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는 22살.
동갑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지금 제 남자친구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복무 중이구요.
군인이라는 생각보단 장거리 연애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엿 200단위가 깨지고 100단위로 들어갔네요.
상병이어도 매일 하루하루 꼬박꼬박 전화해주는 남자친구가 너무너무 고마울따름입니다.
잦은 다툼과 싸움에도 지금까지 유지하는거보면 서로가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니깐요.
그런데,
어제. 제 남자친구의 울음을 들어버렸습니다.
주말이었던 어제.
영화 한편을 보았답니다.
"기다리다 미쳐"
네, 이 영화 군화와 고무신을 다룬 영화지요.
어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전화를 했는데
갑자기 말투나 모든게 다 바뀐겁니다. 그래서 제 딴에는 너무 속상하고 서운하고..
어젯밤에 통화할때만 해도 사랑한다 쪽쪽 뽀뽀도 해주던 남자친구가
한 숨 자고 난 후 전화에는 시큰둥.. 한겁니다.. 그래서 저도 서운함을 표현해 버렸습니다.
그 후에 매일 점심,저녁식사 후 오던 전화가 주말인데도 안오더군요.
그리고 9시 반쯤에 저나가 오더니
그냥 기본적인 인사만 하는 겁니다.
잘자라..
좋은 꿈 꿔라..
이러길래
도대체 너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엄청 다그쳤습니다.
너 진짜 왜그러냐고 도대체 내가 너한테 뭘 서운하게 했길래 그러는거냐고.
내가 서운하게 한게 있으면 말을 하라고. 이렇게 서로 감정 상하는 투로 말하지 말고..
그렇게 싸우니 남자친구가
2월에 휴가 나오기로 했는데 3월이나 4월쯤 날씨가 풀리면 나가겠다는겁니다.
점점 더 미뤄보겠다 하길래
기다리는 사람 입장 하나도 생각안하고 자기 생각만 하는 그 모습에 엄청 화를 냈습니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너 갑자기 왜 그러냐고 진짜 왜 니 멋대로냐고 막 화냈네요..
그랬더니
말을 한참 안하더니만.............
갑자기 울먹이는 겁니다..........................
그러더니 엄청 울면서 말하기를...
"내가 오늘 영화를 봤는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알아?
장근석이 자기 여자친구를 위해서 몰래몰래 돈 버는거 보고 진짜 내가 얼마나 공감했는데..
나 진짜 자기 한테 잘해주고 싶어. 진짜 너무너무 잘해주고 싶은데
내가 군인이잖아. 내가 군인이라서 해줄게 하나도 없어.
나 진짜 자기한테 일부러 택배 붙이지말라고
택배 이야기 꺼낸건데 자기가 그거 비교당한다고 생각할줄은 생각도 못했어.
난 진짜 부담되게 해서 못 보내게 하려는 거였는데..
그거 받고 얼마나 미안했는지 알아?
나 진짜 미안해. 나 군인이라서 너무너무 미안해.
너 나 안만나고 예비역이나 이미 전역한 사람들 만나서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데 나 만나서 지금 너 고생하잖아.
나 진짜 너한테 너무 잘해주고 싶은데 돈이 없어... 나 진짜 너무 잘해주고 싶은데..
내가 이번에 휴가나가서 일 있나 찾아봣는데 추워서 일을 못한데.
그래서 날씨가 풀리면 나가려고 했던거야.
하루라도 일 해서 그 하루 번 돈으로 너한테 다 쓰고 싶어서.
이번에 또 나가면 자기 부담스러워 할거 뻔해서. 그게 너무 싫어서. 그게 너무 싫단말이야.."
라고...... 엄청 울먹이면서 말하대요..
(저한테 했던말 거의 생각나요. 진짜 저렇게 말했어요.. 아직도 귓가에 맴도네요)
남자친구가 그렇게 펑펑 울면서 꺼이꺼이 소리내면서 말하는거 처음 봤어요..
그러다가 수화기 잡고 막 울고 있을 남자친구 상상하니까.......
제 자신이 너무 ... 하.. 진짜.. 너무 미안한거에요.
진짜 ....... 그런 생각 가진줄도 모르고 저는 제 생각만 하고 화냈으니깐요.
정말 저는 나쁜 여자친구인가봅니다.
남자친구가 그런 생각 가질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동갑이고 하니 돈 부담같은건 반반씩이라도 내려고 했었고,
군대간 후에는 제가 오히려 챙겨주고 싶어서 그런건데..
그런게 남자친구한테는 엄청나게 부담됬었나 봐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이번에 휴가 나오면 여행가자고 말 꺼냈었는데... 에휴
이런 미안함은 왜 그 때는 생각못하고
지금에서야 생각나는지.
막상 저 말 들었어도. 그냥 묵묵.......... 아무말도 안했거든요.
남자친구는 진짜 어렵사리 이야기 꺼낸건데 저는... 그냥.............
생각에
"OO이는.. 내가 자기 등골 빼먹는 그런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는건가...."
이런 생각 했거든요.............................. 제 나름 또 서운했던거죠..
흐하...
제가...........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가요.
제 성격이 통이 크고 챙겨주고 그런걸 좋아하구요
제 남자친구는 이런 저한테 너무너무 미안해해요..ㅠㅠ.............
이번에 휴가나올때 선물로 주고싶어서 커플운동화, 커플티까지 미리 다 사뒀는데...
이거 주면서도 남자친구가 부담스러워할까봐.. 뭐라고 말을 꺼내면서 줘야할지..........
남자친구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쓸데없는 고민들은 전역후에 하고 지금은 나한테 변함없는 그 마음만
유지 했으면 좋겠는데, 자꾸 돈 문제로 엮이고.. 존심 상하고 그러네요......................
진짜 연애에 있어서 돈 가지고 싸우는게 너무너무 비참하고 존심 상해요 ㅠㅠ..... 정말..
................
더 잘해주고 싶은 저와
그걸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는 남자친구..
당연하게 생각 안하는걸 감사하다고 해야하는건지...............
이런것까지 저한테는 고민이 되버렸네요..
아직도
남자친구의 그 서러운 울음이 너무너무 귓가에 맴도네요..............................
바보같은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