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 판을 즐겨보던 여자입니다.
음슴체를 쓰기에는 글과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냥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작년 6월달쯤 사겼던 남자가 있는데요.
아는 사람에게 소개 받아서 만났을 때 손잡고 제게 말했었죠.
"우리 사귈래?"
솔직히 말해서 남자친구를 제대로 사겨본 적 없던 저는 내심 그 소리에 설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귀기
시작했는데요. 자주 싸우기도 하고 그랬지만 그래도 저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잘해
주고 아낌없이 다 해줬었으니까요. 철없는 여자가 느낀 것이라 그것이 진심인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 남자를 사랑한 것 만큼은 사실이었죠.
그리고 그 남자가 잠자리를 요구해왔습니다. 미래가 확실한 것도 아닌데 몸을 내줄만큼 더러운 여자는 아
닙니다. 몇 번이고 거부를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믿어보자, 하고 했는데 그게 점점 갈수록 횟수가 늘어났어
요. 사랑하는 남자니까 .. 라고 저를 이해시켜왔습니다. 믿었으니까 기분 나쁘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제 부모님과 남친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서로 집안에서 난리가 났었죠. 충분히 이해
해요. 제 부주의였고, 결혼도 안했는데 그런 짓을 했으니까.
반대도 무지 심했습니다. 남친 집에서 쫓겨나고 저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신세와 연락조차 두절될 수 밖
에 없던 상황이 되었죠. 그때쯤이 빼빼로데이가 다가오기 시작했던 날입니다. 남자에게 처음으로 빼빼로
와 제 진심을 전해줄 수 있는 유일한 날인데 놓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어코 친구와 함께 재료
를 사들고 빼빼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거라고 생각하니 처음 만들어 보는 건데
도 많이 힘들거나 하진 않더라구요. 저도 참 신기했습니다.
눈을 살살 피해가면서 밖으로 나와 빼빼로를 들고 남친과 만났습니다. 직접 만든 빼뺴로를 전해주면 무슨
표정을 지을까 기대하면서 만났어요. 역시나 다를 것 없이 매우 좋아하더군요. 고맙다면서. 그리고 저를
한 골목으로 끌고갔습니다. 남친이 제게 묻더군요.
"ㅇㅇ아, 내가 헤어지자 그러면 헤어질거야?"
"아니, 매달릴건데."
솔직히 당연한거 아닙니까? 제 몸도 줬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믿어왔던 남자인데 거기에 응 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게다가 남친이 그걸 물어보는 이유가 양쪽 부모님분들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는
데 말이죠. 남친이 절 책임지겠다는 말 끝까지 믿었습니다.
몇 일 있다가 문자로 헤어지자고 통보가 왔습니다. 진짜 모든 것을 다 잃은 기분 같았어요. 그 5개월동안
뭐했나 싶더라구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백 몇일동안 그 남자와 많은 추억을 쌓고 싸우면서 정도 들
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웃고 지냈던 날들이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남자 때문
에 울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견디기에는 너무 벅차,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길거리에서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막 울었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남자가 뭐가 좋다고 헤어지라고 그러더군
요. 물론 친구들이야 제 마음을 모를 것이 당연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자를 아무 미
련없이 헤어지고 잊겠습니까. 답답한 마음에 앉을데도 없겠다, 어린이 대공원을 갔습니다. 혹시 저와 똑같
은 마음일까 싶어서 전화도 해봤는데요.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어, 왜?"
너무나도 해맑은 목소리로 답하는 겁니다. 그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아십니까?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숨
쉬기가 힘들만큼 답답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고통. 웃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화 사이로 들려오는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들으면 알 수가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몇 마디 더 주고받다가
오는 길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다시 사귀면 안될까?"
"그럼 네가 우리 부모님을 설득시켜 봐."
그러면서 제게 아버지 번호를 불러주더군요. 아버지가 멀리 사시기 때문에 전화통화로 밖에 이야기를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면 2주에 한 번 만나고 두 시간만 만나. 안 지키면 내가 너희 둘을 절대 허락 안해줄거다."
너희가 잠자리를 했고 그러니까 솔직히 부모마음에 화가 나더라 라면서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참 좋
은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에서는 얼마나 마음이 상하셨을까.. 하지만 제 입장을 생각해주시
면서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고 좋으신 분이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부디 허락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결국 제가 맞아가면서 허락을 받아
냈고 그 사실을 남친에게 알렸습니다. 보통 그럴 때 말리면서 같이 빌어야 되는게 맞는 도리 아닌가 생각
이 들면서도 다시 사귀는 거에 절실했기 때문에 허락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겼습니다.
"사귀기 싫어?"
"아니."
근데 남친이 마치 억지로 사귀어 주나는 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제가 사귀기 싫다니까 그건 아니랍니다.
그렇게 다시 사귀게 됐는데 출혈이 나고 거기에서 무슨 우유같이 하얀 액체가 나오는겁니다.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었고 혹시 임신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잖아요. 솔직히 임신에 관심도 없었던 제가 임신에 대
해서 무얼 알겠습니까. 그래서 남친에게 알렸더니 그럼 산부인과를 가보자 했습니다. 당장 갈 수 있는 상
황이 되지를 못해 시간적 여유도 좀 두고요. 그런데 하필 그 이야기를 할 때 제 부모님이 들으신 겁니다.
