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미 FTA 시대’ 어찌 맞을 건가
지난해 7월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일단 합격선을 통과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발효 이후 5개월간 관세 인하 품목군에서 EU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4.8% 늘었다고 한다.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일본(2.6%), 중국(0.5%), 대만(-4.5%) 등 인접 경쟁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42.8%나 늘어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EU의 한국 투자도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FTA 성적표는 급박한 EU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EU에 대한 한국의 전체 수출은 작년 하반기에 8.5% 줄었다. 관세 수혜 품목의 선방이 있었지만 유럽 재정위기 한파를 막기엔 힘이 부친 탓이다. FTA 방어벽마저 없었다면 급속 추락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통계 수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FTA 효과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긍정 효과를 눈으로 보고도 외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미 FTA 반대 구호를 외치고 삿대질을 일삼는 세력들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어제도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와 거듭 재협상을 들먹였다.
한·미 FTA 발효를 이틀 앞둔 시점까지 부질없는 논란이 계속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6년의 입씨름을 하고도 아직 부족한가. 지금은 FTA 과실을 어떻게 극대화할지 지혜를 모을 시기다. 물론 미국과의 FTA가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국내총생산(GDP) 5.66% 증가, 고용 창출 35만명 등의 보고서 내용은 어디까지나 예측치에 불과하다. FTA는 대응 여하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양날의 칼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다.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한·미, 한·EU FTA로 한국은 양대 경제권과 경제특급열차를 개통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된다”고 했다. 열차 개통만 해 놓고 실속은 미국, EU 기업인들이 챙기도록 방치하면 개통은 되레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하기 나름인 것이다. 특급 레일까지 깔아놓고 입씨름으로 허송세월해선 안 된다. 국운이 하늘로 치솟을 수도, 땅 밑으로 꺼질 수도 있는 중차대한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