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만난지 곧있으면 700일이네요.
올 크리스마스이브가 2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모든걸 함께 했습니다.
그는 32살 전 27살이에요.
2009년 12월 전 직장에서 만나 사내연애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마냥 좋기만 하고 그의 사소한 문자 하나에도 웃고 기뻐했었지요.
하지만 24시간을 같은공간에서 있다보니 사소한 일로 싸우기도 엄청 싸웠습니다.
사람들의 등살에 못이겨 제가 퇴사를 했고 그리곤 싸우는 일은 줄어들었네요.
2010년 12월 그가 전과 다릅니다.
그의 행동이 변해갑니다.
전화를 해도 '응, 아니' 대답만 하고 문자는 없고 같이 있어도 외로웠습니다.
그런 그가 술을 마시고 말하더군요
자기가 요즘 변한것 같지 않냐고... 예전처럼 설레임이 없다며 처음부터 같이 지내는게 아니었다고 하더라구요
마냥 그가 좋기만 했던 저는 어이도 없고 충격적이더라구요.
화를 내듯 말했더니 자기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것보다 말하는게 낫지 않냐며 오히려 정색하던 그...
권태기가 온거니까.. 잘 참을수 있을거라 생각 했습니다.
톡을 보면서 권태기 극복법도 찾아보고 그가 좋아하는 취미를 같이 하려 노력도 해보고
정말 오만짓을 다 해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저도 지치고 화가났고 결국 그는 올해 초 제 생일에 헤어지자고 했어요.
첨엔 잡았지만 제가 너무 잘해줘서 실증난다는 그의 말에 저도 마음을 접기로 했습니다.
30분쯤 지났을까.... 그가 오더니 한번만 봐준답니다.
자기가 한번만 참는다고 앞으론 그러지 말라네요.
그는 제가 그를 구속하는것 같아 답답했다고 하네요.
잘해줘도 너무 잘해줘서 싫었답니다 그게....
그땐 그가 마냥 좋았기에 다시 만났습니다.
차라리 그때 헤어졌으면 덜 힘들었을것을....
2011년 3월 그렇게 그와 다시 만나고 있을때 그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한답니다.
치킨집을 한다네요.
제가 식품쪽을 전공했고 그도 전 직장이 식품회사 였거든요.
첨엔 말렸어요. 힘들걸 알기에.....
그래도 무조건 해야겠답니다. 고집이 센 그이기에 말리는것도 포기했어요
저만 믿고 한다는 그의 말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 시작한일 망하게 할수는 없어 열심히 도와줬습니다.
제가 주방을 맡고 그가 홀을 맡기로 했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을때라 퇴근하고 치킨집으로 바로 가 닭을 튀기고 2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그때까지 가게에 있었어요
집에와서 씻고 잠들면 3시~4시. 늦으면 5시...
아침 출근을 하기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은 6시 30분..
하루에 많이자야 3시간을 자면서 그의 일을 도와줬어요.
그렇게 2달 반을 일하다 너무 힘이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일만 하고 그에게 월급을 받기로 했지요.
그와 하루종일 같이 있는게 그땐 또 좋았어요.
헌데 또 24시간을 같이 붙어있다보니 싸우는 일이 잦아 졌고 그와 헤어짐을 3번정도 더 했던것 같네요.
역시나 1시간 정도면 다시 화해하긴 했지만요.
가게가 대박은 아니라도 나쁘지 않게 되곤 있지만 그에게 들어오는 돈이 없다기에 그럼 알바를 구하자 했습니다
저에게 주던 월급은 알바비로 나가면 그에게 들어오는 돈은 80만원 정도 늘어나게 되는거고
전 전처럼 회사를 다니며 가게일을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제가 조금 더 고생해서 돈을 모으고 싶었어요.
회사를 알아보는 저에게 그는 서운함을 너무 대놓고 표출했고 거기에 전 또 서운해서 크게 싸우기도 했네요.
그래도 다독여서 전 요즘 회사를 알아보고 있답니다.
