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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SNS

커피한잔 |2012.01.20 06:49
조회 201 |추천 1
작년 10월 중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WEF)의 주요 관심 분야는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SNS)였다. 참가자들이 모두 SNS의 막대한 파급력을 어떻게 신문과 잡지 등 '올드 미디어'와 접목할 것인가에 주목했을 때, 남아공 일간지 '메일 엔드(&) 가디언'의 온라인 대표인 크리스 로퍼는 "SNS가 과연 '축복'이냐"고 되물었다. "흑백(黑白)이 상존하는 남아공에서 트위터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재앙이 됐습니다." 그는 또 "'디지털 네이티브(온라인 세대에 태어난 젊은 층)'와 '디지털 이주자(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이전 세대)'들 간의 반목으로 사회 자체가 갈라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묻히고 말았다. 참가자들의 관심이 중동 민주화를 이끌어낸 소셜미디어의 순(順)기능에 쏠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익명으로 생산되는 거짓과 왜곡된 주장이 도(度)를 넘어선 국내 현실을 보면, "트위터는 '트로이의 목마(木馬)'였다"는 그의 탄식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 16일 트위터에선 "YTN의 한 기자가 인터넷 방송 '나꼼수'의 진행자를 검경(檢警)이 합동수사해서 구속하려 한다는 보도를 제작했으나, 회사 측이 압력을 가해서 막았다"는 '기사'가 돌았다. 그런 기사를 냈다는 언론매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해당 방송기자가 이를 부인하기까지 인터넷을 달궜다.

결국 허위로 드러났지만, 무분별하게 이 '기사'를 퍼뜨렸던 트위터리언들의 자성(自省)은 별로 없었다. '나꼼수'와 지지자들을 궁지에 몰려는 측의 '공작'일 수 있다는 경계심과 분노가 더 컸다. 당국의 검열에 걸려 지인(知人) 편에 보냈다는 '나꼼수' 진행자 정봉주 전(前) 의원의 '옥중 서신'은 법무부가 "정씨가 서신을 외부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일이 없다"고 밝혔지만, 어차피 이 정부의 해명은 우리 사회의 한쪽 세력에겐 처음부터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이 밖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인(in)' 코너에는 "일본 방사성 비의 후유증을 정부가 숨기고 있다" "로또 방송이 조작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타살됐다" "아토피에는 사우나가 특효"라는 둥 허위를 넘어 인체에 유해한 정보까지 검증도 없이 버젓이 소개된다.

불과 몇 클릭 떨어진 곳에 진실이 있는데, 왜 인터넷에서는 음모론이 판치고 '자정(自淨) 능력'이 일지 않을까. '루머(On Rumor)'라는 책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그 원인 중의 하나로 '편향동화(偏向同化)'와 '집단 극단화'를 든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 생각을 뒤집는 사실을 접하면 이를 터무니없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신념을 되레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유유상종(類類相從)으로 믿고 싶은 것만 선택해 믿으면서 기존 생각을 굳힌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 좌·우파의 유명 트위토리언들과 팔로어들을 보면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돼 있다. 심지어 자신과 생각이 달라 보이는 사람은 팔로조차 못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반대파의 '진실'이 파고들 여지는 별로 없다.

소셜 미디어의 이런 현실이 곧 달라지리라고 낙관하는 이는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올해 두 차례 선거에서 'SNS 선거'의 위력은 확인하겠지만, 'SNS 민주주의'를 볼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한쪽의 사실과 진실이 다른 쪽의 반대 신념을 결속하는 데 이용되는 '그들만의 SNS'가 두드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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