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에서 물이 끓는 걸 보았는가? 비 그친 후 연잎에 고인 빗물을 보게 된다면, 그리고 만약 햇살이 강열하다면, 연잎에 고인 물이 보글보글 끓는 것을 볼 것이다.
사천 가는 진입로에 작은 연못에 들렀었다. 아침에 내린 비는 오후가 되자 말끔하게 개였고, 하늘은 화사했었다. 7월 아름답게 만개한 연꽃을 기대했지만, 조금 때가 일렀다. 전주나, 창원 연못보다는 규모가 적었지만, 나름 꾸며진 연못을 구경하다가 연잎에 고인 빗물이 끓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게 뭐야 하는 의아감.
문득 물 밑에서 고개를 내밀고 공기를 마시는 물고기. 물고기? 물고기라기는 형체가 다르고, 그리고 물고기가 왜 공기를 마시지 하는...... 그래, 그것은 황소 개구리 올챙이들이었다. 엄청난 수의 황소 개구리 올챙이들. 작은 것은 엄지 손가락만하고 큰 것은 드링크 병만한 크기. 연못은 황소 개구리에 의해 점령당했다.
연잎 위에서 끓고 있는 것은, 열에 의한 끓음이 아니고, 연잎이 산소를 뿜고 있어서 그 위에 고인 물이 끓고 있는 것이었다. 엄청난 양의 산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잎에서 만들어지는 부가 작용. 그래서 몇 잎 남지 않은 해바라기에서 수많은 고소한 씨앗이 영그는 것이구나. 감탄. 하여간 연잎 위에서는 물이 끓고 있었다.
연못에서 한 생명체가 이로운 산소를 품어 올릴 수 있듯이, 자신이 수행하는 일들이 이리 작은 듯 싶어도 경이로운 일들 수행하듯이, 방심한 틈을 타면 황소 개구리가 온 연못을 점령해버리듯이 사는 일들은 이리 분명하게 보이는 일이구나. 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작지만 클 수도 있는 일과 잠시 방심하면 황소 개구리가 내 마음을 점령해 버리고 나아가 연꽃의 단란한 사회를 황소 개구리가 어지럽게 점령한다는 것. 그러나 연잎은 흔들리지만 꿋꿋한 탄소동화 작용을 행하고 있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