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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하얀 후드티의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overbear2 |2012.03.04 19:50
조회 548 |추천 1

한번도 판에 글 써본 적이 없는 제가

제법 시간이 넉넉한 탓에 처음으로 톡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인만큼 어눌한 말투의 재미없는 글이 완성될지도 모르지만

제겐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일이여서 잠시나마

함께 상상하면서 즐거우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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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3일....

설날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부모님은 큰댁에 일손을 도우러가셨고

한창 대학생이었던 저는 20대 청춘을 만끽하기 위해서 홀로 코X(ㅋㅋㅋ)에 갔습니다. 

커플들이 난무하는 그곳에서 저는 솔로가 자랑인냥 당당하게 한 카페에 가서 홀로 달콤한 카라멜마끼야또를 주문했습니다. 설 연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저마다의 이야기에 빠져있더군요. 그런데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남자였습니다. 솔로인 저의 마음을 쿵쾅거리게 한.... 그 남자는 어린왕자처럼 순수한 얼굴을 하고 카페 소파에 기대어 잠들어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줄 알았습니다. 새하얀 옷을 입고 있었죠. 옷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얀 후드티와 하늘빛 목도리 속에 감추어진 얼굴까지도 새하얀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꽃미남이었죠. 닉쿤씨를 꼭 닮아있었습니다. 평소 팬이었냐고요? 아니요. 열렬한 팬이라기보다 그냥 호감가는 연예인정도였습니다.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끌벅적한 이곳에서 잘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커피향이 그리도 달콤했던 걸까요? 아님 너무 피곤해서 지쳐잠든 걸까요? 이 카페 안의 사람들의 눈길에도 곤히 잘 자더군요.  영화나 드라마 속의 남자주인공처럼 한 장의 화보같았습니다.  

 

그렇게 멋진 남자가 제 눈 앞에 있었습니다.

 

'말을 걸어볼까?'

 

고민했습니다.

전 원래 낯선 사람과도 금방 친해질 정도로 낯을 별 가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다가가 인사하고 덜컥 '멋있어요. 우리 친구해요!'하며 말할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기에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살짝 톡톡 건드려 그가 잠에서 깨면

 

"혹시 혼자...오셨어요?"

 

물어본 후 혼자 왔다고 고개를 끄덕이면 미소 띈 얼굴로

 

"저도 혼자 왔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여기 앉아도 될까요?"

 

하며 그의 앞자리에 앉아 짧은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었어요. 마끼야또의 달콤함 때문인지 그런 생각이 더욱 절실하고 진해져갔습니다. 그래서 커피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다가섰습니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세 발자국...........

 

 

네 발자국.........

 

 

다섯 발자국....

 

점점 그에게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한 발자국만 더 다가서면 손을 뻗어 그의 어깨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 여자가 와서 그의 앞에 앉는 것이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전 바보인가봐요. 제가 만날 정도의 미남이라면 여자친구는 당연히 있을 거란 생각을 왜 못 했을까요...?

 

 저는 괜히 반쯤 남은 커피를 버리는 척하며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마치 그 길을 그냥 지나가려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피했죠. 피하면서 괜히 의자에나 툭 부딪혀 찍-- 소리를 내서 그를 깨우고 도망나온 격이 되어버렸죠. 괜히 그 여자에게만 좋은 일을 시켜줘서 조금은 아쉽고 서운한 마음에 카페 밖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 남자...

웃는 모습도 매력적이더군요...

(역시 여자친구였어....ㅠㅠ)

 

지금보니 테이블엔 포크가 두개 놓여있더군요. 여자친구가 그와 함께 커피를 마시다 잠시 서점에 들렸다온 모양이었어요.

 

 저는 오늘도 그림의 떡....아니 그림의 남자를 놓쳤구나 생각하며 씁쓸하게 돌아섰죠. 카라멜마끼야또가 아닌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마신 기분이었습니다.

 

 

 이 철 없는 추억도 어느 덧 2년이 흘렀네요.

그런데 같은 장소,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외모의 남자를 만났습니다.  아니 그 남자였습니다.

이번엔 말똥말똥하게 눈을 뜨고 있었죠.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밖에서도 훤히 보일만큼 매력적인 큰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여자친구도 함께 있었습니다.  역시 다가설 수 없구나 웃어넘기는데 이런 대화 내용이 들리더군요.

 

"오빠는 여자친구 없어? 왜 맨날 나만 끌고 나와?"

"동생이 좋으니까 그렇지. 복인 줄 알아. 이렇게 커피 사주고 옷도 사주는 친오빠 몇 없다?"

 

여자친구가 없다는 말에 귀가 쫑긋하면서 제 심장은 다시금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보다 더 말끔해진 정장차림의 그가 제 눈 앞에 떡하니 앉아있었습니다. 다시 찾아왔습니다.

 

 

저는 여자친구인 줄 알았던 여동생이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에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제게 봄이 다시 찾아올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 후의 이야기는 다음번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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