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진짜 미쳐버릴 거 같습니다......하하하하
저는 고등학교 자퇴생입니다.
공부밖에 모르고 성적과 경쟁에 미친듯 얽매여 살다가
내가 도대체 뭐하는 건지 모르겠고 걍 선생이고 뭐고 다 엿같아서
뛰쳐나왔습니다. 지옥같은 학교를요...
어느 순간부터 학교에 있으면 숨도 못쉬겠고..답답하고 짜증만 나고...
무단결석에 지각에 자퇴 하기 바로 직전엔 난리도 아니었어요..ㅋㅋ
제가 문제아냐? 이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전교 3등 밖을 벗어난 적이 없는 걍 공부가 전부인 줄 아는 바보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미친듯이 문제만 풀고 공부만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말도 잘 안하고 오로지 공부.시험.공부.시험 이 생각밖에 안했습니다.
평균 95점 아래로 내려가면 저도 모르게 손이 덜덜 떨리고
인생이 끝장나는 줄 알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저를 무시할거라고 생각했고요..
저의 존재이유는 오로지 남에게 인정받고 성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시험 일주일전에 돌아가셨는데 공부해야한다고
장례식장 의자에 앉아서 문제집만 풀었습니다.
나중엔 시끄러워서 집중 안된다고 집에 갔습니다. 미쳤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슬프지도 않았습니다.
눈물은 커녕 내가 공부를 못한다는 사실에 짜증만 났죠...
' 시간 낭비하면 안되 다른 애들은 이 시간에 죽어라 공부할거야
내가 더 잘 해야되 내가 일등해야되 안 그럼 사람들이 나 이상하게 볼거니까
성적 떨어지는 순간 내 앞에서 희희낙락할 인간들이 얼마나 많아
공부해야되 문제풀어야되.....'
시험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18년동안 그냥 남보다 뛰어난 위치에 있는 게 제 삶의 낙이었습니다...
정말 공부 말곤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근데 제가 왜 자퇴를 했냐고요..
저를 위해서입니다. 제가 이제까지 만든 답답한 틀 안에서 저를 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친 제 몸과 마음이 제 멋대로 날뛰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 얼굴이 보기 싫고 문제집 글씨가 눈에 안들어오고...
이런 내 모습이 화가 나 혼자 자학하고, 괴로워하고...
그 누구에게도 제 속을 들키지 않으려고 무단 애를 썼습니다.
저는 이런 일로 괴로워하는 거 조차도 용납 못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제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못살게 굴었습니다.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그냥 머릿속에 공기같은 것이 꽉차있는것처럼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사고를 쳤습니다.
1학년 마지막 시험날 무단결석을 했습니다.
시험 끝나면 도서관에서 다음날 시험공부하려고 가방에 문제집 싸들고 집을 나갔는데..
노란 통학버스를 보는 순간 제 발이 다른 곳으로 가더군요..
아무생각도 안들고 막 도망쳤습니다. 저 차를 타면 안된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렇게 제 기말 성적은 바닥을 쳤습니다. 무단으로 시험을 아예 안봤으니 0점 처리 되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들이 그냥 병결로 처리해 주셔서 전 시험의 80%성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제가 아주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버렸습니다. 학부모들 입 안에서요..
그동안 그토록 저를 견제하셨던 분들이 잘됐구나~ 하시면서 학교에서 난리를 치신겁니다.
얘 엄마가 정신 나간 거 아니냐. 생각이 있는거냐...
뭐 저만 욕먹으면 되는데 저희 부모님, 학교 선생님들한테도 손가락질하시면서 욕을 퍼부으시더라구요.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맞으니까요.
한번 처리된 성적 다시 수정할 수도 없고..제가 죄인 맞습니다.
물론 성적처리는 제가 부탁드린 게 아니지만 일단 시험을 안본 행위부터 잘못된 것이었으니까요..
그치만 교무실에서 소란을 피우시던 학부모님들 중 한분이 저랑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아버님이라는 걸 알고...순간 멍했습니다.....
제게 그동안 좋은 말 많이 해주시고 집에 가는 길에 친구랑 같이 태워다 주시고 하셨던 분인데..
