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해서 만난 남자가 있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조건에 잘 부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곳에서 밥 먹고 말도 재밌게 잘하고 종교가 있다고 하길래 온화하고 개념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근데 초반부터 약속시간에 늦고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늦을건데도 늦는다는 연락도 없습니다.
데이트 일정은 맨날 밥먹고 영화보는걸로 지맘대로 짜버리고..
세번째 만나던 날에 확실히 고백한것도 아니고 흐지부지 얼렁뚱땅 손잡고 그러더니 그게 사귀는거였나봅니다.
그래도 저 사람 방식이려니 하고.. 아무튼 교제가 시작되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개념남이 아니었습니다.
스킨십에 너무 목말라하고 모든 데이트 일정들을 자기맘대로 정했다가 취소했다가
2주동안 약속취소가 3번 정도 있었습니다.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바빠서 그런거니까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욱하는 성질... 나타나더라구요.
일방적으로 이해를 요구하는 말투.. 넌 나를 이해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라는둥..
저를 오히려 이해심없고 이기적인 여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거기다 대고 저는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화를 내니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미안하다고 잘못생각했다고 그렇게 말해버렸습니다..
저를 만나면 오로지 스킨쉽 생각만 하는거 같았습니다.
자기는 나를 결혼까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집에도 못오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지켜주는 듯 했으나
그 목마름을 자꾸 말로 표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거기 가자고 유혹해.. 하지만 난 여친이 있으니 안가.
가슴 한번만 만져보면 안돼? 언제 만질 수 있는거니..? 나도 만져줘.. dvd방 갈까?.. 나 여자랑 한번 해본적 있어. 물론 후회많이 했어..(이런거 나한테 왜 말하는지..) 오늘도 혼자 해결해야겠구나.. 등..
지금 생각하면 치가 떨릴만한 말들을 저에게 아무 거리낌없이 했었습니다.
만나면 일방적으로 자기얘기만 하고 카톡이나 문자는 항상 대화가 이어지는게 아니라 혼자 다 말하고 보고하듯이 나 이제 뭐해, 나이제 어디가.. 저 뭐하냔 말은 한번을 안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푹쉬어, 잘자. 잘들어가, 잘만나.. 이런식으로 대화를 끊어버립니다.
정말이지 벽하고 얘기하는 거 같았습니다.
자존심은 얼마나 센지 내 전남친보다 키스도 빨리해야하고 전남친보다 더 좋은 선물해야하고 하여튼 제 전남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너무 강해 저를 진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그 사람과 경쟁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더니 서서히 연락을 안합니다, 카톡만 하고.. 의미도 없는문구 써서 주는데 참.. 저보고 무슨 답변을 원하는건지 모르겠더라구요. 다 씹었습니다. 헤어지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저도 마음이 떠나갔습니다. 저는 마음이 있을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떠나면 뒤도 안돌아보는 성격입니다. 전화와도 대답도 하기싫고 좋다고 보낸 의미없는 문구에 대답할 내용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무말없이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게 두달입니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연락이 뜸해졌는데.. 크리스마스때 준 편지며 행동들이 정말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한건지 지금도 이해가 너무 안가요. 너와 앞으로도 함께 할것이라는 말.. 사랑한다는 말..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말.. 잔뜩 써놓고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지...
혼자 이 남자가 왜이럴까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점점 화가나서 못견디겠습니다.
왜 그건 아니지 않냐고 말을 못했는지 너무 후회됩니다. 사실 화낼까봐 무서워서 말을 못했습니다.
그저 잘해보고 싶고 잘해주고 싶은 생각에 하라는대로 거의 다 받아주며 따라갔는데..
결국은 이렇게 돌아오더라구요.
저를 정말 만나고 싶고 좋으면 결혼하고 싶어서 만난것 같지 않습니다.
이 순진한 여자 잘 휘두르면 한번 자볼 수 있겠구나 생각한거로밖에 이해가 되지 않네요.
특정 종교에 대한 신념 내세워서 안심시키려는 그 태도도 참.. 어이가 없습니다..
원래 괜찮은 넘인데 저를 만나서 이렇게 된건지
원래 나쁜넘인지.. 모르겠네요.
만나면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결혼하려면 고칠거 투성이라고..
그 잘난 자존심부터 접어두라고.. 스스로 배려하고 양보한다고 입밖으로 꺼내지말고 진심으로 실천하라고..
종교 앞세우기 전에 니 인격과 성품부터 만들라고..
그리고 좀 씻어라.. 맨날 그 암내에 퀘퀘한 냄새에 불쾌해서 스킨십 하고 싶어도 못하겠더라..
가끔 치솟는 분노에 못이겨 글로 남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