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판을 많이 접해보기는 했지만 글을 올리게 된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톡이되고싶다 이런 욕심아래 쓰는것이 아니라,
판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수있다는게 지금 제가 처한 상황에 큰 도움이될 것같아
이렇게 올립니다. 욕을 들어도 상관은 없으니 그냥 진심어린 조언만 부탁드릴게요.
최대한 간결하게 쓴다는게 1000일동안 있었던 걸 정리하려자니 조금 길어졌어요.
외국에 와서 고등학교과정을 마치고 대학생이 된 사람입니다.
외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남자친구(A) 를 사귀게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나이였어요.
A는 저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했습니다. 꼭 사겨야 된다고 생각했다고했습니다. (물론 제가
남들 눈에 특출나게 이쁜 외모도 아니고 전 그저 평범한 수준의 여학생이었습니다)
A는 저를 소개받고 우리는 서로 안지 거의 한달도 안되어서 사귀게되었습니다.
저도 A가 무척 맘에 들었거든요.
아무튼 저희는 남부럽지않게 너무나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귀었습니다.
처음 제 생일때는 A가 조그맣게 집앞에서 촛불 이벤트도 해주었었고,
아플때는 죽을 끓여줘서 떠 먹여주고
잠에 잘 못드는 절위해 항상 자기전에 노래를 불러주고 잘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아주었습니다.
제 무뚝뚝한 남동생에게도 친한 형처럼 잘 대해주었고
저희 엄마 생신때도 케이크와 장미꽃다발을 드리면서 진심으로 축하드렸던 아이입니다.
밤늦게까지 저를 데리고있었던 적도 없었고, 왠만하면 저희 집에서 엄마와 제 동생과 함께
지냈던 A였습니다. 그때 저희가 고3이었거든요.
대학시험을 치르고 저는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들어가게되었고, A는 안타깝게 대학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재수를 시작하게 되었죠. 그러고 제가 대학에 들어가는 동시에 저희 엄마와 동생은
아버지가 있는곳으로 다시 가게되었습니다.
그 후로 전 A에게 모든걸 의존했습니다. A는 저에게 엄마와도 같고, 아빠와도 같고,
친구와도 같고, 동생과도 같은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A 부모님께서도 절 많이 챙겨주셨어요.
그러고 저희는 매일 붙어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많은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항상 아름답고 이쁘게 사랑한건 아니였어요. A는 저에게 항상 헌신적이었지만
저는 이기적인 사람이었고 일단 A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던 애였습니다.
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천사같던 A는 어느새 저에게 욕을 하고있었고 조금만 욱하면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했었습니다.
괜찮았어요. 제가 그렇게 만든것이라고 믿었고, 그당시 A가 힘든일이 많았는데 제가 옆에서
도움이 되긴 커녕 철부지없는 여자친구란 짐이 되고있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제가 대학교 3학년일때, A가 드디어 같은 대학에 들어오게되었습니다.
너무 행복했어요. 우린 드디어 CC생활을 하게되는구나 싶었고 A도 자기가 대학에 들어왔으니까
그동안 챙겨주지 못했던 부분도 많이 챙겨주겠다고 미안했었다고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정말 남부럽지
않게 지내자고 그랬어요. 대학생활 열심히 끝마치고는 꼭 결혼하자고.
그런데.. 이 행복을 년수로 3년을 기다렸는데 정작 3주 만끽했네요.
오해가 있었어요. A가 저에게. 그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오해를 키운 저도 잘못이지만,
A는 다혈질이었던 성격때문이었는지 저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겨주었어요.
항상 제가 잘못한 적이 많긴 했지만, A는 싸우면 헤어지자는 말을 자주해오곤 했어요.
물론 일주일도 못가서 미안하다고 돌아오기도했었고 항상 제가 울면서 붙잡기도했었죠.
근데 이번엔, 제가 받은 상처가 커서였는지, 아니면 쌓여왔던 헤어지자는 말에 제가 지쳐있었던건지,
못잡겠더라구요.
그 오해가 풀리고나서 다시 A는 사과했어요.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매일같이 울면서
저에게 전화가왔었고, 집앞으로 찾아와서 항상 편지를 두고 갔었고...
그런데 제 사랑이 종지부를 찍었었던 걸까요. 마음이 아파오지조차 않았습니다. 허탈한 감정.
그냥 아무런 느낌조차 느껴지지않았습니다. 그냥 사랑이란 것도 다 부질없는 놀음이구나.
죽어야겠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후로 A는 몇개월을 매달렸어요.
전 매몰차게 남들이 보면 무서울 정도로 A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러고 저희의 만남은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1000일날 끝이나버렸습니다.
그 후로도 A는 계속 저에게 연락해왔었고, 기다리겠다, 무조건 너가 상처가 아물고
다시 맘을 열때까지 기다리겠다 했어요. 흐지부지 끝내지 못하고 (정이 무서운거더라고요) 지내다가
제가 먼저 새로운 사람이 생겨버렸고, A는 결국 저와 연락을 끊었죠.
그러고 몇 달 후에 A도 새로운 사람이 생겼구요.
그런데 문제는, A와 헤어진지 반년이 넘어가는 지금에도 자꾸 A가 꿈에나와요.
이제 다 잊었다고 자부했는데 무의식중에서도 계속 생각을 했던건지 자꾸 A가 아른거려요.
A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고 가슴이 아려와요.
A가 제 사람인 것 같아요. 1000일동안 단 한 번도 A가 질린 적도 없었어요.
싫어진 적도 없었어요. 내 옆에 존재한다는 자체가 행복이었어요.
늦게와서 깨달은 제 잘못이긴 하지만..
돌이키고 싶기도 하지만.. 남들이 봐도 그렇듯이 저도 잘알아요. 그럼 안되는 상황이라는걸.
그럼 저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저에겐 시간이 약이 아닌것 같아요. 반년이나 흘렀는데도 가슴이 아리니까요.
사랑할 때 받은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것도 저에겐 불가능 한 것 같아요.
잊혀지기는 커녕 A가 내사람이었다 라는 확신이 자꾸 드니까요.
운명적인 인연이 존재하나요?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정말 운명인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운명적인 인연은 만들어 나가야 하는건가요?
조언좀해주세요. 조언이아니면 정신차리게 따끔한 말이라도 해주세요.
지금 상황에선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옆에있는 남자친구나 놓아줘라' 라는 말은 굳이 안해주셔도 돼요. 저도 그러려고 마음먹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