아' 라는 말이 입에 베어있는 게으른 사람을 싫어함)

그 사람도 연애를 오래하다 헤어져서 누구를 사귀는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고, 나역시 마찬가지였음.

그 사람은 10번을 만나보자고 제안했고 선뜻 수긍하진 못했지만 우선 그래보기로함.

 

근데 문제는 내가 10번을 채운다고 생각하고 만나면서부터 마음이 점점 쏠리기 시작함.

회사 회식자리에서도 몰래 빠져나가 그 사람이 보고싶어 보러가고, 친구들과 있다가도 늦어지면 전화해주는 다정함에 맘이 따뜻해짐. 누군가가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마음에 녹록해졌더것같음.

어느순간엔 사귀는 사이로 스스로 오해할만큼 부쩍 스킨쉽도 많아짐.

내 머리론 이대로라면 10번후엔 사귀겠다 싶었음.

 

9번째만나는날 내 친구의 커플들과 술자리를함.

술을 어느정도 마신 나는 유난히 센치해짐 바람쐴겸  밖에 나와있는데 그 사람이 나옴.

이때다 싶어서 이제 한번 남았는데 그 한번을 채우고 나면 우리 사이가 뭐가 달라지냐고 물어봄.

 

일일이 대화를 나열할 수 없으니 내가 기억나는 비수같은 말만 명언처럼 써보겠음.

 

" 넌 너무 착하다. 좋다. 근데 사랑은 아닌것 같다. 나는 사랑 하는사람이랑 사귀고 싶다 이젠 "

" 넌 그 전 여자친구들이랑 너무 똑같다. 그래서 싫다 "

 

마음이 그렇다면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는 말에

 

" 너무 착해서 미안해 말 못했다.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냈으면 좋겠다 "

 

뭔가 뒷통수를 뽷 맞은 듯한 기분이었음

물론 사귄건 아니였으니 이걸 이별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필요도없고 뭐 아프고 힘들것도 없지만

왠지 말로 표현안되는 절절함이 있었음.

 

난 3년 사귀던 남자친구 이 전에도 중학교때부터 만나던 7년간의 연애를 했었음.

아마 연애를 계속 하던 버릇이 나한테 남아있어서 지금 혼자인 이 시간들이 익숙해지지 않아

나와 듣는 음악 취향만 같아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봤다고만 말해도 그 사람에 대한 관심사가 폭풍처럼 밀려옴.

이 사람이 그랬음.

자기 전에 듣고 있는 노래가 우연히 같은 노래이거나

마치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마냥 편하게 이야기가 통했음.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취향이 맞는 좋은 오빠가 어쩌면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나도 하기는 함.

 

근데 괘씸한 마음이 이루 말할 수 가 없음.

 

내가 매달려가며 만나자고 한것도 아니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내입에서 확인것도 아니고 먼저 내뱉은 말들에 의미를 둔 내가 바보임?

뭐 이런 바보천치가 있는지 자존심이 바닥끝까지 내려앉음.

 

결론적으로 남자는 맘에 없어도 여자를 만나는거에 대한 부담감이 원래 없음?

 

내가 쉬워보였는지 진짜 술집에서 만난 사람은 술집에 끝내야되고, 나이트는 나이트에서 클럽은 클럽에서 그말이 맞는거임?

사람 인연은 어디서 어떻게 올지 모른다는 생각은 나의 동화속 상상력에만 존재하는건지

왜 그 사람이랑 실랑이를 벌이며 그날 밤 했던 이야기들이 며칠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건지 화가남.

 

여자는 튕겨야 제 맛이다.

역시 연애는 밀당이다.

지겨운 얘기는 이제 그만 난 그렇게 못타고 나서 배워도 못함 성격을 개조해가면서까지 누굴 만나고 싶지도 않고.. 아 근데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럼 밀당을 원한 이남자와 난 어차피 인연이 아니였던건가

 

 

아 나 지금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도 모르겠음..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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