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시켜 어떤 세력에 나라 맡길 셈인가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는 12일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에 대해 "선진당 심대평 대표와 양당 구조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 위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동교동계, 상도동계, 호남, 영남, 진보, 보수 등이 크게 뭉쳐서 선진화와 통일 시대를 활짝 열자는 게 국민의 기대"라고 했다. 국민생각은 선진당과 합당한 다음 다른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을 추가 영입해 총선 전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은 이미 국민생각에 합류했다.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는 2005년 3월 박근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동조한 가운데 국회에서 행정도시법이 통과하자 "수도 분할은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라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랬던 박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에 가장 극렬하게 반대했던 자유선진당과 힘을 합치겠다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또 박 대표는 얼마 전 새누리당이 복지 확대 등 중도 노선을 표방하자 우파 정체성을 잃었다고 비판하다가 이제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겠다니 이 또한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범(汎)야권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총선 연대(連帶) 발족으로 기세가 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일 후보를 낼 범야권에 대한 지지는 새누리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런 처지인 마당에 보수 우파 제3 세력이 독자 후보를 낸다고 해서 그들 가운데 당선권에 들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수 계열 제3 세력의 출현이 범야 후보와 접전(接戰)을 벌이는 새누리당 후보의 낙선에는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보수 우파가 이처럼 분열 위기를 맞기까지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무엇을 했는지도 답답하다. 박 위원장은 공천 불공정 논란에 대해 "친이·친박 계파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민들로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박 위원장에게 미운털이 박혔다고 알려진 정치인들만 레이저 수술 하듯 도려낸 공천 결과가 나왔는지 그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은 12일 "우파 분열을 불러 자랑스러운 해군(海軍)을 해적(海賊)이라고 칭하는 세력에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며 당을 떠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 우파 제3 세력을 꾸리겠다는 사람들도, 개운치 않은 공천으로 우파 분열의 빌미를 준 새누리당 지도부도 자기들이 지금 어떤 세력에 국가 운명을 넘겨주려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