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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은 우리가, 과실은 안철수가

고구마 |2011.10.25 09:29
조회 112 |추천 1
“고생은 우리가, 과실은 안철수가 … ” 편지에 떨떠름한 민주당

[중앙일보] 입력 2011.10.25 00:30 / 수정 2011.10.25 08:44

‘안철수 등장’ 정치권 반응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캠프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날 무소속 박원순 후보 캠프를 방문해 ‘응원 편지’를 전달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서였다. 나 후보는 박 후보를 겨냥해 “남자가 쩨쩨하게 그런 치졸한 선거 캠페인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 안 원장이 등장한 것은 선거 판세가 박 후보에게 어려워졌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당당한 1 대 1 대결을 원한다. 여성 후보를 상대로 야권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해 박 후보를 협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회의에선 안 원장을 공격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안 원장이 박 후보를 도와주기로 하고 방식은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한쪽은 (선거) 지원을 앵벌이 하고 다른 한쪽은 시혜를 베풀 듯하고 있다”며 “소통과 대화를 중시하는 이 시대에 걸맞지 않은 태도와 방식”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에 대한 안 원장의 지지 선언을 공식적으론 반겼다. 그러나 내부 기류는 달랐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안 원장 문제에 대해 대부분 침묵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원과 지지층이 움직이면서 승기를 잡았다”며 ‘민주당 주도론’을 강조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만이 “안철수의 지지를 환영한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은 안 원장의 개입이 박 후보의 선거엔 도움이 되겠지만 민주당엔 입지를 축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당 조직을 총동원해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뚫어내는가 싶었는데 막판에 나타난 안 원장은 ‘지지 선언’ 한 방으로 박 후보가 이길 경우 모든 과실을 독차지하게 생겼다”며 “앞으로 안 원장이 정치세력화를 꾀하면 민주당은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박 후보 캠프 대변인인 민주당 소속 우상호 대변인이 이날 안 원장과 박 후보 회동에 앞서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담은) ‘레터인가 뭔가’를 전달할 것”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민주당의 떨떠름한 기분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신용호·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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