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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진화의 시작.

장정훈 |2011.10.07 17:17
조회 6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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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원래 영화는 보고나서 바로 평을 올려줘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버리는 영화가 있다.
그런 경우는 딱 두 종류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평을 쓸까 말까 계속 고민하게 되는, 그냥 그저그런 영화일 때이고,
둘째는, 뭔가 영화를 보면서 느끼긴 느꼈는데, 어떤 말로 잡아내야 할지 막막해서 그런 경우다.
그리고 이 영화는, 두번째의 경우다.

원숭이가 지구를 지배한다는 설정의 말도 안되는 에스에프영화이고,
게다가 약점 투성이일 수 밖에 없는 프리퀄영화다.
그럼에도 이렇게 호평을 받으며 흥행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꽤나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행동과, 원숭이의 행동,
상황상황이, 시계태엽의 톱니바퀴처럼 짝짝 맞물려 돌아간다.
억지스러운 상황이나 설정은 보이지 않는다. 
'아. 이런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런 장면들을 보여줬었구나..'하는 생각을
영화보면서 꽤나 많이 했다. 

게다가, 볼때마다 감탄하는 그 기술력.
원숭이들의 표정연기가 정말 대박이다. 
그리고 그 연기의 중심에, '앤디 서키스'라는 뛰어난 배우가 있다.
온몸에 타이즈를 입고 골룸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영화에서 당당히 주연을 맡았다. 
그의 살아있는 표정과 몸짓을
뛰어난 기술자들이 멋지게 그려주고 다듬어줘서,
침팬지 시져는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우리를 돌아보게 해준다는거다.
머리좋은 원숭이의 말도안되는 SF임에도,
우린 이 영화에서
억압받는 약자와 소수의 고통을 본다.
그리고 폭력이라는 잔혹한 행위 앞에 무릎을 꿇는 그들을 본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생명을 가진 무언가는 항상 언제나 그 무언가 답게 살아야한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자신답게' 살기 힘든 이유는,
수많은 폭력과 괴로움들이 그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속의 원숭이들이 진화하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우리 인간들은 아직 진화를 덜 한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인류라는 이름의 우리들의 진화는 현재도 진행중이고,
폭력이라는 도구를 버릴 수 있어야, 마침내 진화의 종점에 다다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아주 잘 짜여진 블록버스터.
올 여름에 제대로된 블록버스터 못봐서 후회하시는 분 있으시다면, 당장 가서 즐겁게 감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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