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김대감집 안방 마님이 강아지를 처음 키워 보는거라
강아지에 대해서 아는게 도통 없어 모르는 거 투성인지라
떵띠리를 보니까 너무 잘 생겼고 아주 똑똑해 보여서
하루는 떵띠리한테 대감 댁을 방문하는 많은 과객들 중에
불온한 서적을 가져 오는 자가 있는듯 하니까
보고 그런 일을 발견하거든 콱 물어 버리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떵띠리 수준을 잘 몰라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떵띠라 안방 마님이 일을 시키니까 기고만장해서 마당을 어슬렁 거리며 돌아 다니면서
이 과객 저 과객을 살펴 보는데
문에 들어 오던 한 과객이 다른 과객에게 인사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다가
주머니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 건내는 것을 보고
안방 마님이 시킨 일이 생각 나서
냅다 가서 그 과객의 거시기를 물어 버렸습니다.
그 과객이 떵띠리한테 이 짐승 놈이 못하는 짓이 없네
짐승 주제에 사람을 물어 이 강아지야라고 호통을 치면서
왜 그랬느냐고 몰어 보니까
그 떵띠리 왈
안방 마님이 시켜서 자긴 시킨대로만 했다라네요
그 과객이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인들한테 물어 보니까
하인들이 저 떵띠리는 지가 사람인 줄 알고 있고
안방 마님이 시키는 건 다 할라고 뎀비는지라
보통 상식으로는 애기가 안된다고 설명을 하니까
그 과객이 안방 마님을 찾아 가서
자초지정을 애기하고
작년에 본 과객을 다시 만나 반가움에 인사를 하고 통성명을 했는데
어찌 저 떵강아지가 자신의 거시기를 물어 버리느냐고
어찌 저런 떵 강아지한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느냐고 따지니까
그 마님 왈 그럴 수도 있지요라고 했습니다.
그 과객 참 어이가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인천 김대감 안방 마님에게는 젊고 멋 있는 사내 동생이 있었는데
서울에서 관리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갓 결혼을 해서 깨가 쏱아지게 살고 있는데
하루는 퇴근 시간이 다 되서
토끼같은 마누라가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야 나 자기를 위해서 맛있는 요리 만드는데
부엌칼이 너무 뽄때 없고 안드니까
독일제 쌍둥칼 하나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마누라 말이라면 잘 들어야지 하고
퇴근 길에 백화점에 가서 쌍둥이 부엌칼을 하나 사서 자기 가방에 넣고
집으로 가느라 택시를 잡아 뒷자석에 타고 가는데
길이 막혀서 신호 대기에 걸려서 주춤거리고 있으니까
지루한 김에 와이프한테 줄 칼이 생각 나서 그 칼을 보면서 즐거워할 마누라 생각에
가방에서 칼을 꺼내 들어 보면서 멋있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건널목에서 교통을 관리하던 경찰이 그 장면을 보니까
영락없는 택시 강도인지라
운전 기사가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총을 꺼내 들어 겨누면서
도검류 불법 소지 및 강도죄로 체포하여 경찰서로 이첩을 했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갇혀 있던 동생이
참 억울하다 생각해고 그래도 관리 중에 계급이 조금 높은 매부가 생각나서
김대감 안방마님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자신은 억울하다고 하니까
이 마님 노발 대발하면서 경찰서장 목아지를 따버리겠다는둥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다짜고짜 김대감을 대동하고 서울 경찰서로 방문해서
내가 인천 김대감 안사람인데
내 동생이 그럴 사람이 아니고 경찰이 뭔가를 잘못했다고 막 따지니까
경찰은 이미 재판에 넘어 갔으니까 재판 결과에 따르라고 애기하고
돌려 보내려 했으나 막무가네인지라
경찰 변호사를 불러서 설명을 부탁 했는데
경찰 변호사가 김대감 안사람 말을 다 듣고 한 대답이
그럴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그럴 수도 있느냐고 법대로 하라고 난리 법석을 치는데
그 변호사 왈
매 번 똑같은 애기를 반복해서 애기할 수 밖에 없고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녹음기를 틀어도 그렇게는 안하겠다 싶을정도로 같은 말만 반복하는 변호사를 보면서
이 무식한 법쟁이야 니가 얼마나 잘났는지 보자고 난리를 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집 문을 들어 서는데 떵띠리 아무 것도 모르면서 반갑다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대는데
그 집안에 있던 과객들이 이미 그 소식을 다 들은지라
문을 들어 오는 안방 마님 들으라고 지나 가면서 그럴 수도 있지요 라고 하면서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세상살이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