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연평도’ 건너뛰는 6자회담 시도 實效性 없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달 29일 베이징 대화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후속 일정도 잡히고 있지만 성급한 기대는 금물(禁物)이다. 공동발표문도 없이 양측이 각자 발표한 내용을 비교하면 관심사가 다를 뿐만 아니라 모호한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및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한 영변 핵활동 유예(모라토리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대외 협박용으로 공개했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의 ‘임시 중단’이라고 달리 표현함으로써 언제든지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위협’까지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대북 영양(nutrition) 지원 역시 핵심인 모니터링 문제는 후속 회담에 넘겨놓았다.
북핵 협상사(史)를 보면 북한은 항상 협상을 시작하는 조건으로 지원을 얻어내고, 총론적 합의를 하면서 또다른 대가(代價)를 챙긴 뒤 실질적 이행 단계에 들어가면 거부하는 행태를 되풀이해왔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는 10년 전인 2002년 2차 북핵위기의 원인이었는데, 김정은 정권은 10년 전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김일성 급사(急死) 직후에도 대미(對美) 대화에 나서 3개월 만인 1994년 10월21일 제네바 핵합의를 도출했지만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김정일 급사 이후 김정은이 이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겉으로는 비핵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핑계로 대가를 챙기고, 뒤에서는 핵개발과 대남 도발을 계속해왔다.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실질적 조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어떤 형태의 남북대화나 6자회담도 실효성(實效性)을 가질 수 없는 이유다. 대한민국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북한의 속임수와 종북(從北)세력의 준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중심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