그와의 결혼.. 아직 결정되어진건 없습니다.
그냥 그와는 서로 결혼을 하기로 말이 된 상태.. 그게 끝입니다.
처음 만났을때 그는 독신주의 였고 가게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제서야 결혼을 생각했다합니다.
어쩌면 그가 생각을 바꿨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엔 결혼을 했을수도 있겠네요.
서로의 사정을 알기에 그냥 결혼을 하자는 저와 아무것도 없는데 결혼할수 없다는 그의 입장차이로 여전히 저흰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사람들 입니다.
그의 가족들은 절 며느리감으로 생각하시지만.. 저희 부모님은...... 그를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그의 조건들........
그의 학벌도... 그가 외롭게 자란것도..... 가게로인해결혼도 전에 저를 고생시킨다고 생각하시고.......
그래도 제가 좋다하니 어쩔수 없다 하시면서 저 몰래 점을 보러 3곳을 갔다고 합니다.
다들 똑같이 하는 말이
저와는 짝이 될수 없다, 결혼을 하면 제가 첫날부터 울게된다, 우리집식구가 될 사람이 아니다, 그와 헤어지면 훨씬 좋은사람 만날텐데 왜 못 빠져나오느냐 등등...
좋은말 한번 못들으셨으니 더더욱 맘에 차지 않으시나 봅니다.
부모님 마음은 딸이 고생하는것도 싫으시고 좋은 사람 만날수 있을텐데 헤어지질 못하니 안타까우신가봅니다.
저희 부모님이 한번씩 그런말 하실때마다 제가 대충 넘어가고 그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저희 부모님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저 상처받을까봐 그 말씀 잘 안하십니다.
그와 저 티격태격하며 어느덧 700일을 앞두고 있네요.
그 시간동안 싸우기도 진짜 많이 싸우고 좋을때도 있었지만 전 어느누구보다 평범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었어요.
27살이라는 제 나이에 맞게.....
정말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퇴근을 하면 친구나 남친과 수다를 떨며 차도 한잔 마시고 저녁을 먹고 영화도 보는...
그런 평범함이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제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제 자신이 한심해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했어요.
그와 싸우면 헤어지려고 맘을 수십번도 더 먹어 봤었고 아예 다른곳으로 가려고 짐도 싸봤었지만 매번 마지막에 무너지더라구요.
그게 사랑때문인지 아니면 정때문인지 헷갈렸었어요.
근데 이제 그게 사랑이든 정이든 상관하지 않으려구요.
톡에 보니 어떤분이 이런 말을 하셨더라구요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해 봐라, 그게 행복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행복이라면 결혼이 맞지만 미래를 상상했을때 불행하다면 결혼하지 말아라. 행복하기에도 부족한 날에 불행을 상상하는건 아니지 않느냐..."
그와의 결혼생활... 상상해보면 행복한날보다 불행한날들이 먼저 그려지는건 왜일까요...
앞으로 지금처럼 고생하며 살고 싶지도 않고 저 많이 좋아해 주는 사람 만나 사랑받으며 살고 싶어요.
그를 제가더 많이 좋아하기에 희생했고, 그에게 맞추려 노력했고, 그와의 사랑이 깨지지 않기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이젠 그런 바보같은 사랑이 무의미하단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그와 헤어짐을 결심했어요.
전 어쩌면 그가 제 생일날 헤어짐을 고했을때부터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헤어지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그는 제인생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마음이 아프거나 눈물이 나거나 하진 않네요. 저 눈물 참 많은데....
이제 내일 그를 만나면 헤어짐을 말할까 합니다.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도 않을것 같아요.
전 제 마음을 그에게 모두 줬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 했으니까요.
그와의 헤어짐을 결심하고 저의 미래를 상상하면 행복한날이 많이 보이네요
이제 다시 제 인생을 잘 살아보려고 노력 해야겠습니다.
그냥 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적다보니 마음도 더 홀가분해지는 느낌이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