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참 말도 안되게 헤어졌어.
누군가 바람을 피고 또는 누군가가 마음이 식어서가 아닌
그냥 말 그대로 아무이유없이
아. 하나 있다면 너의 불안정한 현실때문이었겠지
근데 보통 그런 고민이 있다면
내가 좀더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그렇게 니 구직생활에 내가 걸리적 거리는 존재였던 거니??
아님 세상사람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그런 이유가있었던 거니??
어찌되었든 넌 봄을 알리는 비처럼 그렇게 왔다가
29살.. 설레임에 무뎌져 가는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그렇게 가버렸어
바쁜와중에도 일은 하면서 난 참 많이 힘들었다??
문서를 작성하면서, 운전을 하면서, 샤워를 하면서....
우리가 왜 헤어졌지?? 하는 생각부터 때론 치밀어오르는 분노 그리고 슬픔의 바다에 익사직전까지
빠지기도 했었어.
무엇보다도 간간히 오는 너의 전화.
-잘지내??
-밥 챙겨 먹고 다녀.. 오빠
-좋은 사람 생겼어??
연애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남들보다 많은 이성교제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여자라는 사람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안다고 생각하는데 니 마음은 도저히 알 수 가없더라
그리고 지난 주말
취업이 되었다고 지금 서울이라고 일한지 일주일 됐는데 정말 힘들어서 매일 운다고...
난 다른건 모르겠고 그냥 니 울음섞인 목소리가 너무 서럽고 서글퍼서 밥먹다 만채로 한참을 울었어
그리고 넌 서울 난 부산 물리적인 거리도 멀어졌단 사실에 더욱 마니 울었어. 그리고 너의 그말
...........오빠.. 미안한데 나 오빠너무 보고 싶어 .................너무..........
그길로 난 차를 몰았어 일요일 저녁, 다음날 출근 이런생각 따위는 개나 줘버렸지
정말 낯선 길..... 네비게이션이 아니었음 절대 찾질 못했을 너의 새로운 집앞
그 낯선 공간때문이었을까.. 5시간만에 도착한 그곳에서 만난 넌
내가 좋아하던 웨이브 머리도 하얀 얼굴도 그대로였지만 너무 낯설었어.
서울까지 가는 길에 만나자 마자 안아줘야지, 눈물 닦아주고 예전처럼 웃겨줘야지
그리고 "좀 돌아오긴 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온거 축하해" 라고 말해줘야지
하는 온갖 영화 대사는 다 떠올렸는데..
안되더라,
5시간의 생각보다 한 순간 든 생각이 날 가로막았어
우린 이미 늦었다는걸..
니가 싫어진게 아닌데, 난 여전히 힘들고 아픈데
근데 그건 우리 함께한 날들을 그리워 하던거였어
니가 다시 내옆으로 돌아올거란 상상 그거 하나만으로 하루를 보내고 했는데
미안하다.
흐느끼는 니 어깨 따뜻이 안아주지 못해서.
서울에서 새롭게 씩씩하게 잘 지내길 바랄게
나도 이제 너 우리 보다는 "나"를 좀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겠어
서로 한때는 세상에서 제일 가까웠던 사이였다는거 그거 하나는 오래 오래 기억했으면 해
적어도 누군가 한명쯤은 아련하게 그리워 하는 사람 정도는 있어야 하는거니까.
눈물이 나네.
이게 마지막이길 간절히 바래
그리고 너도 더이상 울지마.
2011년 한껏 푸른 어느여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