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talk/313148121
전에 .. 이 글 썼던 사람입니다.
뭐.. 달라진 게 없는 생활입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술과 귀가문제로 다투고 이삼일씩 서로 냉전이었다가 풀리면 다시 반복되고 하기를
벌써 몇개월이 지났습니다.
10월 이후로도 선언이란 선언은 다 해봤지만...ㅎㅎ 안통하구요,.
이제는 지칠대로 지치고 힘들고 귀찮고, 저도 더이상 남편을 변화시키려는 의지도 사라졌습니다.
도저히 한집에서 사는 이유가 없고, 함께 늙어가고 미래를 준비할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일때문에 사람들 만나는 것. 사업상 이야기 하다보면 늦는 것. 어쩌다 보니 정말 피치못할 일이 생기는것.
그래요, 남편에게 난 그저 옹졸한 사람일뿐입니다.
반박하고 싶지도 않네요. 기운이 없거든요.
새해들어서 금연과 금주결심을 했다고.. 12월 말일에 모임자리에서도 내일부터 술 끊을거라 조절하겠다며
배가 부르니 술이 들어가질 않는다는 걸 알아냈다더니...ㅎㅎ
이틀 뒤 3일날은 정말 중요한 손님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 2시에 들어오고..
어제는 10시반까지 오기로 약속하고는 결국 들어온 시간이 1시 40분이네요.
그것도 1시 다되서 자기 데리러 올 수 있느냐고..ㅎㅎㅎ 어디녜요.
제가 어디겠어요. 이 도시에선 퇴근후엔 전..갈데 없어요.
다니는 학원들은 이미 초저녁이면 일과가 다 끝나고..
사람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내내 전화한통 없이, 오는 전화도 안받더니 데리러 올 수 없느냐고.
못간다고 나도 맥주 마셧다고, 해버리고는 들어온 거 본척만척 하고 잠이 들었다가 오늘 아침이네요
문득 달력을 보니 허망해집니다.
벌써 다음주가 구정이네요.
원래 계획은... 구정까지 기한을 정해두고 혼자 생각하고 있던건데...벌써 구정이네요..
한살 더 먹었어요. 이렇게 혼자 늙어갈 수는 없어요. 외롭고 쓸쓸하게 둘이면서 둘이아닌 상태로..
이렇게 늙어가기에는 제 자신이 너무 아까워서..
이제 그냥 다 필요없고, 그만하려구요..
배우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남편. 질리고 싫으네요....
애정도 바닥이 보이고..
오늘은 직장에서도 계속 멍한상태로 있었어요. 달력보고 놀래고 허무해서..
그래요 뭐, 할만큼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어머니..친구분들한테 맨날 며느리 자랑하세요. 이쁘고 싹싹하고, 친구들이 며느리랑 통화를 무슨
딸래미랑 하는 것처럼 하느냐고.. 금전적으로 크게 잘해드린 것은 없지만, 이사하시고 대출받으신 금액
남편과 갚아나가는 것에 대해 그 어떤 불만도 표시한 적 없었어요, 실제로도 불만 없었구요.
맞벌이 전에는 집도 반짝반짝했어요. 신혼살림하기엔 좀 큰 40평대임에도 매일매일 쓸고 닦고
주방은 갓 이사온 집처럼 번뜩번뜩거리게 하고 살았어요. 남편 일찍 오는 날엔 안되는 요리 레시피 보며
정성을 다해 차려주고요. 시동생들이랑도 친하게 잘 지냈어요... 오죽하면 지금도 우리 착한 아가씨는
저한테 제일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고...
그렇게 다투고 토라지고 화내고 언성 높이는 와중에도 풀리는 듯 풀리고 나면
다시 언제 싸웠냐는듯 잘해줬어요 남편한테도.. 항상 늦게까지 술마시고 늦게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인지
라 집에 있을 때에도 항상 늦게 자죠. 늦은 시간에도 먹고 싶은 거 있다고 하면 해주고.
근데 그래도 사실 다시 다투면 냉전이긴 하지만... 그 냉전 3일 간적이 없었네요.
남편을 사랑했던 마음이 컸고, 나름... 정말 진정한 사랑을 찾아 결혼하는 거라는 자부도 컸고,
그만큼 자신도 있었기에 지금의 이 상황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엇엇네요
하지만..
안되겠네요.
남편을 사랑했었지만.. 내 평생에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내 인생 최고의 사랑이었다고 믿었던 남편이었지만. 더는 이렇게는 못살겠어요.
명절을 보내고, 남편과 대화후 의미없는 이혼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 서류상의 혼인관계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죠, 그냥 제가 집에서 나가면 끝-
사실혼 관계의 위자료.. 이런거 필요없고, 그냥 혼수 해온 것들 중고로 팔아서 현금 만들고
그 어떤 금전적인 문제로도 얽혀서 끝까지 으르렁대거나 하고 싶은 기운 조차도 없네요...
전에 친구의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너무나 이혼을 바랬던 친구의 아버지와, 이혼을 원치 않았던
친구의 어머니... 그 어머니가 계속 설득하시다가 마지막에 뱉으신 말이 나갈거면 옷한벌 입고
나가라, 그래도 이혼할래.. ? 했던 아버지가 이혼하겠다고 하시더랍니다..
그 심정이 딱 이해가 갑니다.
그냥 남편이 고이 놔주기만 하면 그걸로 만족할 만큼..
이제는, 이혼에 대한 결심이 섰고.
한살 더 먹고 정리해야겠네요.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하고 슬퍼지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