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 후반의 남성입니다.
오늘 술 좀 마시고 와서 좀 진지하게 글 좀 남기겠습니다. 정말 고민되고, 판단이 잘 안서서... 어쩌면 절 모르는 네티즌분들이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겠다 싶어, 술기운에 글을 남깁니다.
좀 길지 모르겠지만 보시고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그녀는 서른 초반의 여성입니다. 정말 예쁘고 귀여운 그녀입니다. 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그녀가 정말 사랑스러워 보이더군요. 문제는 그녀가 절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와 알게 된 지는 9개월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녀에게 특별한 마음을 품은것은 4개월이 좀 넘은 것 같습니다. 그 동안 그녀와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일일이 다 적는 것은 시간낭비인 것 같고, 최근에 몇 가지 상황만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그녀는 직장 상사와 조금 사귀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사귀는 것도 아니고, 사귀기 바로 직전의 단계였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사귀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나쁜 감정은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녀는 저와 같은 직장에 다녔었고, 지금은 다른 직장이지만.. 그 상사는 저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몇 번이고 그녀와 그 상사가 사귀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습니다. 이유요? 상사가 여자를 너무 쉽게 만나고 다니거든요. 걸핏하면 섹스가 어떻니, 여자는 어떻니... 그녀에게는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랑만 있으면 그런 이야기 못해서 안달입니다. 그게 너무 짜증나고, 그녀가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누나에게는 그 사람은 별로라고, 제발 마음 접으라고.
그리고 만난 사람은 어느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사람이었습니다. 연봉이 3000이 안되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무런 자본도 없는 버에 비해서, 그 사람은 너무나 대단한 사람입니다. 연봉도 2억 가까이 되고 집도 이미 두채나 가지고 있고, 차도 두 대나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알아온 시간이 더 오래됐다고 하던데... 어느 순간 그 사람과 그 누나가 사귀고 있더라구요. 물론 그 누나가 저에게 말해줬습니다. 사귀고 있다구요.
그때 그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축하해줬습니다. 제가 좋아하니까, 그 누나가 잘 되길 바랐습니다. 그 전부터 누나가 저에게 연하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해오기도 했었지만, 연봉 3000보다 2억이 훨씬 능력도 좋고 잘 만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잘 안된 모양입니다. 그 사람과 교제하고 있는 와중에도 시간 되면 저랑 둘이 만나서 술도 마시고, 그러고 놀았습니다. 제가 힘들면 누나가 저한테 차 빌려주기도 하고 전 누나가 새벽에 일어나야 할 때면 저도 아침에 출근해야 해서 피곤하지만 기꺼이 일어나 모닝콜도 해주곤 했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더 신경쓰고 헌신했는지는.... 저에게 돌아올 것 없을 것 알고 있지만 그냥 제가 좋아서 했기 때문에 누나를 만나서 돈을 쓰든 시간을 할애하든 잠을 줄이든 저에게는 기쁨이었습니다. 비록 제 여자는 아니었지만요.
각설하고.. 오늘 제가 그 누나에게 실수를 했습니다. 그래서 사과할 겸, 누나와 약속을 잡았습니다. 카페에 가서 각자 음료를 마시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술 마시자고 하더군요. 그때 시간이 오후 2시... 갑자기 왠 낮술이냐고 하니, 낮술도 괜찮다며 마시자고 하는 겁니다. 좀 고민하다가 알았다고 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막걸리 집에 들어갔습니다.
술집에 들어가기 전에 술주정좀 부려도 괜찮냐고 묻더군요. 누나가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마음껏 술주정 부리라고, 언제 누나가 술주정 부리면 내가 싫어했냐고 하니 베시시 웃더군요. 막걸리만 그렇게 4병을 마신 것 같습니다. 둘이서 4병을 마시고 두 병 더 주문했는데 말하더군요.
남자친구랑 헤어질까?
왜요?
그냥... 상황이 ...