제가 그 학교를 어떻게 갑니까...제가 패배자란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내가 왜 시험을 안봤는데...
내가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내 성적..인생의 전부라고 여겼던 성적을 포기했잖아.
나 좀 봐달라고...힘들어 하는 나 좀 봐달라고..
이렇게 어이 없는 짓 까지 해가면서..몸부림치고 있잖아...
근데 왜 다들 이렇게 차가워...?
내가 공부 할 때마다 내 발목 잡지 못해 안달을 했던 너희들이잖아...
내가 내려오지 않는 이상 너희들은 날 견제하면서 내 곁으로 안올거잖아..
좋아해야되는 거 아니야?...동정이라도 좋으니까 날 좀 봐줘..내 옆에 와줘...
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나봅니다...
그동안 공부만 보고 살아온 제 속에 이런 깊은 외로움이 있을거란걸....몰랐습니다..
그치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냉소와 비웃음 뿐이었습니다.
교육청에 신고할거라고 협박하는 학부모들...저한테 바보같았다고 하는 선생님들, 엄마 아빠...
저는 학교를 안 가겠다고 했습니다.
학교를 안 갈 시 아무 대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만류했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이 일로 서울대를 못갈까봐 그러는 건 줄 알고 있더라고요...
서울대고 뭐고 없습니다. 그냥 다 포기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제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 모두 가증스럽게만 보았습니다.
저를 걱정해주시는 선생님들, 엄마 아빠, 친구들 모두 내가 좋은 대학 못갈까봐 안달하는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내가 당신들이 원하는 걸 왜 해야되지..? 이제까지 충분히 했잖아!!!
엄마 아빠의 간곡한 부탁도 뿌리치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1월, 2월이 가고...저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돌아가야했습니다.
새학년인 2학년으로요...학교를 나오면 대책이 없으니까...
공부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그렇게 1년가까이 다시 지옥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말수는 더 줄어들었고 무표정으로 공부만 했습니다. 겨울방학동안 선행을 하나도 안해놓으니
불안감이 너무 커서 펜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에 있는 이상 공부는 해야하고..공부를 하는 이상 남보다 잘해야했으니까요...
마음이 너무 불행했습니다.....내가 살아있기는 한건가...
시험을 안 본 그날부터 나는 이미 죽어버린 거야..
내 안에 나는 없어......
2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제가 드디어 미쳤습니다....
무단 결석에 지각에...학교 화장실에 숨어서 나오지도 않고....
왜 그러냐는 주변 사람들 말에 저는 귀를 막고 제 속으로 더욱 깊이 숨었습니다.
선생님, 부모님이 합세해서 저를 공격하는 거 같았습니다.
남들이 저한테 뭐라고 할 때마다 저는 철저하게 제 자신을 무너뜨렸습니다.
자해를 하기도 하고...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니들이 날 흠집낼 바엔 차라리 내가 하겠다. 내가 나를 망가뜨리겠다..이런 마음이었던 거 같습니다.
결국 손해보는 건 저였는데 말이죠...
그렇게....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이상 끌면 저한테도 그 사람들한테도 피곤한 일인 거 같아서..
그냥 끝내버렸습니다...
11월 중순에 자퇴했으니까...한달이 조금 넘었네요...
자퇴를 했어도 계속되는 불안감에 휩싸여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했습니다..
학교를 안가도 된다는 사실에 정말 기뻤지만
저를 둘러싼 큰 틀이 깨져버리니까 뭐부터 해야할 지 뭘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이젠 문제집만봐도 몸이 덜덜 떨리는데...
공부 말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저 요즘 부모님 눈치보느라 방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피부에 닿는 현실이 너무 괴로워 잠과 컴퓨터를 도피처 삼아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일체 지원을 끊으셨고...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 하나 없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해도 써주시는 곳이 없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는 건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렇게 망가져버린 제가..할 줄 아는 거라곤 시험 잘 보는 것 밖에 없는 제가...
뭘 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희망이 없습니다...너무 두렵고 불안합니다...
이미 자신감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있고,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합니다..
밤마다 수능시험에서 8,9등급을 맞는 꿈을 꿉니다...미칠 거 같습니다..
저좀 도와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