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에 남편만나 자상하고 따뜻한사람이라고 여기고 다음해 4월 결혼하고...8월에 아이를 낳았어요.
시댁에서 갖고있던 햇빛안들던 창고방을 신혼집으로...아이를 낳고...살았어요.
친정식구가 와도 잠도 못자고 가고...친구들이 놀러와도 불편하고...방이 하나니깐..
그래도 좋았어요...^^
아프다고 뱃속에서 진단받은 우리 복덩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었고..
남편도 잘해주고...
그러다 남편벌이로는 아이키우기 어렵고...일단 햇빛드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친정.시댁 넉넉한것 아닌거 알기에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했던 저는 다시 어린이집을
알아봤어요..
우리아이 18개월....그때까지 모유수유했는데.. 출근준비하느냐...억지로 모유 뗐어요...
울고울고울고....
서울 동네의 어떤 가정보육시설에 아이와 함께 출근하기로 했어요.
근데..말이 보육시설이지...아이들 사육소였습니다....제가 처녀시절 근무하던 환경과 너무 달랐습니다..
제아이가 걱정이되더군요...결국 4일 출근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얼마나 눈물나고 속상하던지....
아이를 데리고 일하는것도 단점이 있기에...시골에서 농사짓는 친정엄마에게 부탁드렸습니다.
연세가 있고 무릎관절수술하셔서 몸이 불편하신데도..자식이 먹고 살려고 한다니 기꺼이
아이와 저를 받아주셨어요..주말부부가 된거죠..
저는 아이를 혼자 보낼수 없어서 아이와 함께 지냈어요...
제가 어린이집에서 일을 하면서 1년이 다되어갈때..남편의 이직을 권유했습니다.
아이가 크면서 아빠를 많이 찾더라고요...
주말부부도 그만하고 시골에서 여유롭게 살자고....
기사일을 해서...윗사람 스케줄맞추면잠도 못자고 일만하니까요...
친정쪽에 철강회사도 많고..산업단지도 커져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사왔거든요..
나이도 젊은데....차라리 기술이나 자격을 갖고 하는일이라면 나이먹고도 내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어요..그리고 서울에서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다 월세집에 잘해야 빌라 전세쯤 사는게
너무 답답했어요..시골에선 5천만원 전셋집이어도 햇빛잘들어오는 빌라에서 살수 있으니까요..
서울 아닌곳에서도 사람들 잘 살고 있으니...
일마치고 금요일이면 피곤하지만...막히는 길을 뚫고 세네시간씩 운전해서 서울로 갔어요.
아빠랑 친할머니,할아버지 보여줘야한다는 일념하에....그러고 일요일이면 또 내려오고...
2년째 주말부부로 접어들면서...출장이라며 제가 서울에가도 집에 들어오질 않네요..
친정집엔 명절.휴가.생일.결혼기념일..아이생일...한번도 안오고...
그래도 의심하면 안되는줄 알았어요...의심가긴 했지만...
저도 힘들지만..남편도 혼자서 외롭게 돈벌고 있으니..
그럴수록 한주도 빼놓지 않고 서울로 달려갔어요..그사람이 바쁘니까..내가 더 자주가서
아이보여줘야겠다고..
그렇게 만 2년을 보내고 올 4월. 힘들었던 주말부부 청산하고. 동네에서 햇빛제일잘드는
깨끗한 빌라로 이사왔어요. 양쪽 부모님들 너무 좋아하시고..주변사람들 고생 많이 했다고..
그리고 합치자 마자 5년만에 둘째가 생겼어요...너무너무 좋았는데..
이상하게 자꾸 싸웁니다...서울살땐 제가 힘들다고 짜증내도 다받아주고 아이도 잘 봐주던 사람이..
아이를 귀찮아하고..새벽 3시4시에도 잠을 안잡니다..
조금만 언성 높아지면..서울시댁가서 일주일씩 있다오고....임신한 저는 혼자 집에 멀뚱 있고...
입덧으로 병원다니다가 겨우 입덧가라앉아서 이뿐우리아들 김밥싸주던 토요일...7월 2일...
기능사 시험보러간다고 나가던 남편이 전화기가 안된다며 제 전화를 가져간데요..
그러라고 내어주고는..김밥싸서 아이와 가까운 공원에 소풍갔어요..도시락먹고 돌아오니
집에 인터넷전화로 애아빠가 전화왔어요...친구한테 전화왔다고 전화해보라고..
그래서 전화했더니...
친구가 울면서 이야기 합니다.
- 싸이월드보고 전화했다는 여자가 저를 안다네요..저랑은 연락이 안되서 제친구홈피가서
연락처 있길래 전화했다고. 말좀 전해달라고.제남편과 1년을 한집에서 살았답니다.
아이도 둘이나 생겼었지만 수술했고..아직도 만나고 있지만 헤어질꺼라고.
거짓말을 어찌나 잘하는지..그여자는 총각인줄 알고 만났고..6개월전쯤 의심하는 여자에게
이혼남이라고 둘러댔다고..그리고 제가 주말이면 올라가던 서울집에도 갔었답니다..
거기서 자고오고.여자랑 둘이산것도 아니고. 여자본가에 들어가 살았데요..데릴사위처럼..
미친놈..........................그러느냐고 애가 보고싶다고 해도,제가 입원을 해도,
우리엄마가 쓰러져도 1년넘게 코빼기도 안비췄던거에요..
친구를 통해서 그얘기를 듣는데...눈앞이 캄캄했어요...당장 뱃속의 아이는 어째야 하나...
