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바치는 글.
애기
|2011.10.31 17:10
조회 291 |추천 3
안녕하세요, 요새 판을 보다가 자살에 대한 글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거기에 대한 제 의견을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글을 쓰기 전에 "네가 뭔데" 라는 식의 말이 나올 것 같아제가 이러한 글을 쓸만한 자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현재 스물 한 살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중고등학교 때까지 여러가지 일로 자살시도했고,최근까지도 여러가지 일로 우울증으로 정신과에 다녔으며작년에 따돌림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살한 동생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읽고 공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런 글 자체가 제 삶에 대한 넋두리일지도 모르겠지만,답답하고 이런 얘기 자체가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익명으로라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한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자살한 사람에 관한 글을 보면 " 자살을 할 용기로 살아가면 좋았을텐데. "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말씀드리면,사람이 힘들다고 생각한 것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내가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구렁텅이로 빠졌다고 생각이 되면,내 인생의 실타래가 엉켜서 풀려고 손조차 댈 수 없다고 생각이 되며내가 이 시련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데에 대해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눈 앞이 깜깜하게 되고, 극단적으로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것을 끝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자살인 것입니다.
자살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많이 싸우시고 이혼얘기, 돈얘기 다 꺼내시면서철이 일찍 든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거기다 막내가 자폐를 앓는 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사춘기가 왔던 것 같습니다.초중학교 때 전형적인 범생이었던 저는 친구로써 비호감 대상으로 떠오르며 따돌림을 당하며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 적응 자체를 못했고, 학교에서는 자퇴서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기숙사 생활을 하며 소수의 여자아이들과 3년 내내 같이 살았고,그 여자애들은 자신의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만으로내 다이어리를 뒤져보고 문자를 훔쳐보고 대놓고 욕하고 뭐, 그랬던 것 같네요.그래서 현재까지도 대인기피, 대인불신, 사회부적응, 거기에 또래 여자애들에 대한 증오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거기에 자신에 대한 외모적 컴플렉스와 낮은 자존감.
내가 도대체 왜 사나 싶은 의문.모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던 저에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제 동생의 자살.제 동생과 저는 사고방식이 비슷했고 살아온 길도 비슷했습니다.그런 동생이 작년 기숙사에서 자살했습니다.저는 장례식 때도 울지 못하고 웃으며 사람을 맞을 정도로 믿지 못했습니다.거기다 장례식 때 주저앉아 계시는 부모님.
평소 애정표현 안하시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제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억지로 끼워맞춘 퍼즐조각이 다 무너져 내린 기분."
모든 사람들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일 이후로내 주위 사람들이 저를 불편해 하더군요.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솔직히 어떻든지 상관없었습니다. 오히려 솔직히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그 어색한 미소, 어색한 말. 그런 것들이 오히려 전 불편했습니다.
동생이 자살한 후 동생이 자살한 시간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가족이 사고를 당할까봐 두려운 과민반응.어차피 떠날 사람이라 생각되어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고,결국 정신과 찾아가서 우울증 약 받아먹고 매일 술 먹고,그렇게 제가 망가져 갔었네요.글로 쓰면서 보니 저도 참 바보같이 지냈네요 ㅋㅋ
집에 가족들도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엄마 아빠 막내 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고저는 집에 위화감이 들어서 집에 내려가지도 않고, 그랬던 것 같네요.
그런데, 그 일도 일년이 넘어가고, 벌써-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어릴 적의 일도 다 상처로 남고 했지만,사람을 보고 이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 어느 척도가 세워지게 되고사람을 잘 골라 보는 데에는 일가견이 생긴 것 같네요 , 정말.물론 사람을 못믿는 것은 안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만..사람으로 인해 상처 받는 것에 대한 경계랄까, 그런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저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고, 훗날엔 저와 같은 일들로 힘들었던 분들을 위한 봉사를 하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정말 내가 이겨낼지 의문스러웠던 내 앞길을 막았던 일들.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증오.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나를 향해 늘 손뻗어준 사람들을 내가 무시한 것은 아닐까.나는 내 부모님, 내 베프들 다 잊고너무 나만 생각한 것 아닐까...
자살할 정도로 힘드신 분들.
자살을 하면 몇 분 고통스러운 후 편해질 지도 모릅니다.하지만 당신의 주위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채 평생을 보내게 됩니다.당신의 몇 안되는 진정한 친구라도, 당신의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지낼지 아십니까?
평생, 그 죄책감 하나를 안고 살게 됩니다.죄책감과, 앞으로 당신과 함께 할 미래가 없다는 그 슬픔.
지금 크게 느껴지는 그 일이,훗날 보았을 때 매우 작게 느껴진다는 것.그것은 겪어 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조금만 여유 가지고 살아봅시다.정말, 끝이 보이지 않던 길이사실은 내 자신의 환각에 의해 뺑뺑 돌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