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있던 일을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 제가 이상한건지 아닌지 헷갈리네요.
제가 친구들중 형이나 남동생 있는 녀석들과 얘기하다보면 저희집과는 뭔가 다른게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보통 동생들이 형들의 옷을 같이 입거나 몰래 입는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왜 저희집에서는 형이 제 눈치를 보다가 제가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면 제 옷을 입고 나가버리는걸까요?
이것때문에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습니다.
제가 워낙 옷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 사는 편입니다. 물론 옷을 사는 비용은 제가 알바를 해서 충당을 하지요. 혹자들은 "옷 한번 입고 나가는 거 가지고 되게 쪼잔하게 구네"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없애드리기 위해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를 네가지 정도만 적어보겠습니다.
첫번째, 형이랑 저는 체격이 다릅니다.
형과 저는 키 차이가 7센치가량 납니다. 물론 키만 다르면 상관이 없는데 체형자체가 다릅니다.
예전에는 제가 하체에 살이 좀 있는 편이라 형이 입어도 허벅지나 엉덩이 쪽이 비슷하게 맞았었습니다.
헌데 제가 군대를 갔다온 이후인 요즘은 살이 많이 빠져서 29사이즈 정도를 입는데 형은 그대로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형이 마음에 든다며 몰래 입고 나갓다온 바지는 어느새 제겐 통바지가 되어 제가 입을 수 없게 된답니다. (이래서 줘버린 바지와 상의가 여러벌 되는듯)
두번째, 형은 옷(신발)을 깨끗하게 입는 편이 아닙니다.
제가 옷을 좋아해서 옷을 소중히 하는 편이고, '기왕 살거 돈 좀 더주고 오래 입을 좋은 거 사자.' 라는 주의라서 열심히 모아서 한번에 지르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옷을 깨끗하게 입는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옷 파괴자' 형님께서는 담배를 주머니 안에 넣어놓아서 나갔다오면 옷 안에 담뱃재가 있다거나, 향수를 좋아해서 옷에 향수냄새를 진하게 남긴다거나, 옷에 비비크림을 묻혀오거나, 얼룩을 만들어오는 등 별명에 맞는 행동을 하고 들어온답니다.
음.. 가장 충격적인 에피소드를 하나 들자면, 군대가기 1달 전쯤인가에 알바를 열심히해서 'B'사의 신발을 하나 사게되었습니다. 아껴신다가 제대하거나 휴가기간에 신기위해서 사놓았었지요.
아무생각없이 입대를 하고 첫 휴가를 나온 순간!!..
(그 이후로 한번도 신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상태가 되어있었습니다. (오늘 꺼내서 찍어봤는데 보면서 다시 우울해지는군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어 디올진,돌체진 등등 여러가지 옷들이 공중분해되어있더군요
세번째, 형은 옷을 거의 사지 않습니다. 또 제가 사오면 자기 스타일이랑 안맞는다고 별로라고 합니다.
기분 좋게 사고싶었던 아이템들을 사가지고 들어오는 날이면 제 쇼핑백을 스캔하더니 "옷 샀어?" 라고 묻습니다. 여기서 두려움을 살짝 느끼고 그렇다고 대답하면 어떤걸 샀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보여주면 "너는 왜이리 나이들어보이는 옷만 사냐??" 이러면서 구리다고 얘기하곤 자신의 방으로 갑니다.
여기서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요. '구리다고 했으니 넘보지 않겠지..'
즐거운 마음에 옷장에 걸어두고 여러가지 코디를 해보곤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친구들 만나러 갈때 입고나갑니다.
.............
며칠뒤 제가 입고 나갔던 풀 셋트의 형을 밖에서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괘씸죄가 추가됩니다.)
네번째, 옷을 더럽히거나 망가뜨려 놓고나선 모르쇠를 잡습니다.
휴.. 말 그대로입니다. 입고 나가는건 상관이 없는데 망가뜨려놓곤 제방에 휙 던져둡니다. 제가 방에 들어와서 그걸 확인하게 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합니다. 저희 집엔 남자 둘밖에 없어서 제가 안입은거면 형밖에 없는데 모른다고 하면 누가 한건지......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의 일!!..
오늘 형이 연수(학생인데 뭔가에 붙은것 같더라구요)를 간다고 하더군요. 보통 그런곳은 편하게 입고가지 않나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굳이 형은 제가 잠들어있는 틈을 타 제 코트를 꺼내가려고 했네요. 생각해보니 형이 입고있던 셔츠와 바지도 제 것이었네요. 부스럭 대는 소리에 깨서 코트만 겨우 뜯어말려서 망정이지 그거 아니었으면 1박2일중 저녁의 누군가의 이불로 쓰였을지도..
나가면서 살짝 얼굴을 보았는데 기분이 안좋아보이더군요.
그 코트는 ..
이겁니다.(아시는 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따끔하게 말해보기도 하고, 잘 말해보기도 했지만 변하질 않네요.
숨겨보기도 햇지만 집이 올림픽경기장 만큼 넓은게 아니라 조금만 찾으면 다 나오니 소용 없더군요.
여기서 궁금한점!!..
형은 옷을 아예 안사느냐??.. 아닙니다. 사긴 삽니다. 하지만 편하게 입고다닐만한 츄리닝 아니면 색이 튀는 트레이닝복 자켓 종류을 삽니다.
저는 트레이닝복을 안입기때문에 저도 같이 뺏어입을수 없습니다.
특이한 색의 옷을 사려고 하면 주변에서(어머니,저) 말리는데 기어코 산 후에... 후회하며 제 옷을 입습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건.. 요새는 나쁘지않은 걸 사더군요. 그래도 안변했습니다.
남자분들중에 혹시 저와 비슷하신 분있으시면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앞으로 스트레스를 받고싶지 않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게 좋을까요?
(옷을 다 버려라, 옷 사지마라 이런 것 외에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다들 소중히 하는 게 하나씩은 있으실테니깐요. 그게 기계이든 옷이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