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양다리 전략
안철수의 대선 전략은 근본적으로 양다리 전략이다. 가능한 한 정치판 소용돌이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다가 막판에 대선후보를 등록할 것이다. 안철수의 신중한 성격에 어울리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선거 전략상 손쉬우면서도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면 “쨘”하고 외계인이 우주선에서 내려오듯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맞으며 등장하는 것이고, 상황이 불리하면 “언제 내가 정치한다고 했냐”고 하면서 발을 빼면 그만이다. 안철수 자신에게는 손해 볼 수 없는 꽃놀이패를 가지고 주물락 조물락하면서 언론플레이만 계속하면 된다.
안철수의 그 다음에 좌파성향의 야권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좌파세력과 호남표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나온 선거 역사를 보면 야권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은 호남표의 확실한 결집을 보증하고 있다. 그래서 야권 주자들은 DJ의 계승자임을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지, 호남인들을 사랑하는 것과는 상관없다. 실제로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으로 인하여 호남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런데도 호남인들은 정서적으로 DJ에 강하게 집착한다. 안철수는 이러한 호남표를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야권 성향의 인맥을 통해서 말없이 그러나 강력하게 그들에게 어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가 부산 출신이므로 영남지역의 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로 이 점이 노무현의 장점이기도 했다. 호남 정치인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영남지역의 벽을 안철수가 넘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안철수는 지역적으로도 양다리를 걸치면서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또한 청춘 콘서트와 같은 대화법으로 젊은이들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여 젊은이들의 표를 유도할 것이다.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철폐와 6.15 남북공동선언에 의한 제2의 광복을 주장했던 운동권이다. 그녀의 남편은 한백교회라는 주기도문도 없는 이단교회를 세운 자인데 한명숙이 이 교회의 신도였다. 안철수 재단에 이러한 DJ권 여성운동가 박영숙을 대표로 세웠는데, 참으로 이것은 안철수의 치밀한 의중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남과 야권과 여성 표와 노동자들의 표를 겨냥한 것이다.
안철수 재단도 안철수의 양다리 전략의 일환이다. 아직 젊은 안철수는 이번에 꼭 대통령이 안 되어도 다음에 또 다음에 기회가 있는 것이다. 만일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 안 나오거나 실패해도, 안철수 재단을 통해서 다시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만일 그가 대통령이 되어 퇴임 후에도 그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는 자신을 위한 재단이 될 것이다. 굉장히 두뇌플레이를 잘하고 있지만, 지나친 면이 있다. 어쨌든 안철수의 양다리 꽃놀이패에 안철수는 가만히 있는데, 박근혜는 당명도 약간 빨갛게 보이려 하고 새누리당 로고도 빨갛게 보이려고 노력을 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지는 헛수고를 계속 한다. 일단은 두뇌플레이에서 박근혜가 밀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하면 가슴이 철렁하고, 안한다면 가슴을 쓸어내리는 식으로 촉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 양다리에는 급소가 있다. 양다리를 걸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고 리스크(risk)를 회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기정사실화하여 전략을 세우고 박근혜가 힘차게 밀고 나갈 때 승리의 기회가 있다. 빨간 척하여 좌파와 젊은이들의 표를 구걸하려 들어봐야 씨알도 안 먹히는 어리석은 일이다. 자꾸 그럴수록 지도자의 카리스마도 매력도 없어져 표만 더 사라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