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國益의 극대화 위한 방안
2006년 2월 한·미 양국이 공식 논의를 시작한 지 6년여 만인 3월15일 0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 이제 소모적 논쟁을 접고 어떻게 하면 한미 FTA 국익(國益)을 극대화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정치권이 한미 FTA를 총선전략으로 악용(惡用)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동안 FTA 이행체제를 강화하고 기업들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당국이 노력해 왔지만, 한미 FTA를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아직도 국내 기반이 취약한 편이다. 많은 중소기업이 FTA 활용 마인드가 부족하다. FTA 활용을 위해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고, 미국 세관 당국의 원산지 검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FTA ‘수출 고속도로’를 활용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FTA 활용 컨설팅 사업의 최대 애로는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은 컨설팅 법인 담당자가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무료 컨설팅을 받으라고 요청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 역시 컨설팅 서비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내용이 부족하고 교과서적인 내용을 듣기 위해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낮은 단가에 많은 기업에 컨설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특성에 맞춘 컨설팅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하소연이다.
한미 FTA 활용률을 높여 당초의 기대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FTA 활용 지원 방법과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FTA 활용 지원은 건수 위주로 많은 기업에 일반적인 내용을 컨설팅하기보다는 산업별로 대표 기업을 대상으로 깊이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단가가 낮은 무료 컨설팅보다는 기업들이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 형식을 통해 고품질의 컨설팅 개발에 주력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FTA 활용은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원이 적은 기업일수록 CEO가 특정 직원에게 FTA 활용 과업을 부과하고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FTA 수출길을 뚫기 어렵다. 정부나 협회에서 주최하는 FTA 세미나는 기업의 임직원보다는 CEO를 우선 대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FTA 시대가 만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소비 관행과 소비자 권리 의식 확산이 중요하다. 물가고(物價高)를 걱정한다면 값싸고 품질좋은 소비재 수입이 가능하게 해주는 한미 FTA를 이념적 잣대로 폄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또한 국내의 후진적인 유통 관행으로 인해 FTA 관세 인하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통 관행의 합리화와 단계 단축 없이는 FTA 소비자 이익 실현은 쉽지 않을 것이다. FTA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FTA 실익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유통 관행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미국과의 FTA 발효일이 확정됐음에도 야당 일각에서는 ‘협정 폐기’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모든 통상 협정이 그렇듯 우리가 덕을 보는 분야도 있지만, 상대국에 양보한 분야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한미 FTA로 연간 8조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 피해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해결해야 하고, 체결한 협정은 조기에 이행해야 한다.
한편, 협정 발효 이후에도 한미 통상 당국은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미 당국은 약가 산정, 동의명령제 등 일부 분야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한국은 투자자국가제소권(ISD), 개성공단 물품 원산지 인정 등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협조를 얻어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인교/인하대 교수·경제학, ㈔FTA활용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