헤어지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니 생략하겠습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전 판단이 안 서더라구요. 무슨말을 해야 하지? 술 취한 것도 조금 있겠지만.. 내가 누나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판단이 안 서더라구요. 그런데, 누나와 그 사람의 사이가 조금씩 피곤한 기색이 엿보이는 건 사실이었고..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것 같지 않아요.. 제가 제3자라면 헤어지라고 하겠지만, 솔직히 누나 이야기기 때문에 그렇게 말 못하겠어요.
그래? 난 솔직히 ....
누나의 마음은 어때요? 이미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저에게 이런 말을 한게 아닌가요?
이런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습니다. 막걸리만 둘이서 여섯병 마셨으니 취해야 정상인데... 오히려 멀쩡해지더군요. 결국 누나는 카톡으로 헤어지자고 말을 전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한참을 카톡으로 하는데 전 아무말도 않고 30분 넘게 그냥 지켜만 보았습니다. 둘의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누나가 울더군요. 건너편에 앉아 있어서, 눈물을 닦아주다가.... 옆자리로 옮겨 앉아서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왜 우냐고 물으니 그냥... 남자친구때문에 우는 건 아니고 복합적인 마음이 있어서.. 라고 하더군요. 그냥 눈물만 계속 닦아 줬습니다.
전 누나를 좋아합니다. 술김에, 이기적일지 몰라도 조금 용기를 내서 말해봤습니다.
누나는 왜 연하를 안 만나려고 해요?
연하는.. 의지하기가 어렵잖아.
연하라고 꼭 의지하지 말라는 법 없잖아요. 사람이 나이만 먹어야 어른인가.
그래도...
그리고 누나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집까지 바래다 줬습니다. 집 안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지켜보고 전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위에서 몇 번이고 말했지만, 전 누나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누나가 절 남자로 절대 안 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전에 몇 번이고 애써 누나를 여자로 안 보려고 노력 했습니다. 저 혼자 상처 받을거 뻔히 아니까요.
누나가 어장관리 한 것도 아니고.. 제 스스로 달려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누나가 누굴 만나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누나는 저에게 숨기는 것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는 감정이 이리도 무서운건지, 쉽사리 정을 떨칠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누나한테 소개팅 시켜달라고 조른 적이 있었습니다. 두 명 소개받았지만 한 명은 받기도 전에 전화번호만 교환한 채로 끝이 났고.. 한 명은 누나의 친동생을 소개 받았지요. 한 번 만나고 여자로서 좋아한다기보다는,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진 채 인연은 맺고 싶어서 연락은 했습니다만, 그것도 상대방이 공무원 시험 중인지라 연락을 안한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누나는 혼자 살고 있어요. 가끔 누나 집에서 술 사들고 가서 안주 시키거나 해서 둘이서 술을 마시곤 했습니다. 누나가 가끔 힘들때는 제가 대신 집에 들어가서 심부름도 해주고요. 누나네 집 비밀번호도 그래서 다 알고 있습니다. 물론 누나의 말이 없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습니다...
3시부터 술을 마셨더니 막걸이 여섯병 마시고 나니 저녁 7시더군요. 누나 바래다주고 전 집에 오니 8시쯤 됐습니다. 누나한테 카톡으로 힘들 때 연락하라고 하니 지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갈까요? 전화하니, 내일 보잡니다. 내일 오전에 밥이나 먹자고...
조금 술이 취하기도 했고, 제가 글을 잘 썻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히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전 누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누나는 절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절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많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이유는 연하이기 때문입니다.
누나는 오늘까지 연봉 2억의 남자친구가 있었고, 둘 만의 개인사정에 의해 헤어졌습니다. 전 이별을 통보하는 자리에 같이 있었고, 그 상담역할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는 와중에 술김에, 이기심이이겠지만 조금이나마 제 마음을 조금 비췄습니다. 누나가 이 마음을 알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그 누나는 지금 제 직장 선배와 조금이나마 사귀는 관계였습니다. 지금은 간혹 연락하는 것 같지만, 말 그대로 간혹입니다. 그리고 전 그 누나의 친여동생을 누나를 통해 소개받아 소개팅을 했습니다.
내일 당장 고백하는 건 무리라는거...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좋아해도 괜찮을까요? 언젠가 고백해도 괜찮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