제 부모님은 남친과 다시 사귀는 것을 허락하시지 않으셨고 몰래 사귀던 거였는데 들키고 만거죠. 그래서
이때 결국 다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제가 매달려보았지만 안됀다면서 그냥 친한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는 겁니다. 말이 됩니까, 제 몸까지 주었는데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라니요.. 마치 수건가 된 기
분이었습니다. 그때는 자기가 사귀자면서, 책임질테니 한 번만 하자면서 그랬었는데... 보았던 것으로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아보여서 했던 건데 제가 남자보는 눈이 없는걸까요? 친구들은 다 나쁘다고 욕하는데
저만 이상한 걸까요?
그리고 연락을 하지 않고 제가 잠수를 탔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티비 시청이나 하면서 시도때도 없이 울고
먹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을 놓으면서 말이에요.
집에서 다시 착하게 굴면서 부모님을 챙기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게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연히 네이트온을 들어가게 돼었는데 쪽지가 와있는 겁니다.
그 내용이 헤어진 남자친구가 내가 너를 어떻게 있겠냐, 나 정말 나쁜놈인거 안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몇 명 사겨보고 했는데도 마음이 안 가고 너만 생각 나더라, 네가 허락해주지 않는 이상 다시 만나달라고
하지 않겠다. 네가 행복하고 잘되길 바란다. 라고 와있는 거에요. 그간 식어있던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사귀자고 하면 사귈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아직 모르겠답니다. 떨리
는 마음으로 싫다면 싫다고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답장이 나도 아직 너좋아,, 근데 만날 수가 없
어... 라고 하는 겁니다. 왜냐고 물어보니 부모님과 자기 생활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실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제가 못만나도 괜찮은데 부모님 문제는 안되겠네,,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응 너무
어려워 2년전 아니 1년 8개월 전 약속 지키자 정말. 이랍니다. 그 약속이 결혼하자라는 약속이었습니다.
- 근데 오빠 나 상처 안받구 지킬 자신 있으면 사귀면 안되지?...
- 너희 부모님이 우리 부모님이랑 나한테 피해 안오게 할 자신 있으면 ㅎㅎㅎㅎ
자기가 사겨달라는 식으로 쪽지 보내더니 다시 또 저한테 책임을 모두 떠맡기는 겁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꾹 참으며 물었습니다.
- 몰래 사귀면 안돼지?
- 들키면 책임질 자신있어?;;
모든 책임을 저에게 떠맡기는 게 화가 났습니다. 저 역시 혼자 책임지게 하거나 책임질 마음은 없었습니
다. 그저 같이 잘못한거니까 같이 용서 받고 그러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자기는 다른 여자와 사겨도 얼마 못 가는걸 보면 저밖에 없는 것 같다고, 그러니까 좀 뒤에 만나자고 그러
는거에요.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 여유를 좀 더 두고 열이 식어가면서 좀 잔잔해질 때 다시 만나
자는거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실망감은 크더군요. 그땐 만날 수 있을테니까 저보고 참으라
는데 ... 그럴거면 아예 연락을 하지를 말던가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리고 남자분들께 여쭤볼게 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다른 남자가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면 기분이 어떤가요? 저는 남자분들께 생각
을 여쭤보는거지, 제 생각과 맞춰 달라는 게 아닙니다.
헤어진 남친은
그런 걸 신경쓰지마
장난으로 받아쳐줘 그래야 네가 걔한테 뭐라해도
그 녀석도 장난으로 받아치지
라고 합니다. 요약된 쪽지 내용인데 대충 중요한 내용만 잡자면 이렇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그런 걸 물어
본 게 은근히 걱정해달라는 뜻이었는데 역시 남자들은 그런걸 못알아채는 걸까요? 남자분들 역시 그러고
싶을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근데 설마 못알아채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제게 관심이 없어서 그러는 걸까
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기분이 상해서
- 미안해,, 오빤 별루 이성적으로 내가 느껴지지두 않는데 자꾸 귀찮게 물어봐서..
- 그래 그냥 내 목숨 받칠 수 있는 친동생으로 느껴진다. 나 이제 네톤 끈다 ㅂㅂㅂ
또 다시 반복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당하는 것은 저인 것 같고, 헤어진 남친이 계속 가지고 노는 것도
같구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남자보는 눈이 없어서 저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지 그런 것을 잘 파악 못합니다. 제발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그 남자가 아직도 날 사랑하는 걸까요? 정말 진지하게 물어보는 겁니다. 물론 저 역시 잘못한게 없지는 않
지만 겨우 잊었는데 다시 저를 들쑤신 이유가 뭘까요? 사랑에 대해선 까막눈인 제게 톡커분들이 제발 조
언 좀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막 써내려간 글이라서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용기내서 쓴 글이니,, 안 좋은 내용이더라도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