친구가 울면서..살지마...응???꼭 살지마...나쁜놈이야...
맞아요...살림 합치고 세달동안 싸울일도 아닌걸로 피말리며 싸우면서 이상하다이상하다 생각했어요..
그뒤로 여자한테도 전화옵니다..저 임신해서 지쳐서 밤에 곯아떨어져 있으면..밤새 서울갔다 왔답니다.
오히려 여자가 묻네요.."거기서 살았어요???"4월부터 7월까지 한집에 살았어요....물론 싸움핑계로
서울가서 몇일씩 있었지만..애아빠 성질부리고 서울가있을때 저희집에서 엄마모시고 고기먹자고..
언니,형부들 모였는데 옥상에 돗자리 펼려니까 돗자리에서 서류가 뚝떨어져요..뭐지???
언니가 낚아서 보더니.."이 미친놈 뭐냐" 가짜 이혼증명서였어요...그여자네 집에서 의심하니까
그거 만들어서 갔다줬다네요.............미친놈...
휴......망설일것도 없고...시댁에 전화했습니다.
데려가시라고....그날오후...시험마치고 일찍 와야는데 안오네요..밖에서 지 친구들한테 어떡하냐고
전화하고 지랄떨고 있었데요..들어오자마자 무릎꿇고는 나오지도 않는 눈물 쥐어짜길래..
그럴꺼 없다고....이혼이라고..
친정엄마..우리언니..형부가 먼저 왔어요..아빠는 찢어죽인다고 흥분해서 떼어놓고 왔다고...
엄마..충격먹어서 말도 못하고..나쁜놈..나쁜놈소리만...하세요...주먹한방도 못쓰고..
뒤늦게 시부모.시이모 왔어요...
엄마가 데려가라고...애보믄 저새끼 생각난다고 애도 데려가서 키우면서 평생 고생해보라고.
뱃속에 애도 낳아서 보낸다고....한참 울고울고 하다가 쫓겨갔어요..
애생각해서 소송따윈 생각안했어요..그래도 아빤데...협의이혼해달라고 했어요.
서류넣고 3개월 숙려기간 기다려야 이혼된다고.....휴..
12주된 아이..엄마랑 병원가서 수술하고....멍하게 몇일 보냈더니...미치겠어요..
아이생각나고...내 인생 어찌된건가...5년 결혼생활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는데..
목도매보고...정말..오락가락하며시간만 가라고 지냈어요..
그래도 또 빌어보고 나는 금방 안되도 우리 엄마,아빠한테만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식구들이조금이라도 움직였으면 저도 살고 싶었어요....근데..서울가서 한달지날때까지도
제 전화 안받더라고요...친하던 애아빠 친구 홈피에서 여자랑 경포대가서 지친구들이랑 놀던 사진
봤어요..아...진짜 미친놈이구나...내 새끼는 할머니 한테 맡겨놓고 대놓고 만나는구나..
아이를 데려와야되는데....그래야 되는데.....엄마가 울면서 말립니다...
돈도없고 애는 혼자 어찌 키우냐고...이제 스물아홉인데...보고싶으면 가끔 한번씩 보고오고
홀가분하게 살라면서......짧은 연애후 임신해서 결혼했던게 너무 죄송해서...
위자료고...뭐고...빚독촉날아오고 있어서 양육비는 꿈도 못꾸겠더라고요.
이러지도 못하고,,저러지도 못하고...미친년마냥 이혼안할꺼니까 내려오라고도 했다가
꺼지라고도 했다가.....진짜 미친듯이 3년같은 3개월 보냈어요...
법원 출석날 다가오니까...애아빠 전화 계속와요. 법원 꼭나오라고...새인생 찾으라는둥.....
전화번호는 여자랑 똑같은 번호로 바꾸고 안만난다고 거짓말하고..
믿음이고..뭐고...이제 나 살아야 하니까...다 털어버리려고 결심했어요.
10월 19일...법원가서 30초만에 이혼결정됩니다...
아이버렸다는 죄책감에 아직도 가슴미어지고 보고싶고 울컥거리지만...언젠가는 알겠지요...
지난 5년동안 제가 보듬어키운 엄마 잘 기억해주고있으니..똘똘하고 총명하고 속깊은 내새끼니까.....
지금은...직장구해서 일하고...시어머니도 저 미워하지 않으시는지..아이전화걸어주시고..
오늘은 내년에 보낼 유치원 등록한다고 전화통화했어요..
그지같은 아들둬서 받는 벌이라면서 사는동안은 속죄하며 살겠다고...
자주 보러갈테니까 막지만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어요...고맙다고 하십니다...
내일 아이보러가요....그지같은 애아빤 애 책상이랑 침대 내놓으라고 연락오는데...
필요하면 시어머니께서 달라고 하시겠죠...팔아먹어 없어질것도 아닌데 그딴소리하려고 전화하는
거지같은 놈.....
저는 그저 남편과 아이와 좀더 낫게 살려고 노력했을 뿐이에요...일방적인것도 없었고...제의에 동의해준
부분이었었고...조금씩 노력하면서 나아지기만 바라면서 지냈는데....결과는 제 의지와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이제는 아둥바둥하지 않아요...될수도 있는거고...안되면 할 수 없는거구요....
사람이 사는 방식은 참 여러가지다 라는거 새삼느낍니다...
자랑은 아니지만...그냥...누구 붙잡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슬프고 가슴아픈 얼마전 일이지만...누군가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을꺼고....탈출구가 될수 도 있겠죠..
흐리던 하늘에 해가 떴네요..좋은일..나쁜일 구분짓지 마시고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