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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미쳐간다.

으음... |2003.12.18 10:26
조회 437 |추천 0

제 맡은 일은 경리입니다. 여기는 작은 선사구요. 사장, 영업 부장, 국내외 영업 2명, 서류 2명 그리고 저까지 7명이죠.

 몇 달 전에 들어갈때는 간단한 경리 업무와 일 배우는 거 등등 무난하게 시작한다고 들었고 사장도 인상이 좋아 보이더군요. 몇몇 아르바이트만 해봤지 경리 업무는 처음이였지만 사장 말만 믿고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 전 미쳐가고 있습니다. 사장의 성격, 죽 끓듯한 변덕 때문입니다.

  사장 왈, 제가 경리 처음이니까 좀 있으면 하는 부가세 신고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 선적 서류도 합니다. 크게 특별한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하는 서류들 말이죠. 그거..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하도 업무가 많으니까 단순한 건 저에게 가르쳐서 맡긴거죠. 작은 회사고 일손이 딸리는 거 아니까 안 해줄 수도 없고... 전표 끊고 한참 정리하다가 갑자기 팩스 들어와서 해달라고 하면 짜증나지만 정말 성질 참아가면서 해줍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성질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장, 큰 목소리로 화내는 듯 소리칩니다. 왈, 지금 서류할때야? 경리 업무나 제대로 봐...  경리 업무나 제대로 보라구요? 제가 그렇게 못 미더웁니까? 이건 기분 나쁘더래도 넘어갈 수 있지만 사장말대로 하자면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그런 것도 못해주냐고 생각하면서 저만 나쁜 애가 됩니다. 그렇다고 계속 하면 사장한테 욕 얻어 먹고... 사장한테 지금 제 고충을 말해봤자 똑같이 직원들에게 불호령 떨어져 전 또 나쁜 애가 되고...

 그리고 사장의 말 바꾸기... 정말 자주하죠. 거래처와 관련된 어떤 서류를 내일까지 해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서류가지고 오라고 하고 그럽니다. 전 성격 상 계획 잡아놓고 일 하는 편이라서 지금 다른 거 하고 그 서류는  오후나 그 다음 날 오전 중까지 마무리하자~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툭툭 묻고 그래서 대답 못하고 어버버하죠. 그러면 저보고 지금 뭐하고 있냐는 둥 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둥 합니다. 묻는 대로 바로바로 답이 튀어나오길 바라지만 전 그게 안되는걸요. 진짜 천하의 바보에다가 인신 공격하는 잔소리를 끝없이 늘어놓습니다. 이게 이틀에 한번 꼴이라면 믿어지겠습니까? 이틀에 한번 꼴로 30분의 잔소리를 듣고 하루에 한번이라고 제게 큰 소리 안 내면 성이 안 차는지 뭐라뭐라 난리입니다. 자기 말따라 초보라고 경리 업무도 제대로 하라고 잔소리 하면서 뭘 그렇게 원하는 겁니까?

 더구나 저한테 인수 인계해줬던 전임자가 하지도 않았던 걸 정리하라고 합니다. 전 전임자한테 듣지도 못했던 걸 이건 이렇게 정리했어야지~라면서 또 잔소리...

 

 제대로 해라... 제대로 해라... 제대로 해라... 제대로 해라... 제대로 해라...

 

 전 이제 제대로 해라라는 말만 들으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입니다. 자기 말처럼 초보라면서 뭘 그렇게 바라고 원하는 게 많습니까. 아무리 남의 돈 먹기 쉽지 않다지만 정말 사람 비참하게 하는 소리를 매일같이 들어야하는 건지...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가려고 할때 사장이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힙니다. 얼마전에 사장이 출장때문에 며칠동안 부산에 내려간 적이 있는데 정말 그때는 살 거 같더군요. 하지만 다시 오고 또 출근하려고 하니 숨이 턱... 전 진짜 미치겠습니다.

 제 전임자는 5년동안 여기에 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 두고 나갈때까지도 사장이 며칠에 한 번 정도 잔소리했다고 합니다. 사장 때문에 마음 고생 엄청했다는군요. 사장 스트레스때문에 유산할뻔까지 했다니 알만하죠. 5년이라면 성격 파악하고 왠만하면 적당히 맞출 만도 하건만 그때까지도 그랬다는 건 정말 사장 성격 맞추기 힘들다는 이야기...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 외에 아무도 만족 못시킨다구요.

 지금 연말이니 그렇고 내년에 부가세 신고까지 끝내면 그만 둘 겁니다. 저 지금도 식욕 떨어지고 소화도 제대로 안 됩니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사장 잔소리 몇 개월 더 들으면 정말 홧병 날 거 같아서요. 지금 사장이 외근 중인데 점심 시간에 돌아올 꺼 생각하면 또 답답해지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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