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정리가 없어서인지..
어떻게보면, 다른 이혼부부들보다 훨씬 더 조용히.잠잠히.차분히. 헤어졌습니다.
동거는 아니구요. 혼인신고만 안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혼인신고 안했던 게 참 다행이기도 하지만..
마음 한켠이 무척 쓰리고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며칠 후 결혼당시 해갔던 혼수품들만 이삿짐으로 보내주기로 하고, 얘기는 모두 끝났어요.
화내고 소리지르고 징그럽게 싸우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잠잠하게...차분하게 , 최근 들어 가장 다정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얘기하는 남편 목소리에
짧은 통화후엔 눈물만 나오더라구요.
제가 참 좋아했던 사람이라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기가 힘들었는데....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쩌면, 정말 행복하게 잘 살수도 있었을지 몰라요.
남편에게 나는 너무 예민한 사람이고, 나에게 남편은 너무 무심한 사람이었어요.
긴긴얘기는 이제 모두 지난일이니 하지 않으렵니다...하나부터 백가지 수만가지 문제가 수두룩했던
사람이었어요. 정말 힘든 신혼1년반을 보냈는지요...
끝까지도 그 차이는 좁혀지지가 않더라구요.
이혼얘기 꺼내고도 자존심을 세우는건지 어쩐건지..친정으로 왔는데도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다가
제 미련에 제가 넘어가서 너무 힘들었는데.... 질질질질 끌다가 오늘 결론적으로 헤어지자 말했거든요.
물건 하나하나 정성들여 준비했던 혼수품들이 곧 도착하겠지요.
그날이 오면 한번만 더 울고나서..다시는 울지 않으려구요.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남편보다 이제 저 자신을 사랑하고,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려구요...
이제는 전남편이 된..그 사람도, 행복하게 잘 살아주었으면 합니다..성공하고, 씩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