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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발언 이면엔 左派의 편 가르기

잭선장 |2012.03.19 00:53
조회 89 |추천 0

‘해적’발언 이면엔 左派의 편 가르기

 

 

좌파 정당의 국회의원 출마를 희망했던 인사가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해 ‘해적(海賊)기지’라는 발언을 해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당사자는 대한민국 해군을 두고 한 말이 아니라, 해군 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군 지휘부 등을 두고 한 발언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사불란(一絲不亂)한 지휘체계를 생명으로 하는 군의 특성으로 볼 때 대한민국 영해를 수호하는 군의 명예를 실추시킴은 물론 현역 장병과 전역 군인들에게 치명적인 심리적·도덕적 상처를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이전 정부부터 추진해 온 해군기지 건설의 연유와 정당성을 재론하진 않겠다. 다만, 국기(國基)는 물론 군기(軍紀)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 극한 ‘해적’ 발언이 돌출하고 쉽게 전파되는 세태의 심층을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당한 이분법’과 ‘편가르기’ 기제가 이 사건의 심층에 작용한다. 이분법은 선동을 주 무기로 하는 좌파의 단골 전략이다. 선과 악,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 등의 우리의 상식에 내재된 이분법적 도덕관념에 근거해, 부당한 추론과 왜곡이 따른다. 전직 대통령의 서울대-비(非)서울대, 강남 부자-비(非)강남 서민 등과 같은 이분법이 대표적이다.

 

또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개발 전면 재검토도 이분법에 근거한 부당 추론의 예가 된다. 재개발 수정의 논거가 ‘인간 중심의 삶’이라는 그의 발언은 재개발론자를 개발이익에만 집착하는 탐욕스러운 ‘비인간적’ 존재로 매도하는 것이다. ‘약자보호=절대선(絶對善)’이란 공식도 부당한 이분법이다. 대형 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나,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인위적 선정이 용인되는 것은 가진 자와 뺏긴 자의 부당한 구도에서 대기업을 부도덕하게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먹히기 때문이다.

 

부당한 이분법은 한쪽을 절대 선으로 상정하면 다른 한 쪽은 당연히 타도 대상이 되는 편가르기로 이어진다. 편가르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흥미 수준이 아니라 증오심과 적개심을 품도록 유도한다는 데 그 위험성이 있다. ‘해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개심을 촉발하기에 충분한 말이다. 가진 자는 없는 자를 착취하는 타도의 대상이 되고, 부자 증세는 이른바 조세 정의를 넘어서 한풀이의 연장선에 있다.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것만 부각시키면서,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향상된 사실은 철저하게 은폐시킨다. 공생 공존의 성장을 위한 어떤 조치도 분배에 묻혀 매몰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편가르기 수법의 지향점은 정의로운 사회, 공정사회가 아니라 공도동망(共倒同亡)에 맞춰져 있다.

 

또한 언어와 논리의 왜곡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다. 이번 ‘해적’ 발언과 같은 망언들이 국민의 기본권인 의사표현의 자유처럼 인식된다. 그러나 사생활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는 자의적으로 무제한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의사표현의 자유는 아무 말이나 다 내뱉어도 좋은 적극적 권리가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의무를 전제한 소극적 권리다. 타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아야 하고, 자유 민주적 질서의 근간이나 법치를 훼손하지 말아야 성립하는 것이 의사표현의 자유다. 이를 무시한 ‘해적’ 발언은 대한민국 해군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국가안보 의식과 법치를 훼손했다.

 

해군이 해적이면, 이들의 이분법에 따라 그 ‘해적’을 폭침한 북한은 정의로운 집단이 돼야 한다. ‘도가니’로 유명한 여류 작가가 해적 발언을 두둔했다고 하는데, 주민을 빈곤과 기아의 도가니로 몰고 간 북한은 어떻게 형언해야 하는가. 이번 ‘해적’ 발언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 같은 부당한 이분법과 편가르기의 치명적 위험 때문이다.

 

김정래/부산교대 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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