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2살 女입니다.
요즘 아니, 실은 꽤 오래 전부터 생각했었지만 요즘 들어서 자주 드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화조차 잘 못하겠습니다. 심지어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도 30분 이상하기 힘듭니다.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흥분해있는 저를 발견하고
대화를 할수록 빈정이 상하거나 짜증이 나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공격적이게 되는..)
사람들과 어울릴수록 뭔가 힘이 빠지는 것 같고 뭔가 기를 빼앗긴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낯가림이 심하기도 하고
내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벽을 두고 관계를 형성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나이들수록 나아지겠지..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그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우선 갈수록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원래 알고 있던 사람도, 낯선 사람도 진정으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때문에 뭐든 혼자서 하는게 점점 편해지다보니 제멋대로 행동하고 배려하는 마음 또한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해 혼자 속으로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가 상대방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사람과는 처음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기 힘듭니다.
심지어 그게 별로 대수롭지 않은 상황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ex.어떤 사건에 대해 토론을 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모르고 있는 경우 그 사건을 설명해야 할 때,
좋은 이미지인 사람이 술을 먹고 실수를 했을 때)
그리고 제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거나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그 사람과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
(언젠가 싸워서 관계가 틀어지거나, 늘 투닥거리는 관계형성)
분명 그 당시 상대방도 중요한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 대충 넘어가거나
부정적인 것을 보여주면 짜증이 납니다.
제가 싸우는걸 싫어해서 대놓고 뭐라고 하거나 그러지도 못해서
늘 혼자 '난 대체 왜이럴까'라는 생각을 하며 암울해집니다.
또 친구가 나보다 잘된다면 질투를 해
친구가 잘됐는데 축하는 못해줄망정 질투나 하고 있는 그런 제 자신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혹시나 그런 제 자신을 누가 눈치라도 챌까 두려운 마음도 있고..
나이를 먹을수록 질투하는 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해 그 당사자가 눈치채기도 하고
제 자신을 합리화시켜 긍정적이게 만들어야 되는데
그 당사자를 헐뜯는 말을 하며 모든이를 합리화시키려고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한테 미안해져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말이죠...
그러다보니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제 자신이 싫어서
사람들과 접촉이 많은 일보단 혼자서 하는 일을 위주로 하게 되었고,
그런게 생활이 되다보니 제 자신에게 엄격해졌습니다.
가끔은 저도 제 자신이 피곤할 정도여서 버겁기도 합니다.
과제나 레포트는 물론 어떤 일을 시작하면 그 일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중간에 놀지 못합니다.
며칠동안 조별과제를 하다가 조원들이 스트레스 받는다며 맥주 한 잔 하자고 해도
저는 성격상 그러지 못하고 조원들만 보냅니다. 다른 사람까지 제 성격에 맞출 수는 없으니까요..
일을 하다가 중간에 놀면 왠지 일이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일이 시작하기 어려워
차라리 혼자 집에 가서 부족한 잠을 보충하더라도 놀지는 못합니다.
이런 성격때문에 주변에서 왜 그렇게 인생을 힘들게 사냐고 많이들 그럽니다.
(대학 동기들은 술을 먹을때도 노래방에서 신나게 춤을 추며 놀 때도,
심지어 술을 먹으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제 앞에서 대놓고 제 욕을 할 때도
항상 별 반응이 없는 저를 보고 재미없다고...)
혼자 일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려 늘 마무리는 대충하기 일쑤이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 새로운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끝은 또 흐지부지일거라는 생각에
결국 시작도 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릴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다보니까 아예 처음부터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친한 사이가 되어 어울리다가 너무 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거리를 두게 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가끔은 귀찮다고 생각되서 약속을 잡았다가 취소할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약속 당일 외출준비를 하면서도...)
또 제가 속한 무리에서 제 의사와 상관없이 어떤 계획을 세운다면 갑자기 반항심(?)이 들어
평소에 거짓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 아닙니다.
누가 제 욕을 해도 '그럴수도 있지, 나도 내 맘에 안 드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그 사람은 내가 맘에 안 드나 보네' 라며 넘기고
제 앞에서 직접 제 욕을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는 제 비밀이나 사적인 얘기를 아무한테나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 제외)
저에 대해 다 알지도 못하고 저의 단면만 보고 말하는 상대방에게
일일이 반응해주기 피곤하다고 느낍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저는 상대방을 몇 년에 걸쳐 정말 힘들 때 내 얘기를 어떻게 들어주냐,
그 사람에게 나에 대해 말해도 될까를 생각한 후 제 얘기를 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저한테는 큰 일인데 상대방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로 간주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이해할지 몰라도 점점 더 심해지거나 항상 제자리걸음인 제 행동에
나중엔 상대방이 처음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거나(처음에 말했던 기대했던 행동에 포함.)
지쳐 떨어져 나갈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든걸 다 말하지는 않습니다.
혹은 말하다가 그 후 더이상 말하지 않거나...
그래서 늘 뭔가 벽을 쌓아놓고 인간관계를 형성해 진정한 친구는 없는 것 같고
친구라도 믿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이든 감정처리든 뭐든지 혼자하는게 익숙해져 외로워도 그런걸 어느샌가 즐기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또 처음엔 날 이해하더라도 나중엔 어떻게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보이지 않는 벽을 다 허물지 못하다보니
신경이 예민해져서 상황에 민감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바뀝니다.
이런 제가 낯설게 느껴질 때,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을 때, 제 자신이 싫어질 경우..
충동적으로 위험한 생각을 할 때도 있고 그 생각이 며칠~몇 달동안 지속될 때도 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그래서 가끔 포털사이트에서 각종 테스트를 해보곤 하는데
고등학교 때까지 우울증이나 조울증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테스트는 테스트일뿐이지만...)
사회공포증(대인공포)-119점, 각종 성격장애-판정기준에서 2~3개 이상인 것만 5개 유형...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어도 성격상 제 얘기를 하지 않을거라는 걸 알기에 늘 생각뿐입니다.
(상담비용도 만만치않더군요..)
나이도 나이인지라 마냥 사춘기같이 보낼 수도 없고
이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다보니 저에게 뭔가 심리적 혹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걸
바꾸고 싶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쉽게 마인드컨드롤이 되지 않아 불안합니다.
사회에서는 성인이라는 이유로 개개인의 환경, 성격에 따라 봐주는 일 같은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