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렇게 줏대 없으니 左派단체 먹잇감 된 것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밤샘 협상을 벌여 10월 31일 새벽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방안에 합의했다. 야당이 폐기를 주장해온 투자자 국가소송 제도(ISD)의 유지 여부에 대해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미국과 협의를 시작해 1년 안에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또 FTA 체결에 따른 농업과 중소 상공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구체적 보전 대책을 일괄타결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반(反)FTA파들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ISD 폐기 없이는 절대 비준할 수 없고 합의문대로 하면 여당에 협조하는 것처럼 비친다"며 김 원내대표를 몰아세워 결국 여야 합의를 무효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국회에서 여당을 상대하라고 투표를 통해 원내대표를 뽑아놓고선, 그 대표가 여당대표와 합의해 서명까지 한 문서를 깔아뭉개려면 무엇 하러 원내대표를 뽑았단 말인가.
민주당 강경파들은 상대국에 투자한 기업이 상대국 정책 변화로 손해를 봤을 때 제3중재기구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인 ISD가 주권(主權)을 포기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 협상을 시작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2007년 4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ISD는 세계적으로 정착된 투자자 보호제도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FTA 체결시에는 ISD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오로지 미국과의 협상에서 같은 제도의 도입을 배제한다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반FTA파들은 시치미를 떼고 ISD 제도가 불평등협정의 핵심인 양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다. 국민을 건망증 환자로 아는 철면피한 태도다.
민주당의 반FTA파들은 이래야 좌파정당과 좌파 시민단체인사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야권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보통 오산(誤算)이 아니다. 이렇게 줏대가 없으니 제1야당이 시민단체들의 먹잇감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